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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질문: 북한이 미사일을 쏘았다는 데 사실인가요?
싸르니아 답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기 전에 나라를 부르는 호칭에 대한 제 의견을 먼저 말하겠어요. 싸르니아 삼촌은 남조선이라는 말을 쓰지 않듯 북한이라는 말도 잘 사용하지 않아요. 그냥 남코리아 북코리아라는 중립적인 이름을 사용해요. 남코리아를 대한민국이라고 부를 때는 형평성의 원칙에 따라 북코리아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불러주고요.
북코리아가 미사일을 쏘았다는 것은 뭔가 잘 모르는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누군가가 고안해 낸 거짓말이에요. 지난 12 일 오전 북코리아가 쏘아 올린 물체는 미사일이 아니라 인공위성을 탑재한 로킷이예요. 인공위성의 이름은 ‘광명성 3-2 호기’라고 해요. 광명성 3-2 호기를 우주공간으로 실어나른 운반로킷 이름은 ‘은하 3 호’라고 하고요.
자녀 질문: 북코리아는 왜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나요?
싸르니아 답변: 두 가지 목적이 있는 것 같아요.
첫째, 북코리아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가 시사한 위성발사의 장기적 목표가 ‘독자적인 GPS-전지구관측 시스템 구축’ 이라는 진단이 나왔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북코리아는 참 엄청나게도 큰 꿈을 가지고 이 계획을 추진했다고 평가할 수 있어요.
실현가능성을 따지기 전에 잃을 게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딜을 할 때는 이렇게 통이라도 커야 한다는데 공감이 가요. 어쨌든 성공했으니까요. 북코리아가 곧 여섯 나라를 초청할텐데 그 자리는 경사를 축하하기 위해 떡을 돌리는 자리가 될 것 같아요.
청소년 자녀님께만 살짝 하는 이야기지만
옛날에 남코리아도 그랬어요. 다 굶어죽게 생긴 절박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중화학공업과 이를 기반으로 석유, 철강, 조선, 자동차 등에 과감한 프로젝트를 벌인 것이 기적적으로 맞아 떨어지게 되었거든요.
개인도 나라와 마찬가지로 쥐뿔도 가진 게 없으면 꿈이라도 커야 결국엔 뭔가라도 이룰 수 있다는 거,,
생사기로에 선 절박한 상황에서는 모든 것을 걸고 파격적인 극복노력을 시도하는 길이 대체로 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
남코리아와 북코리아의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교훈이죠. 이거 하나만 건져도 오늘의 대화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둘째, 북코리아가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두 번째 목적은 조금 정치적인 거예요. 쉽게 이야기하면,,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요. 힘센 놈한테 굽신거리고 맣 잘 들으면 맞지는 않으니까 그것도 평화라면 평화랄 수 있겠지요.
오랫동안 세뇌를 받아 자주적 판단기능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힘센 놈에게 순종한 댓가로 괴롭힘 안 당하는 것만이 평화라고 생각하기 쉬워요. 근데 사실 그런 것은 평화가 아니라 종놈의 삶에 지나지 않는 것 이예요.
맞아죽기를 각오하고 대들어 기어이 힘센 놈으로부터 “이제 안 때릴께, 화해하자” 요청 받아내야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평화를 얻을 수 있어요.
북코리아는 후자를 선택했어요. 위험하지만 확실하게 평화를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을 선택한 거지요.
2010 년 11 월 22 일에 힘센나라 과학자들을 자기 나라로 초청해 자기들이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는 사실을 알렸고, 천신만고 끝에 드디어 지난 12 월 12 일 결국 성공하고야 말았다는 사실을 세계만방에 공표했어요.
미국이 더 이상 할 말을 잃어버린 이유는, 자기들의 독점시장이나 다름없는 우주산업의 일부를 북코리아에 내 줄지도 모른다는 걱정 이외에, 대북정책을 목차부터 다시 짜야하는, 한 마디로 기도 안 찬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이거 엄청난 작업이거든요.
아까 2010 년 11 월 22 일 절반의 성공을 미국에게 알렸다고 한 것은, 자기들이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만한 가벼운 무게로 경향화할 수 있는 능력과 고도의 우라늄 농측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이제 나 때리지마!” 하고 경고한 것이라면,
지난 12 일에 결국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 것은 잠재적 사정거리 1 만 3 천 킬로미터의 초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을 보유했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식적으로 알린 것을 의미해요.
물체를 대기권 바깥 궤도로 진입시킬 능력이 있다는 것과, 핵탄두를 500 킬로그램 정도로 가볍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을 함께 보유했다는 것은, 미국 본토 전역을 사거리 안에 확보한 핵미사일을 실전배치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해요.
지금 상황이 얼마나 황당하게 돌아가고 있느냐하면,,, 미국 국방부에 줄을 대고 있는 과학자들이 북코리아를 향해 “너네 대기권 재진입기술하고 정밀유도기술 아직 없지? 있으면 보여줘 봐” 하는 이상한 소리들을 하고 있어요. 12.12 사태에 충격을 받고 뇌기능에 이상이 생긴 건지, 정작 북코리아 당사자는 미사일 ‘미’ 자도 꺼낸 적 없는데 미국 쪽에서 먼저 북코리아보고 대륙간탄도미사일 실력 발휘해 보라고 난리네요.
어쨌든 기술문제 관련한 디테일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많은데 싸르니아는 어느쪽이 옳은지 판별할 전문지식이 없으므로 확실하게 답변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미국 정부의 반응들을 분석하면서 북코리아 무력의 위협강도를 역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요.
남코리아의 엉터리 보수언론들은 그다지 중요하게 보도하지 않았지만, 미국은 인공위성 발사 직전 Daniel R. Russell 이라는 사람과 Sydney A. Seiler 라는 사람을 평양에 파견했어요. 이전까지는 주로 핵확산방지 담당 실무관료가 특사로 갔었는데, 그 때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소속 고위관리들이 몰래 직접 간 거지요. 아무도 몰래 고도의 정치적 문제에 대한 타결권이 있는 밀사들을 적국 수도에 파견하여 무언가를 재협상해야 한다는 것은 미국의 외교관례로 볼 때 매우 굴욕적인 자세라고 볼 수 있어요. 그것은 마치 중국이나 옛 소비에트연방같은 강대국 외교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에요.
오늘인가요, 백악관에서는 ‘북코리아의 장거리 운반로킷 기술을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군사기술로 보는가’ 하는 유도성 질문에 ‘We still don’t believe so’ (아직은, 뭐…) 라는 매우 자신없는 대답을 했군요.
자녀 질문: 아까 북코리아의 통이 큰 투자 이야기를 하시면서 남코리아의 중화학공업 투자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럼 박정희 대통령이 그 프로젝트를 추진했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싸르니아 답변: 흠. 잠깐,, 우리 산수 시간에는 산수에만 집중하기로 해요. 남코리아 경제개발프로젝트 누가 짠거냐 하는 문제에는 아주 논란이 많은 복잡성이 존재해요 거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천천히 함께 공부해 보도록 하고,, 기왕 질문했으니까 오늘 주제에는 벗어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하죠.
남코리아 보수 논객들 중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독재가 없었으면 남코리아의 파격적인 경제성장도 없었을 것이라는 말을 해요. 그들의 논리에 따르면 유신독재란 정치적 탄압이나 장기집권이 1 차적 목적이 아니라 자원집중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출범한 독재적 정치구조인데, 대규모 자원을 5 대 기간산업에 강제로 투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이한 정치제제라는 말이지요.
5 대 기간산업을 담당하는 민간자본은 물론 재벌인데 유신독재의 재벌지원이라는 것은 결국 국제적인 자본경쟁력을 갖추기위해서라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생존절벽으로 내 몰렸는데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일시적 희생이었다… 뭐 이란 논리같아요.
싸르니아는 여기서 굳이 그들의 주장이 옳다 그르다를 말하기 전에,,
그렇다면 그들이 북코리아에 대해서는 ‘속으로’ 어떻게 평가할까를 추정해 보았는데, 아마도 그 남코리아의 보수논객들은 이렇게 믿고 있을 것 같아요.
즉, 북코리아의 일당지배체제가 없었으면 효율적이고도 강제적인 자원집중이 불가능했을 것이고, 북코리아가 오늘 보유하고 있는 원자력기술이나 우주개발기술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요.
남코리아 보수논객들의 이중잣대를 바라보는 싸르니아의 평가에 논리적 모순이 있나요? 싸르니아는 유신을 찬양하는 남코리아 보수논객들이 그들의 사고구조상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 같은데, 그들이야말로 김씨왕조 숭배주의자들 아닐까요?
암튼 이 문제는 좀 더 철학적인 토론이 필요한 부분이므로 여기서 접기로 하고… 다음 질문하세요.
자녀 질문: 신문보면 우리나라 (남코리아) 가 앞으로 힘들어 질 거라는데 어떻게 힘들어지나요?
싸르니아 답변: 산케이신붕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북코리아의 로킷발사 직전 발사 징후를 포작한 정보를 일본하고만 공조하고 남코리아에는 일체 알리지 않았다고 해요. 이 보도가 사실이든 아니든 싸르니아는 미국의 이런 태도를 전혀 새롭다거나 이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요.
미국이 이명박 정권의 대북정책과 관련한 소양에 결정적으로 실망한 계기는 2010 년 3 월 26 일 발생한 천안함 침몰사고 때 였어요.
쌍끌이 어선이 기적적으로 찾아냈다는 ‘1 번 어뢰 소동’ 은 마치 ‘탁 하고 치니까 억 하고 죽었다’는 박종철 씨 고문치사사건 최초 조사 발표를 한 돌대가리 경찰간부와 비슷한 수준의 아이큐와 상상력을 가진 작자들에 의해서나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인데 똑같은 실수를 한 거지요.
이때부터 미국은 남코리아 대북정책결정자들의 실력을 결정적으로 불신하게 됐고, 주한미국대사관과 방문특사들을 통해 사사건건 대북대립수위를 낮추라는 경고를 발하게 되어요. 북코리아와의 비밀협상 내용은 알려주지 않으면서 이래라 저래라 간섭만 하니 참 딱한 모습이었지요.
남코리아로서 가장 굴욕적인 사건은 2010 년 12 월 21 일 연평도 포격전으로 인해 격분한 국민을 달랜다며 시도한 포격연습 당시 이례적으로 마이클 멀린 합참의장이 직접 워싱턴 DC국방부 상황실에 앉아 한국군 지휘관들과 화상통화를 유지하며 해병연평부대의 사격방향과 거리 실탄 종류와 수량까지 일일이 통제한 사건일 것 이예요.
곧이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특별대표가 직접 남코리아로 날아와서 김성환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과 위성락 당시 한반도 평화교셥본부장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최초로 미국의 북코리아 우라늄 농측기술에 대한 평가자료를 전달한 사건도 있구요.
올해 4 월과 8 월 두차례에 걸쳐 대북밀사를 파견하면서도 남코리아에는 그 과정과 결과를 알려주지 않았어요.
싸르니아는 해방 이래 남코리아 역대 정부 중 최악의 정부로 이명박 정부를 꼽아요. 그 이유는 한반도 기본문제라 볼 수 있는 통일정책 그 첫번째 주제인 대북정책에서 사상 최악의 실패를 했기 때문이에요.
그 이유가 뭘까요?
이명박씨가 극우파라서 그랬을까요?
천만에요. 이명박씨 극우파 아니에요^^. 그 사람은 ‘이념의 시대는 갔다’ 면서 대통령 된 사람이에요,
이념의 시대가 갔다는 말을 했다는 것은 다른 말로 ‘이념’의 개념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이고,
이념의 개념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은 다른말로 ‘순수’하다는 것이고,
‘순수’하다는 것은 다른 말로 인문적 소양이 절대 부족하다는 것이고,
인문적 소양이 부족하다는 것은…… 통치권 개념의 초법적 외교교섭권을 인정하는 대통령 중심제를 하는 나라에서 대통령 자리에 올라서는 안 된다는 말이에요.
즉 이명박이 나쁜 사람이어서 최악의 대통령이 된 것이 아니라, 인문적 소양이 절대 부족한 사람이 대통령 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나라가 패닉 상태에 휘말린 거죠.
북코리아는 적어도 남코리아와의 대결국면에서 이명박 정권 5 년 동안 가장 압도적인 위상 상승을 이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이명박 정권 5 년 동안 톡톡이 재미를 본 북코리아는 박근혜씨가 대통령되는 걸 학수고대하고 있다는 말이 있는데,
아마도 미국의 입장에서는 박근혜씨가 대통령 되는 상황 별로 달가워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무능하기 짝이 없는 이명박 정권과의 엇박자에 학을 떼었을테니까요.
자녀 질문: 졸려요.. 마지막으로 딱 한 마디만..
싸르니아 답변: 어제도 한 말인데..
남코리아 북코리아 멀리 내다보며 서로 자원공조하고 기술협력해서,
힘센 강대국들에게 더 이상 괴롭힘 안 당하고,
나쁜 나라 혼내주고 불쌍한 나라 도와주는 예쁜 나라 되길 바래요.
800 만 코리안 다이아스포라 들의 한결같은 희망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