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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기적으로 태어나지 않았다
작성자 내사랑아프리카     게시물번호 6208 작성일 2013-02-18 16:16 조회수 3525
아래 글은 진화론적 심리학자가 쓴 글입니다. 저는 진화론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귀동냥하는 정도입니다. 이 게시판에 제가 알고 있는 바로는 진화론을 제대로 깊이 이해하시는 한분이 계십니다. 얼마전 어떤 분이 적자생존의 진화론을 들고 나오셨는데, 아래 글 보면 다윈의 진화론적 이해를 제대로 계승하고 있다는 도킨스의 진화론의 개략입니다. "이기적 유전자"라는 표현이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도킨스도 철회한다고 했군요. 다른 진화론자들도 이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습니다. 과학적 발견물이나 사실, 그리고 이론도 불가피하게 언어라는 도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때론 은유적인 표현을 할 때가 많습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찬반논쟁이 일어는 경우가 많죠.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가 명확한 용어나 개념을 사용하는 것이 여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현대는 학문이 더욱 더 분업화되고 세분화되어서 동일한 단어가 분야를 건너뛰면 전혀 다르게 사용되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서로 제대로 소통이 안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심리학자가 사회학적 자료를 사용하는데 매우 신중해하고 철학자가 과학자들의 개념과 이론들을 사용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도 있습니다. 

사족: //언젠가 토마님께서 Sokal의 [Intellectual Impostures]를 소개해 주셨는데, 이 책은 철학자나 기호학자들을 까는 책입니다. 같은 내용인데 제목을 달리 하여 [Fashionable Nonsense: Postmodern Intellectuals' Abuse of Science] 라고 나왔네요. 전자를 사두고 읽어보지 못했는데 후자를 며칠전 구했는데 알고 보니 같은 책이군요. 다는 못읽고 제가 좋아했던 자끄 라깡, 쥴리아 크리스테바, 쟝 보드리야르 항목만 읽어봐야겠습니다.// 

개념적 모호성에 대해서는 멀리 갈 필요없이 cult라는 단어입니다. 원래 이 단어는 문화인류학자가 쓰던 용어로 종교적인 제의를 의미했습니다. 그러다가 북미에서  기독교 이단사냥꾼들(heresy hunters)들이 "이단"(heresy)이라는 단어의 약빨이 다하자 이른바 이단종파들을 cults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래 클립보드님이 언급하신 뉴에이지도 이단사냥꾼들은 컬트라고 부르죠. 그리고 이러한 이단 사냥꾼들을 학자들은 anti-cultists라고 부릅니다. 

이 cult라는 단어가 여기에만 사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이 흔히 듣는 컬트 영화(cult movies)는 종교적인 단어가 아니라 어떤 특정 영화를 두고 매니아 층이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그 영화가 그렇게 좋은 영화가 아니라도 그렇죠. 

저는 잘은 모르지만, 하나의 개념이 제대로 사용되려면 그 개념은 배타적인 정의가 확실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글을 잘 쓰는 사람은 개념과 개념사이의 배타성을 분명히 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그래야 그 개념이 한정하는 경계가 분명해지니까요. 아주 쉽게는 우리가 나무라고 했을 때, 사람들은 나무가 돌이 아니며, 시냇물이 아니며, 산이 아니며, 해나 달이 아님을 잘 압니다. 이럴 경우 아무런 혼돈을 일으키지 않지만 사랑이나 평화등 추상적인 개념일수록 정의(working definition)가 명확하지 않으면 사람들에게 혼돈을 일으키는 것이죠. 

여기에서 빈번히 사용되는 "종북주의"라는 말도 정의가 불문명하기 때문에 자기 의견이 반대되는 좀 비평적인 사람들을 휘몰아치기 쉬운 무기로 사용되는 것이죠. 이것은 보통 무지막지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편같은 것들입니다. 그래서 반론을 제기하면, "아니면 말고"라고 하면서 "휘리릭~" 사라지면 그만이죠. 그렇게 낙인찍힌 사람의 기분은 별로겠죠.      

또 하나의 예를 든다면, New Age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원래 그냥 새로운 시대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특정 종교현상을 지칭하는 단어로 발전되어 왔습니다. 이 단어가 워낙 광범위하게 사용되니까 제도종교가 아닌 모든 종교현상을 뉴에이지라고 이단 사냥꾼들은 부르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이단중에 가장 무서운 이단이 뉴에이지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뉴에이지 현상은 학자들 사이에서도 정의나 유형화시키는 것을 어려워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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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Doug Groothuis은 뉴에이지 이단 사냥의 대표적인 인간이죠. 


그렇다 보니까 일반대중들에게 뉴에이지를 실체없는 음모이론으로 포장하기 쉬우니까요. 원래 그냥 퍼오려다가 몇 마디 했습니다. -내사랑아프리카 올림



우리는 이기적으로 태어나지 않았다



어떤 독자는 책을 읽고 괴로운 나머지 사흘 동안 밤잠을 설쳤다. 그런 책을 쓰고서 어떻게 아침마다 태연하게 일어날 수 있느냐고 저자에게 묻는 이도 있었다.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에 내놓은 <이기적 유전자> 말이다. 이 책은 20년 전 국내에 번역된 이래 과학분야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우리 사회에도 이 책을, 정확히 말하면 책 제목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이 분야를 전공하다 보니, 인간이 이기적 유전자가 조종하는 로봇에 불과하다는 말은 헛소리 아니냐고 날 선 질문을 퍼붓는 사람을 종종 만난다.

일반인들은 ‘이기적 유전자’를 대개 이렇게 이해한다. 유전자는 이기적이어서 다음 세대에 더 많이 전파되려 애쓴다. 인간은 유전자가 이 목표를 이루고자 만들어낸 로봇이다. 따라서 인간은 본래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이 이론에 따르면 자식이나 배우자, 친구 등을 향한 따뜻한 사랑과 희생도 진정한 이타성이 아니라 유전자가 자기 복제본을 남기려는 이기적 책략에 불과하다고 한다. 인간은 원래 이기적이라는 해석은 책의 제1장에 나오는 문장으로 뒷받침된다. “관용과 이타성을 가르치도록 노력하자. 왜냐하면 우리는 이기적으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좋은 소식이 있다. 이러한 해석은 틀렸다. 우리는 이기적으로 태어나지 않았다. 먼저 도킨스는 책에서 ‘이기적인 유전자’는 단순한 은유에 불과함을 지겨울 정도로 강조하고 있음을 짚어 두기로 하자. 유전자가 마치 사람처럼 의도를 지닐 수 있다고 도킨스가 착각하고 있다며 비판하는 사람은 과녁을 크게 벗어난 셈이다. 그렇다면 이 은유는 대체 무슨 뜻일까?

유전자가 ‘이기적’이라는 말은 자연선택에 의해 다음 세대에 후손을 더 많이 남기는 단위는 개체나 집단이 아니라 유전자라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유전자가 마치 자기 후손을 널리 퍼뜨리려 노력하는 실체인 양 가정하면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게 도킨스의 제안이다. 예를 들어, 우리 몸은 추우면 덜덜 떨어서 열을 만들어 체온을 유지한다. 추우면 몸을 떨게 했던 유전자가 다른 대립유전자, 이를테면 아무리 추워도 평정을 유지하게 했던 유전자보다 다음 세대에 더 널리 퍼질 수 있었다. 이런 의미에서, 추우면 몸을 덜덜 떨게 하는 행동을 일으키는 유전자는 ‘이기적’이다. 오늘날 생명체의 복잡한 적응을 만드는 모든 유전자들은 먼 과거에 그 복제본을 퍼뜨리기에 유리했다는 의미에서 ‘이기적’이다.

유전자의 눈높이에서 진화를 바라보는 이론은, 흔한 오해와 달리, 모든 사람의 궁극적인 목표는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함임을 설파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유전자를 퍼뜨리려 애쓰지 않는다. 유전자의 선택 과정을 어떤 식으로 은유하든지 우리 인간은 사랑, 안전, 행복, 우정 같은 진짜 목표를 지닌다. 즉, 학자들이 이기적이라고 은유하는 유전자가 반드시 이기적인 개체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종종 유전자가 행하는 가장 ‘이기적인’ 일은 진정으로 이타적인 행동을 만드는 심리적 적응을 설계하는 것이다. 자식, 배우자, 혹은 친구에 대한 사랑은 우리 인간의 관점에서 참으로 숭고하고 이타적인 희생일 수 있다. 생물학자들이 사랑이라는 심리적 적응을 포함하여 그 모든 적응들을 만드는 유전자들을 이기적이라 은유한다는 사실과 상관없이 말이다.

우리가 이기적으로 태어났다는 구절은 어떡할 것인가? 도킨스는 2006년에 새로 덧붙인 서문에서 “우리는 이기적으로 태어났다”는 문장은 틀렸으니 마음속에서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행이다.

 

전중환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진화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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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pboard  |  2013-02-1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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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필자 전중환 교수나 한겨레신문에 연락하실 일이 있으면 도킨스가 수정한 서문은 2006 년이 아니라 2005 년 10 월이라고 알려주세요. 무려 14 페이지에 달하는 2005 년 판 서문은 이기적-selfish-에 대한 독자들의 오해 (또는 필자의 잘못된 단어 사용)에 대한 해명에 큰 부분을 할애하고 있군요. 도킨스는 1976 년 이래 서문을 세 번이나 다시 썼습니다.

저는 온라인에 글을 올리는 사람에게도 예술가적 장인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인같은 사람들이 단어 하나 하나와 그 연결흐름 등에 심혈을 기울여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죠. 소설이든 칼럼이든 다 마찬가지일 겁니다. 가벼운 댓글이나 대화같은 건 몰라도 어떤 주제에 대해 의견이나 설득을 목표로 한 글을 쓸 때는 논리나 근거도 중요하지만 단어선택과 그 흐름의 레이아웃도 무척 중요한 것 같습니다. 표정을 읽을 수 없는 글은 마주보고 대화하는 거 보다 오해의 확률이 참 높다고 생각합니다.

참, 요새 한국 보수논객들이 진보진영을 가리켜 컬트집단이라고 부르는군요.. 이런 말이 없었다가 지난 번 100 년 전쟁 동영상 나온 이후 그들이 퍼뜨린 단어인데, 백년전쟁 중 이승만 편 사진 (이승만 노디 김 경찰서 사진) 중 일부가 포샵인 것 같습니다. 만일 사실이라면 민족문제연구소 정말 큰 실수 한 겁니다.

빠른 시간 안에 해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내사랑아프리카  |  2013-02-1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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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보드님, 이것은 저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저한테는 도킨스의 이책의 아주 오래된 판본을 갖고 있어서 그 부분은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 책을 완독도 못했구요. 읽다가 밤잠 설칠 정도로 감흥이 없어서 나중으로 미뤘습니다. 제 생각엔 그 오류의 지적을 클립보드님께서 직접하시면 좋을 것같구요.

혹시 저의 짐작이 잘못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전중환 교수가 가진 책은 클립보드님께서 갖고 있는 책과 판본이 다르지 않나 짐작합니다. 보통 하드카버 책이 먼저 나오고 반응을 보고 소프트카버나 페이퍼벡은 그 이듬해에 나옵니다. 개정판이니 증보판이니 하는 것이 아니라도 그렇게 나옵니다. 때론 소프트카버를 낼 때, 표지 그림을 달리해서 내기도 하고 출판사를 달리해서 내기도 합니다. 개정이나 증보판이 아니라도요. 어떤 땐 소프트카버 낼 때 하드카버에 없는 서문을 쓰기도 하져!~ 전중환교수가 사용한 책이 어떤 판본인지는 직접 비교하셔야 알 수 있습니다.

위에 지적한 쏘칼의 두 책은 실은 제가 자구적으로 비교해보니 내용은 같은 책입니다. 제가 갖고 있는 이 두 책들 기준으로 하면, [Fashionable Nonsense]는 Pacador USA, New York, 1998이고 [Intellectual Impostures]은 Profile Books, London, 2004입니다. 지적 사기꾼들을 지적하는 책들이 독자에게 사기치고 있군요. ㅎㅎㅎ 책팔아먹으려는 수작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토마  |  2013-02-18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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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이기적 유전자라는 말이 아주 잘 만들어진 말이라 생각하고 참 좋아하는 편입니다. 단지 책을 읽지 않고 그말만 가지고 잘못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창궐할것을 예상하지 못한 것이 도킨스의 잘못일 수 있겠지만요... 사실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인간 및 동물의 이타성을 진화생물학적으로 아주 읽기 쉽세 설명한 책입니다. 원래 이론생물학의 원논문은 매우 수학적이라서 우리같은 일반이들은 이해하기 어렵거든요.

우리가 이기적으로 태어났다는 말을 76년판 서문에 했다는건 첨 알았습니다. 어떤 맥락인지는 모르지만 책을 많이 쓰다보면 이런 종류의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번 내려가서 그 서문을 다시 봐야겠군요. 암튼 전중환교수는 책을 읽지 않고 오해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명료한 해석을 잘 해 주셨네요. 좋은글인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 쏘칼의 책보다는 도킨스의 서평이 더 재밌습니다.

아이패드에서는 링크카피가 잘 안되네요... Dawkins review sokal로 구글하면 링크가 뜰것입니다.




팔라팔라  |  2013-02-18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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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새로운 견해의 취지는 준거집단의 각성을 통한 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이지만, 종종 많은 오해와 반목에 휩싸이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인 아주 민감한 세상입니다. 생각과 개념을 언어로 구체화하며 정확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수고입니다. 때로는 개념이 먼저 구체화되어야 그 무엇이 언어로 표현이 되는지, 아니면 알고있는 언어로 묘사가 가능하여야 새로운 개념이 형성되는지 헛갈리기도 합니다. 언어학자들의 영원한 미션이지요…

맞습니다. 우리는 이기적으로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적극적으로 태어났습니다. 우리의 모든 유전자는 각자 주어진 미션대로 정확하고 적극적으로 몸부리 칠 뿐이고 그로인해 종은 적자생존에 의해 자연선택되며 진화 할 뿐입니다. 본디 이기와 이타란 한 몸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체로 한정해 작게보면 이기이지만 종으로 확대해 크게보면 이타가 되는 것이지요.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지요. 그런 적극적인 유전자를 지닌 우리들도 그래서 아옹다옹하며 적극적으로 사는 것 이겠지요…

내사랑아프리카  |  2013-02-18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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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저는 토마님 땜에 많이 공부했죠. 도킨스 서평도 옛날 링크해 주셔서 다 읽었구요. 제가 실은 이 글을 퍼온 것은 토마님의 response를 듣고 싶었던 면도 있습니다. 진화론은 제가 잘 몰라서리...도킨스의 [The Greatest Show on Earth]를 읽을까 말까 망설이고 있습니다. 그림도 많이 나와서 쉬울 것같아서요. 어떤 분야도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러야 속도가 빨라지고 재밌기도 하는데 말씀이죠. 팔라팔라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기와 이타가 한몸이라는 은유가 상당히 인상적이군요. 이것은 진화론 공부를 안한 종교철학자 폴 틸릭(Paul Tillich)도 일갈한적 있습니다.^^ 언어적 명확성은 언어학자라고 잘 아는 것은 아닙니다. 쏘칼이 비판하는 쥴리아 크리스테바도 기호학 언어학에 정통한 분이죠. ㅋ

philby  |  2013-02-2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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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런데 뉴 라이트는 종족보존 본능의 인간 본성을 이기심으로 보고 그 이기심이 경쟁을 유발해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된다고 보고 있지요. 그런 시각에서 뉴 라이트가 일제 식민지가 근대화에 기여했다고 미화 찬양하는 걸 보면 사회진화론에 영향을 받은 듯 한데 사회진화 이론은 폐기해야 할 이론 아닌가요?

개체변이 중 생존에 유리한 변이만 살아남아 생존경쟁과 자연선택을 거치며 진화가 진행된다... 다윈이 갈라파고스 섬을 드나들며 오랜 기간 동안 관찰을 통해 얻은 결론, 참 존경스럽지요. 읽으려고 사 놓은 진화론 책은 언제나 다 읽으려는지. 이 게으른 사람아!

내사랑아프리카  |  2013-02-20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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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교수가 박정희의 개발독재와 적자생존의 경제학을 사회진화론적이라고 한 것은 사회진화론이 여전히 환영받을만한 이론이라서기보다는 개인이나 집단의 경향성을 사회진화론적 패튼과 유사함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허버트 스펜서의 사회진화론을 의식적으로 동양의 맥락에서 자기들식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은 일본과 중국의 개항기 때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동양은 전근대적이고 서양은 근대적 진보를 담보했다고 생각하면서 서구적 발전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사회진화론적 추구를 한다고 봐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 전쟁이후 개발독재와 근대화를 사회학적 유형으로 \"사회진화론\"적 개념으로 보는 것은 좀 비판적으로 거리를 둬야 합니다. 개항기 때, 일본, 중국, 조선의 지식인들이 사회진화론을 주장하면서 근대화를 추진한 것은 역사적인 현상이기도 하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일제 강점기 때와 해방후를 설명하는데 사회진화론적 인식틀이 연속성이 있느냐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이 점은 박노자 교수가 심도있게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과학으로서의 진화론은 다른 지식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도덕적, 정신적 함축을 가진 것이 아니라 과학 자체의 이론과 사실, 그리고 이를 설명하는 논리라는 측면으로 한정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과학이 사회에 도덕성과 가치기 입혀져 적용될 때, 악용될 여지는 항상 있지요. Eugenics가 그런 경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나찌가 그랬죠. 잘 모르지만....

philby  |  2013-02-20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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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서는 유길준, 윤치호 등 개화론자들이 그런 범주에 드는데 그 당시에는 롤 모델로 삼을 게 서구 문명 밖에 없었으니 불가피한 면도 있겠지요.

김... 누구더라 갑자기 이름이 생각 안 나는데 그 분은 사회진화론 연속 측면에서 뉴 라이트를 설명 한게 생각납니다. 잘 생각해서 다시 봐야겠는데요. 뉴 라이트 비판을 잘 해놨던데.

박노자 교수는 전에 한겨레 신문에 연재물 쓴게 있는데 그거 연재물 본거 이외에는 별로 읽은 기억이 없네요. 이상하게 박노자 교수 쓴 건 잘 안 읽게 되더라구요. 골고루 읽어야 되는데.

내사랑아프리카  |  2013-02-2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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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분의 책으로 봤습니다. 뉴라이트의 그 사람이 그런 말을 했다면 상당히 흥미있는 것입니다. 이른바 정치나 운동의 엘리트로서의 뉴라이트 이론가들이 사회진화론을 의식적으로 사용하거나 채택했다면 그것은 이념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개항기와 일제 강점기 때 선교사들은 사회진화론을 설파한 것은 아니지만 서구문화가 우월하며 기독교는 조선과 같은 전근대 사회에그런 우월함을 전파하는 것으로 많이 봤기 때문에 어쩌면 서구의 진보이데올로기의 습성(habitus)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것하고 좀 다른 면이지만 1960년대에 조선의 김일성과 한국의 박정희는 공히 근대화이념에 흠뻑 젖어 있는 인간들이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개발독재를 구현한 대표적인 인물들이죠. 조선에는 불행한 일이었겠지만 동구와 소련블락의 해체가 너무 빨리왔고, 한국은 냉전하에서 자본주의의 혜택을 잘 받아 조선을 80년대에 와서 넘어섰다고 하니까요. 지금은 조선에는 희망이 보이지 않지만, 1960년대와 70년대 초는 남북의 근대화 운동 비교는 아주 흥미로울 것같습니다. 그냥 짐작컨대...

philby  |  2013-02-2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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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걸 읽어본 기억이 나는군요. 김일성-박정희의 개발독재가 모두 갑신정변을 근대화 모델로 삼았다는... 역사 평가야 시대적 상황에 따라 늘 달라지니까요.

중국이 그런 걸 잘 하지 않아요. 내부단속이 필요할 때 와 포용정책이 필요할 때 진회와 악비를 적절히 내 세우는...

인간은 이기적이지 않다--> 남북 문제 하하. 탈북자들을 많이 만나본 건 아니지만 탈북자들에게 물어보면 "기때(김일성 시대)는 &#46047;았디요" 합니다. 북한이 경제적으로 몰락한 것은 동구권 해체도 영향이 있겠지만 직접적인 것은 핵개발 때문에 미국에게 경제봉쇄 당한 것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북한 문제는 미국 없이 해결 될 수 없겠지요. 얼마 전에 어떤 러시아 사람도 북한-미국 둘이 앉아 "쇼당 불러"라고 했던데 평화협정이 지금도 유효하다 생각합니다.

philby  |  2013-02-2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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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라이트에 이념이 있다면 신자유주의 이념이겠지요. 그러나 뉴 라이트를 표현한 것 중에 뉴 라이트가 이념적이라기 보다는 언제든지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라는 표현이 맘에 듭니다.

내사랑아프리카  |  2013-02-21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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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라이트는 나름대로 독특한 세계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형적인 이념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Moral Majority보다는 좀 떨어질지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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