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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 한인 여성회 총회 기사를 읽고
작성자 내마음의 평화     게시물번호 6288 작성일 2013-04-02 11:08 조회수 3148

평소에 한인여성회 일에 큰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관계하고 계신분들, 특히 김회장님은 제가 알고 있는 분이라서 "한인 여성회 김회장, 억울함에 눈물만 흘려.." 라는 기사 제목을 보고 무엇이 그렇게 억울했을까하며 무척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기사내용을 읽고 보니 과연 억울할 만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선 전임회장이 임기를 다해 물러가는 마당에 후임을 선정하지 못한 책임을 추궁당하며 그것으로 인해 1년을 더 봉사하도록 강요받았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상식적으로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일입니다.

여성회 뿐 아니라 모든 조직의 리더쉽 구성이 전임회장의 책임에 속한 것이 아닌 것은 상식입니다. 만약 이와같이 여성회 회장이 후임회장의 선임에 책임을 져야하고 만약 사정상 후임회장이 선출되지 않으면 그 때까지 임기를 마칠 수 없는 직책이라면 앞으로 누가 이같은 회장직을 맡으려 하겠습니까?

신문기사 내용에 따르면 여성회 회장이란 직책이 아무도 하기 싫어하고 모두가 부담스러워하는 직책인 모양인데 그렇다고 전임 회장이 임기를 다하고 새 회장을 뽑는 자리에서 아무도 할 사람이 없어 후임을 선정못했다는 이유로 1년을 더 봉사하도록 마치 벌을 주듯 강요했다는 것은 ' 나는 회장직을 전혀 하고 싶지 않으나 당신이 계속 맡아 고생을 하시오" 라고 한 것에 다름이 아닙니다.

분명한 것은 여성회 후임 리더쉽을 건설하지 못한 책임은 여성회 임원 및 회원 전체에게 있다는것이지만 저는 이런 생각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한인 여성회가 회장 인물난을 겪는 것은 단지 일할 인물의 부족이나 후임선정 노력의 부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회라는 단체의 존재 이유, 포지션, 그 역할 등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과연 여성회라는 이름의 단체가 굳이 필요한지 되물어야 합니다.

어떤 사회에서 여성회가 존재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회, 즉 한인 이민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인식이나 여성의 역할 및 참여가 매우 후진적이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여성회의 존재는 페미니즘 운동과 같이 성적 평등을 위한 운동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성적 불평등을 스스로 전제하고 나아가 그 한계를 명확하게 인정하는 모순의 개념입니다.

즉 여성을 인간이전에 여성으로 먼저 한정한 것입니다. 여성의 역할과 취미와 특성을 요리와 꽂꽂이, 식당 봉사 등등 여성회 활동내용을 일반적인 한인회와는 구분하여 전통적으로 여성적이라고 인식해온 활동에 그대로 한정시켜 놓은 그동안의 모습이 대다수 많은 여성들을 포함하여 우리 모두에게 과연 이런 단체가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게 하는 것입니다.

국가 조직에 여성부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 나라의 여성에 대한 차별이 심하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며 성적 평등 운동을 여성부를 두어서 한다는 발상 자체가 차별적임을 오히려 드러내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여성회 총회 사태를 보면서 한가지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한인 여성회는 이번에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한인회에 여성 참여를 대폭 늘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차기 한인회 리더쉽에 여성들이 대거 참여하는 것입니다.

한인회장을 비롯하여 부회장, 사무장을 여성들이 거리낌없이 맡고 , 한인회 이사회를 비롯하여 모든 한인회 활동에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입니다.

한인회가 있는데 한인 여성회를 따로 둔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여성은 한인회의 주체가 아니라는 늬앙스를 낳습니다. 한인회가 남성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운영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번 기회에 한인 여성회는 역사의 뒷장으로 돌리며 개인적으로 능력있고 뛰어난 여성들이 여성회의 좁은 한계에 얽매이지 말고 한인회에 들어 오셔서 전체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활동하는 기회를 만들어 가기를 소망합니다.

이참에 캘거리 한인회에서도 한인회 리더쉽과 그 활동에 여성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확대하여 명실공히 한인회가 모든 캘거리 한인들을 아무런 구분없이 아우르는 단체로 거듭나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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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by  |  2013-04-0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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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센의 인형의 집이 발표된지 100년이 넘었건만 아직도 수많은 안티 노라들이 있어 인형의 집을 사수하느라 애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발상의 전환, 인식의 전환이 쉬운건 아니지요.

여성회 발전적 해체보다 회장 구하는 게 발등에 떨어진 불인데 에드몬톤에는 각 단체 회장 후보자가 차고도 넘치니 에드몬톤에서 한번 스카우트 해보는 게 어떨지요?

피터팬  |  2013-04-0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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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회의 발전적 해체에 한표를 던집니다. 내마음의 평화님께서 말씀하시는 취지가 아니더라도, 설립의 배경이나 모임의 존재이유, 취지가 어떠했던지 간에 이렇게 힘든 모임을 억지로 유지할 것이 아니라 한인회에서 그 활동을 흡수하여 운영하는 것이 좋겠네요. 어떤 사회나 집단에서 항상 일하는 사람만 하고, 방관자는 방관만 하고 불평분자는 불평만 합니다. 또한 모임이, 그것도 유사한 성격의 집단이 숫자만 늘어나는 것도 좋은 것은 아닙니다. 캘거리의 제한된 한인수를 생각하면 굳이 한인회와 별도로 힘들게 꾸려 가실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기사를 읽으며 또 마음에 걸리는 것은 \"한인 여성회 김회장, 억울함에 눈물만 흘려..\" 라는 제목도 좀 지나치지 않았나 하는 것이 제 개인 생각입니다. 좀 더 팩트에 충실한 제목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회의 내용도 참 기가 막히군요... 개인 사정으로 사퇴하는 전임회장에게 지시하고, 힐난하고.... ㅉㅉ

그런데 왜 에드먼턴에는 단체도 많고 회장후보자도 많은 건가요? 한인수는 캘거리와 비슷하지 않나요? 정말 궁금합니다.

운영팀.  |  2013-04-0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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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님의 지적대로 제목 수정했습니다.
원래 신문에는 소제목으로 있던것을 웹에서는 대제목으로 올린건데, 불편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어 수정했음을 알려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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