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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인형 文友님 靈前에
작성자 민초     게시물번호 6566 작성일 2013-09-16 05:58 조회수 2609

유 인형 文友의 靈前에

 

民草 이 유식 시인 (캘거리)

 

어이 이리 믿기지 않는 일이 있습니까. 하도 믿기지 않아 파아란 하늘을 쳐다보며 눈물을 마구 떨구어 봅니다.

월여전 전화에서 나는 백만장자도 부럽지 않다는 말을하며 요사이 생활이 즐겁다는 근황을 말했습니다. 건강은 어떠냐는 저의 질문에 이제는 거의 완치가 된 것 같다며 아침에 산책하고 코스트코에 가서 식품 좀 사면 오전 시간이 지나가고 오후에는 오수를 즐기고 웨스트 에드몬톤 몰을 한바퀴 돌며 한두명의 친구와 어울려 차 한잔을 하고나면 서산에 해는 저물어 가지 허허 어이 이리 하루가 빠른지 어제같은 나날을 살아왔는데 벌서 70을 훨 넘어섰으니 인생살이가 참 허무롭다 했었지요. 수술후의 건강을 걱정하는 저에게 도리어 저의 건강을 염려하시던 그 목소리! 이제는 그 털털하고 허스키하게 심금을 울려주던 농 익은 막걸리같은 목소리를 두번 다시 들을 수 없어 患弟는 말문이 막히고 눈물만이 원고지를 적신 답니다.

 

문우님과 친교를 한 30여년 이 척박한 땅 각박한 세파에서도 변함없는 정을 나누었던 仁兄 어이 이리 황망히 저의 곁을 떠나십니까. 무엇이 그리 급하고 그리워서 인형을 그리는 수 많은 사람들을 뒤에 두고 그렇게 가셔야 한답니까. 원망을 하고 한탄을 해도 다시는 탓을 할 수도 없으니 그저 애절한 눈물만 흐르고 떠나신 인형이 그립습니다.

 

수년 전 生과 死에대한 농담을 하다가 仁兄은 내가 먼저 이 세상을 '떠나면 민초가 나를 위한 弔辭를 써서 나의 영전에 바쳐주고 민초가 나보다 먼저 이 세상을 떠나면 내가 민초의 영전에 조사를 바치겠다는 말씀을 했습니다. 그 때 제가 말을 했었지요. 우리 99살을 88하게 살아가면서 하고 싶은 일 무엇이든 다 하며 살다가 떠나야지요 했더니 민초는 참 욕심이 많아 이제는 모든 욕심을 버리고 근력이 있을 때 여행이나 하면서 소일하라는 충고를 하셨지요.저는 인형의 말씀에 그 무슨 당치 않는 농담이냐며 인형을 힐책했었지요. 그런데 오늘 늦은 밤 인형이 먼곳으로 영영 못오실 길을 떠나셨다는 부고를 받고 그 황망하고 어처구니 없는 사실에 말문이 막혔었답니다. 장례식장을 찾아 마지막 영전에 조사를 하고 실컨 울어나 보자는 생각도 일순간. 입관식도 장지도 알려주지 않았슴에 남은 분들을 탓하며 그 밤을 넘겼었지요. 경황이 없는 가족들의 애통함도 일시 잊으며 벗의 도리를 못한 이 못난 사림이 하 한심하여 자책을 했답니다.

 

仁兄은 언제나 저의 이민 생활을 보시며 항시 격려와 지도를 아끼지 않으셨지요. 제가 동포사회의 정화를 찾아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민초 이 사회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세상이야 민초 좌절하지 말아요. 민초는 이 좁은 동네에서 살지 말고 큰 동네에서 큰 일을 해야할 사람이라며 안타까워 하시던 말씀 끝 없는 과찬을 아끼지 않고 성원해 주시던 仁兄, 언제나 저를 위해 저를 대변해주시 던 仁兄, 형은 저에게 너무나 많은 정을 주시고 떠났습니다. 그 태산같은 정을 어떻게 값으라고 이렇게 훌훌히 떠나 가십니까.

 

아무런 정도 베풀지 못해왔고 항시 현실의 삶에 급급한 患弟에게 십수년을 민들레 뿌리를 채취하여 소포로 보내시며 이 민들레뿌리는 肝을 좋게하고 감기예방과 소화기능 촉진에 제일 이라며 공해없는 곳에서 채취를 했었으니 마음놓고 차를 끓여서 마시라 했습니다. 어이 그 뿐입니까. 제가 혈압이 높아 고생을 한다하니 深山을 찾아가 솔잎을 따서 보내며 깨끗한 솔잎이니 위스키에 3,4달을 담그었다가 소주잔으로 한잔씩하면 혈압을 치유할 수 있다며 솔잎사용 처방문까지 정성스럽게 써서 보내어 주셨습니다.

 

형제간이라 하더라도 어려운 일을 仁兄은 이 民草를 위하여 온갖 사랑으로 아껴주셨습니다. 이 많고 많은 사랑의 빚을 어찌 값아야 한답니까. 언젠가 나름대로 명분있게 仁兄의 빚을 값아야 되겠다는 저의 計劃은 이제 물거품이 되었답니다.

못다한 情恨을 혼자서 어찌 감당하라고 그렇게 훌훌히 저를 뒤에 두고 다시 못올 길 그 외로운 길을 혼자서 가셔야 한답니까.

 

오호 통제라는 말 외에 무슨 말을 해야할지 말문이 막혀옴을 어떻게 해야 한답니까. 장례식을 마친 하루후 이른 아침 사모님이 전화가 와서 민초 선생님께 진즉 알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저는 사모님의 전화를 받고 한마디로 원망스럽다는 말을 했습니다. 모든 면으로 경황이 없으리라는 것을 이해를 하면서도 왜 병원에 입원을 했을 때 전화를 하지 않았느냐는 힐책아닌 원망을 했습니다. 저의 욕심이지만 떠나시기 전 한번만이라도 인형의 모습을 보았으면 하는 마음, 한번만 이라도 더 손을 잡지 못한 이 서운한 죄책감을 어찌 하라고 그렇게 매정하셨는지. 남은 자의 애통함을 어떻게 감당하라고 그렇게 가셔야 한답니까. 앞으로 남은 저의 인생 30 여년의 우정의 짐을 혼자 지고 살아야 하는 민초의 업보를 아시느냐고 묻고 싶습니다.

우정도 인간 관계의 정도 하루 이틀사이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것을 통감케 해 주며 아무리 인간관계의 정을 공유하고자 해도 우리의 삶은 한쪽의 정과 사랑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데 우리는 무엇을 공유했기에 이 산 설고 물 설은 타국에서 만나 30여년의 우정을 공유할 수 있었을까 하는 감사함을 새겨보니 이는 仁兄의 하늘과 같이 높고 바다와 같이 깊은 사람냄새가 민초를 감동케 했으며 언제나 양보하고 배려하는 仁兄의 끝 없는 미덕이 있었기에 민초의 삶도 윤택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더 더욱 님을 그리는 마음은 영원하리라는 생각을 해 본답니다.

 

仁兄! 부디부디 永眠면하십시오. 누구나 한번은 가야하는 길 그 길을 피할 수 없슴은 생과 사의 섭리이니 어이 우리가 이를 거역할 수 있으리요만 넓고 넓은 마음 깊고 깊은 인정과 삶에대한 지혜와 높은 경륜을 다 가지고 떠나신 인형 그저 보고 싶다는 말만하는 이 멍청이를 어이 하시렵니까.

이제는 로키산맥 오미호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맑고 깨끗한 물소리도.산 짐승 노래하며 산양떼들과 노루떼들이 어울려 춤을 춘다는 인형의 새 수필도 읽을 수 없슴에 캐나다 문인들과 독자들은 어느 누구나 그 서러움과 안타까움을 삼키고 있습니다.

 

언제가 밴푸에 관광을 하고 에드몬톤으로 돌아가는 따님과 사위님을 민초의 누가에 하루저녁 쉬게 하면서 나의 사위에게 민초의 사업적 고난과 경험이 많은 이민 생활의 희노애락을 이야기를 좀 들려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었지요.

인형은 이 내놓을 것 하나없는 민초의 삶을 언제나 아낌없는 칭송과 지도로 격려해 주셨지요. 이제 어느 누구가 저에게 인형같이 변함없는 우정으로 지도해 주실지 그 마음 그 진솔한 목소리 누구에게 듣으며 이 가시밭길 같은 나그네 생활을 영위해야 할지 가슴이 먹먹해 옴을 어찌해야 한답니까. 그렇게 훌적 떠나신다는 것을 상상치 못했기에 님을 잃은 아쉬움은 자꾸만 깊은 원망으로 잉태되어만 가니 이제 태산과 같이 하고싶은 많은 말들 줄이려 합니다.

 

님이여! 편히 쉬소서. 이 아비규환과 같은 현세를 떠나 그 곳 멀고 먼곳에서 다시 만날 때까지 편히 잠드시기를 바라며 눈물을 닦으려 합니다. 존경했고 사랑했던 나의 벗 유 인형 문우의 영전에. 2013년 8월29일 밤 2시에 두손모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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