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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다름 아니라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7185 작성일 2014-03-31 11:18 조회수 2825
다름 아니라 / 윌리엄 칼로스 윌리암스 
  
냉장고에
있던 자두를
내가 먹어버렸다오

아마 당신이
아침식사 때
내놓으려고
남겨둔 것일텐데

용서해요, 한데
아주 맛있었소
얼마나 달고 
시원하던지 
 
  

This is just to say / William Carlos Williams

I have eaten the plums that were in the icebox and which you were probably saving for breakfast Forgive me they were delicious so sweet and so cold

 
 
          


230px-William_Carlos_Williams_passport_photograph_1921.jpg
* William Carlos Williams (1883 ~ 1963)

美國의 시인, 일체의 과장된 상징주의를 배제한 객관적인 시를 표방했다 1962년에 퓰리쳐상을 수상했다 순수 日常語로 엮어낸, 5부작 서사시 패터슨[paterson]이란 명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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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 생각>

은근, 미소를 머금게 하는 詩... 너무 평이한 일상어日常語라서, 과연 이런 것도 詩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하지만 그 간명簡明 . 평범함 속에 아내를 향한 편안함과 믿음, 그리고 솔직히 밤에 몰래 먹은 자두가 달고 시원했다는 진솔한 감정이 깔려있다 물론, 그 자두는 아침식탁을 위해 장만된 거라는 걸 화자話者도 알겠지만 그래도 아내 몰래 먹었다는 미안함과 함께 '여보, 나 고백할 게 있는데 말야' 하며 아내에게 용서를 구하는 마음을 밉지않게 말하고 있다 아침에 식탁 위의 쪽지를 본, 그의 아내는 과연 불 같은 화를 냈을까? 아니 오히려,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었을 것 같다 이 시를 읽으니 문득, 이런 말도 떠오른다 시가 무어냐는 제자의 물음에 공자는 말하길, '생각함에 있어 사특함이 없는 것' 이라고 하였던가 (사무사思無邪) 윌리엄 칼로스의 시를 읽으며, 시란 건 정말 그런 거란 생각도 해보게 되는데... 현란한 덧칠없이 내 마음을 진솔하게 열어 보이는 것, 그리하여 상대방의 마음도 열어보려 노력하는 것 바로, 그게 진짜 詩의 모습이 아닐런지?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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