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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비(哭婢)의 울음 (퇴고)
작성자 민초     게시물번호 7540 작성일 2014-09-13 07:27 조회수 2219
곡비(哭婢)의 울음(퇴고) /민초  


권 천학 시인의 신작 시집 노숙(露宿) 을 받았다.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귄 시인은 한국문단에 널리 알려진 중견 여류 시인이다.
권 시인의 주옥같은 시심을 더듬으면 어이 이렇게 심오한 인생살이의 정곡을
아름답게 파헤처나갈가 하는 의구심을 느끼며 경의를 느낄 때가 한두번이 아니였다.
나는 이 시집에 곡비란 시어를 음미해 본다.
곡비의 뜻은 남을 대신해서 울어주는 울음을 말한다.
나는 생각을 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남을 대신해서 울어줄 자는 시인 밖에 없을진데,
현재의 시인은 남을 대신해서 울어주고 있을까 하는 점에 의문을 남겨주며,
주어진 현실사회에서 구도의 길을 걷지 못하고 있으며,
울어줄려고 시도치도 않는 무기력함의 안타까움은 나만의 생각일까.

나는 다음과 같은 울음을 울면서 곡비의 시를 쓴다.
조국 강산이 그립고 나 보다 못한 민초들의 고통이 안스러워 울었고/.
북녘 동포들의 배고품과 자유를 모르는 삶이 안타까워 울었고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정쟁과 파렴치한 삶에 울분을 느끼며 울었고/
해외동포 1천만명의 정체성 확립을 생각하며 울었고/
김 지하 시인의 오적 시를 찬미하며 울었고/
해외동포 사회의 오적은 무엇일까를 음미하며 울었고/
순간에 끝나는 쓰레기같은 감투를 쓰고 날뛰는 꼴이 안스러워 울었고/
남을 대신해서 울어주지 못하는 위선의 시인이 되어 울었고/
누군가 내 뒤에서 협잡과 모함으로 내 등에 칼을 꼽는 자가 불쌍해서 울었고/
아니 나 자신을 위해서 울지도 못 하는 나를 보며 울었다.
아니야 아니야
나 자신을 위하여 울다가 울다가 지처서 울지도 못하는 내가 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나이기에 참된  시인이 되지 못했기에 엉엉울고 울어도 보았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을 위하여 나의 알량한 양심을 위하여 자위하려 한다.
남이 무어라 하던 시인은 주어진 사회의 정의와 진실을 찾아서 남을 위하여 울어줄려는
시늉을 하며 매일 밤 낮으로 산고의 고통 속에  살갗에 문신을 새기는 것이
라는 괴변을 늘어 놓으며 울고자 한다.
인간사회에서의 현실은 자신을 위해서도 울지 못하고 남을 위해서 울어주는 
사람은 바보라 하지만 그래도 시인은 곡비가 되려고 노력함에 생존에 희망을 걸고 
운다 울어.

저 암흑과 같은 아비규환의 사회 척박한 땅 협잡과 잡탕의 인간사의 틈바구니에서.

연전에 받은 서울대 오 세영 교수의 시 "바닷가에서 " 라는 시제에서
살아가는 것이 높고 가파르거든 부서지는 파도를 보라 했다.
나아가 사는 것이 어둡고 막막하거든 바닷가에서 해 지는 모습을 보라 했고.
또한 살아가는 것이 슬프고 외롭거든 아득히 멀리 홀로 떠 있는 섬을 보라 했다.
끝 행은 스스로 자신을 감내히는 자의 의지가 거기에 있다 했다.

나는 이  시를 읽으며  이 시는 나에게는 전부가 곡비가 된다
시가 곡비가 되지 않는 현실은 언제나 우리 주변을 멤돌고 있기에

한 분순 여성문학인협회 이사장이 보낸 여류의 시집 "서정의 취사"에서 늦게 
찾아오는 이는 언제나 서러운 눈빛이고 엉컹퀴 풀어놓고 지새우는 밤은 내 가슴을 
갈기갈지 찢어낸다 했다.

나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시대상에서 주어진 현실에서 감동을 줄 수 있는 곡비가
되어 울어줄려 한다.
그러나  내 시가
일상에서 휘몰아치는 모자익한 진정한 곡비의 울음임을
세상은 알지 못하기에 나는 운다 울어/ 정처없이 운다 울어/ 
풍천 노숙을 하는 곡비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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