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간 시간들은
가끔씩 막차의 바닥에 쌓이기도 한다.
버팔로를 먹으며 살았던 원주민의 후손들이
비프저키를 먹고 시간을 토한다.
썰렁한 막차의 귀퉁이는 그러기엔 안성맞춤!
알버타 너른 평원인양 대자로 뻗어 버팔로 울음 소리를 낸다.
아버지의 할아버지쯤 되는 누군가의 이름이 크로우풋일꺼야.
아니면 그 부족의 이름이거나......
이젠 C-Train 종점의 이름이 되어버린 크로우풋이 서너 번 방송에 나올 때까지
버팔로 울음 소리는 그치지 않고,
잊어버린 물건 없이 안녕히 가시라는 버터발린 목소리를 들으며
버팔로를 흔든다.
크로풋이래
여기가 크로풋이래
네 부족 아니 니 할아버지 이름이 불려졌잖아
일어나야지
일어나 창을 들고 버팔로를 잡아야지
깨란 말야!
흘려진 침 자국과 흘려버린 세월이 뒤범벅된 얼굴 위에
맥없는 웃음이 어리버리 남아 있는데
Bye
지금 버팔로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크로풋 역으로 탈출한다
흘려진 시간들이 드문드문 퍼져있는
옛날 그 누군가의 이름이었던 크로우풋 플랫폼 위에
탈출에 성공한 황인종 하나
백인 하나 따라잡으며 빠르게 집으로 달려 가고 있다
마치 버팔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