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kg Carry-on + 15 kg Check-In
가볍게 날아갈 수 있도록
에드먼튼과 서울의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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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국에 갈 무렵만 되면 어떻게들 알았는지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부탁이 있다.
짐부탁이다. 언젠가도 말했지만, 나는 이런 짐부탁을 일체 들어주지 않는다. ‘짐부탁은 父子지간에도 들어주지 않는다’ 는 게 우리 집 가훈이다.
자동차 여행이라면 몰라도, 비행기를 타고 국경을 넘는 여행을 하는 사람에게 짐부탁을 하는 것은 참 염치없고 무례한 짓이라고 생각한다. 공항으로 라이드를 해 준다든가, 직사각형 봉투에 100 불 짜리 두 장이라도 넣어주며 “얼마 안 되지만 맛있는 거 사 드세요” 하면서 귀엽게 부탁하면 또 모르겠다.
예전에는 북미구간에 32 kg 두 개를 허용했는데 지금은 23 kg 짜리 두 개 만 가져갈 수 있다. 그나마 나는 소형배낭과 캐리온 한 개를 가져가든지, 캐리온급 캐라어 한 개를 check in 하든지 하기 때문에 짐 organizing 을 잘 해야 한다. Check-In 할 러기지를 두 개 끌고다닌 적은 없다.
출국시 Check-In 할 때 보통 10 kg 미만이고, 집으로 돌아오는 편 Check-In 러기지는 딱 한계중량 허용치 23 kg 이다. 한국에서 뭘 조금만 사도 23 kg 이 금방 채워진다. 속욧 양말은 거의 안 가지고 가서 도착 다음 날 한국에서 몽땅 새로 산다.
내가 지금보다 훨씬 젊었을 때 받아 본 짐부탁 목록은 다양했다. 출발 할 때는 주로 고사리 말린 것, 알버타 육포, 오메가 쓰리, 화장품에서부터 부피가 큰 거위털 파카, 심지어 달러를 주면서 9 월 말까지 내야하는 재산세를 대신 납부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도 있다.
돌아 올 때 짐부탁은 더 다양했다. 김장김치, 깍뚜기, 뚝배기, 양은냄비. 말린 멸치, 말린 전복, 명란젓, 창란젓, 꼴뚜기젓, 한영사전, 한국 담배, 해태연양갱 한 박스,뽕짝씨디디스크, 비비안 브래지어, 비너스 팬티, 물파스, 정로환, 안티푸라민, 팩소주,, 팩소주 한 박스를 부탁한 사람은 "혹시 세관에서 문제가 되면 술이 아니라 코리언 요리할 때 쓰는 쿠킹와인이라고 하면 된다' 는 세관통과 매뉴얼도 가르쳐준다. 이건 거절했다. 주류반입규정을 어기면서까지 술을 공수해 달라는 심보는 너무 못돼 먹었다.
이제는 이런 한국 물건들 대부분이 웬만한 북미도시 한인마트는 물론 수퍼스토에서도 별로 차이나지 않는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데도 굳이 한국에서 가져온 걸 받아 써야 만족하는 이유는 뭘까?
가족이나 친한 사람이라면 간단한 것을 부탁할 수 있다.그런 것 까지 거절하는 것은 너무 야박하다. 여기까지는 인정한다.
근데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무게가 10 kg 은 나갈 것 같은 멸치부대를 운반해 달라고 부탁할 때는 그냥 단순히 “이런 무례한 인간이 있나” 하고 화를 내기전에,,정말 주의해야 한다.
사실, 요즘같이 위탁수하물 무게가 최소한으로 제한되어 있는 시기에, 멸치 10 kg 을 공수해 달라고 부탁을 할 몰상식한 사람은 극소수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부탁을 하는데는 분명히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령 멸치 배를 따고 그 안에다 작은 플라스틱 봉지에 포장한 헤로인 같은 것을 집어넣었을 수도 있다. 실제로 이런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그 짐부탁을 받은 사람은 영문도 모른채 공항에서 체포되어 가족들과 생이별을 한 채 감옥에 갇혔다. 공항에서 마약운반혐의로 체포되면 어느 나라에서는 사형당할 수도 있다.
가족이나 intimacy 한 사이가 아닌 사람이 멸치 10 kg 을 주면서 짐부탁을 할 때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행동요령 중 한 가지를 선택하면 될 것 같다.
옵션1. 정중하게 거절한다.
옵션2. 현지 경찰 마약 또는 밀수 전담부서에 신고해서 수사를 의뢰한다. (한국의 경우에는 국가정보원 111 콜센터에 신고하면 마약밀수음모도 근절하고, 국정원이 쓸데없는 짓 할 시간없도록 바쁘게 만드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짐부탁은 하지도 않고 들어주지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