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계 (Complex Systems)란 수많은 구성 요소들이 서로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하여 어떠한 결과를 도출해낸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즉 하나의 사건에 하나의 원인만이 있는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인이 상호작용을 하고 이것이 연계되어 그 결과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나비효과로 잘 알려진 카오스 이론도 복잡계 이론과 관련이 있습니다.
복잡계 관점에서 보면, 세월호 사고도 역시 하나의 원인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요인이 상호작용하여 일어난 사고입니다. 다음과 같은 가정들 중에서 하나만이라도 사실로 이루어 졌더라면, 이 끔직한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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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시절 국민인권 위원회 주도로 선박연령을 20년에서 30년으로 늘리지만 않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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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진 해운이 18년이나 되는 노후선박을 구입하지 않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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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무리하게 증축되지 않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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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과적을 하지 않고, 평형수를 제대로 채우고 운행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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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정해진 루트로 정상적으로 운행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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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청해진 해운과 세월호를 제대로 관리감독을 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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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당시 해경과 선원들이 주어진 매뉴얼에 따라 승객들을 안전하게 대피시켰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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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등...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세월호는 이미 사고 가능성이 아주 큰 임계상황에서 수년동안 운항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제대로 관리 감독했어야할 정부는 오랜기간 그 소임을 다하지 못하였고, 회사는 돈벌이에만 급급했으며, 사고후 신속한 인명구조 작업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국가전체의 총체적 부실로 인해 무고한 어린 학생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기까지 짐작컨데 수많은 부정부패와 무능이 사회 곳곳에 만연했을 것입니다. 사람보다는 돈이 먼저라는 물질만능주의도 한몫 했을 것입니다.
건강한 사회라면 가능한 모든 사고원인들을 밝혀내어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잘잘못에 따른 사고 책임을 확실히 물어야 할것입니다. 선박연령을 늘리는것이 국민인권과 어떤관계가 있기에 소위 “국민인권위원회” 주도로 이를 늘렸는지, 무리한 선박증축, 과도한 선적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그리고 부정부패, 뇌물제공등이 있었는지, 경로이탈 혹은 사고초기 대응이 어떻게 그렇게 엽기적일수 있었는지 등등.. 세월호 사고로 밝혀진 수많은 비정상적인 일들을 생각해 보면 정말 화가 나기도 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대한민국 국민, 기업, 정부의 의식구조와 제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와 비슷한 사고는 언제든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연 변할수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이번사고로 가족, 자식 혹은 친구를 잃은 많은분들이 앞으로 좀더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쇼펜하우어의 글들을 한번 읽어보는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