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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카페에서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8092 작성일 2015-05-25 17:48 조회수 2234
 
    

카페에서 / 정국희

목 중간쯤에서 늘 젖은 채로 걸리는 이름 하나 살아온 날만큼 오래 묵은 체증으로 남아 있다 사는 일이 쓸쓸할 때 염증처럼 도진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만성 체증으로 시달리는 명치 끝 불현듯 산다는 것이 아픔 안쪽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곁에 두고 있지 않아도 삶 속 영원한 세레나데라고 흐린 오늘 길 옆 카페에 앉아 흑백사진같은 추억 배경으로 놓고 와인 한 잔 넘겨 체증을 달랜다 눅눅한 바람이 낮선 포구의 눈발처럼 우우 불어 온다 금방 덥혀질 것 같지 않는 외짝 가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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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創造文學>으로 등단 미주한국일보 문예공모 시부문 입상 미주 시문학회 회원 <시와 사람들> 同人 미주 한국문인협회 이사 詩集으로, <맨살나무 숲에서> 渡美 후 LA에 살다가, 현재는 San Francisco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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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 한 생각>

불현듯 산다는 것이 아픔 안쪽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곁에 두고 있지 않아도 삶 속 영원한 세레나데라고

문득, 산다는 일이 참 쓸쓸하게 다가서는 날이 있습니다. 시에서 말해지는 것처럼, 곁에 두고 있지 않아도 아픔 안쪽에 누군가가 있다면. 어느 늦은 카페에서... 홀로 와인을 마실 때면, 더욱 더 그러할 것 같구요. 詩를 읽고 鑑賞을 代하여... <츠지 히토나리>의 글 하나, 옮겨 봅니다.

- 희선, 

 

누구에게도 어두운 그림자 한 둘은 끌어안고 있는 것이다


간혹 가슴이 애틋하고 때론 아려오는 그리움이란 감정들은 마음의 밑바닥에 침체되어있는 먼지 같다. 겨우 가라앉았다 싶을 때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처럼 후~하고 불면 한번에 사방으로 흩날리는 감성의 먼지... 저녁 11시. 모던한 건물들의 외곽이 밤마다 나를 감싸안는다. 추위가 찾아왔다 밤바람이 찰수록 세차게 걷는 내 발걸음이 그날 하루에 쌓였던 일들을 정리라도 하려는듯 재촉하면서 걷는다. 조용히 가로등과 친구가 되어 밤의 고요가 나의 길을 밝혀주면서... 이미 지나간 시간들의 되돌릴 수 없는 기억에 대한 그리움이 문득 들어버리게 하는 차가운 공기 속에 걷고 또 걷는다. 누구나 지난 날의 한스러웠던 그때 그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기억의 사무침에 서글픔이 몰려오는 순간도 시도 때도 없이찾아오겠지. 늘 그렇게 왔으니까... 과거의 기억이 망각되지 않는 한 갑작스러운 울컥함이 그렇게 누구나가 닥쳐올 것임을 새삼 피부로 느껴본다. 현재에 존재하는 우리들 내일이면 영영 돌아올수 없는 과거 속에서 또 하나의 되돌이킬 수 없는 그리움이 만들어 지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 시간의 흔적 속에 후회라는 돌탑이 때론 큰돌, 때론 작은 돌들로 만들어지는 것이 안타까우면서 어쩔 수 없이 가장 인간적인 나약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그런 것이 나는 싫지는 않다. 누구나가 겪는 일이란 생각으로 오히려 익숙함과 인간 내음을 이루는 산처럼 마음을 안정시키니까... 다만 갑자기 급습해온 추위처럼 갑작스러움에 대비하지 못한 감정에 당황스러움이 싫을 뿐이다. 누구에게도, 아무리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라해도 살아가는 과정에 어두운 그림자 한 둘은 끌어안고 있는 것이다.


- 츠지 히토나리 / 냉정과 열정사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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