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시원하고 명쾌한 해법을 알려주는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어보면 가끔 진보와 보수의 정치적인 견해 차이로 인한 가족간의 갈등에 대한 질문들이 있다.
한결같이 자식들은 진보 쪽, 연로하신 부모님은 보수 쪽이기 마련인데 부모님이 정치적인 견해를 자식에게 강요해서 갈등을 빚거나 서로가 정치문제로 토론하다가 언성이 높아지는 뭐 이런 식의 가족간의 갈등에 대한 고민들이다.
나도 그런 케이스에 해당되어 그 심정 잘 안다. 세월호나 국정원 대선 비리 등에 대해 아버님과 이야기 나누면 생각이 180도 달라서 도무지 대화가 안 된다.
이런 것에 대한 법륜스님의 답변이 가슴에 와 닿고 명답이란 생각이 든다.
답변의 요지는 이렇다.
대한민국 사회는 최근 40~50년동안 너무나 빠른 변화를 거쳐왔다. 고려나 조선시대로 따지자면100~200년 정도에서나 겪을 법한 그런 큰 차이를 현재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들끼리 겪고 있다는 거다. 그러다 보니 장년층과 노년층간의 정치적인 견해도 클 수 밖에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는 거다.
전쟁과 가난의 고통을 모두 겪은 노년층들은 독재시절의 비극과 아픔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볼 때 현재의 대한민국은 과거에 비해 상당히 좋아졌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는 게 스님의 요지다. 기준치를 50점에 맞추어 놓으면 현재 70점짜리 대한민국은 만족스러운 편인 셈이다.
세월호든 국정원 비리 그리고 재벌과 정치권들의 각종 비리들에 대해 젊은층이나 장년층들 관점에서 보면 어처구니 없고 어이 없는 일들이지만 중년과 노년층 입장에서 보면 세상 많이 좋아졌다는 거다. 옛날에는 대통령 욕만 해도 잡혀가서 국가보안법으로 처벌받거나 법정에도 못 서고 소리소문 없이 죽었던 시절도 있었다는 거다.
이렇게 세상을 보는 관점과 잣대가 다르다 보니 견해차이가 클 수 밖에.
즉답의 결론은 이렇게 내려진다. 부모님과 정치적인 견해로 절대 다투지 말 것. 부모님의 입장도 이해를 하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라고 부모님이 말씀하시면 ‘네 알겠습니다’라고만 답하고 정치적인 대화는 끝낼 것.
진보와 보수의 문제는 어차피 당장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므로 현재로선 법륜스님의 이러한 답변이 최선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