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국집에서 짬짜면을 시키지 않는다.
짬뽕과 짜장면 두 가지 맛을 다 보겠다는 미련한 욕심은 백발백중 오더의 실패를 연출하기 일쑤다.
오랜 경험을 통해 터득한 진리다.
만의 하나 순간의 과욕에 눈이 멀어 짬짜면을 시켰다면
일단 짜장면을 먼저 먹고 3 분 간 미각을 리셋한 후 짬뽕을 먹는 게 사태를 수습하는 올바른 절차다.
오늘은 짬짜면을 시켰다.
짬짜면을 맛있게 먹고 있던 옆 테이블 손님들에 부화뇌동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10 분 쯤 지나더니 난데없이 탕수육 대짜가 내 식탁 위에 놓였다.
오더가 잘못돼 탕수육이 나왔으니 공짜로 드시라는 거였다.
아마도 주방에서 서버가 외치는 "짬짜면"을 탕수육으로 알아듣고 열심히 탕수육을 만들었던 모양이다
5 분 후에는 원래 시켰던 짬짜면이 왔다.
근데 짬뽕과 짜장면이 짬짜면 그릇이 아닌 두 개의 중형그릇에 따로 담겨져 왔다.
짬짜면 그릇이 동이 나는 바람에 두 개의 중형그릇에 담아왔다고 한다.
양으로 짐작컨대 1. 5 인 분 쯤 될 것 같았다.
두 개의 그릇에 나뉘어 담겨진 짬짜면은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거의 손을 대지 않은 탕수육 대짜는 양이 너무 많아 두 개의 컨테이너에 나누어 담아서 집으로 가져왔다.
다 먹고 계산하는데,
순전히 식당측의 실수이긴 하지만 왠지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팁을 10 불을 찍을까 생각했다.
순간 '과유불급'이라는 한자성어가 재빨리 떠 올랐다.
그래서 팁을 4 불만 찍었다. 그래도 평소보단 많이 찍은거다.
잘못된 오더는 보통 주방에서 처리하거나 운좋게 같은 메뉴를 시킨 다른 테이블로 보내지는건 줄 알았는데
자기들의 실수를 솔직하게 손님에게 고백하고, 그 실수로 생긴 공짜음식을 순전히 손님의 행운으로 돌리는 자세,,
훌륭한 서비스정신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