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와 주름에 관하여
뒷마당에서 잘려나온
통나무 몇 덩이 자연 의자로 남겨졌다
잘린 면에
내 얼굴의 주름 버금가는
테를 감고 있다
수 십년 푸른 생 곧게 뻗으며
이어온 명을 하루 아침 뎅강뎅강
기계톱 굉음과 함께 해체된
요즈음 풍문으로 듣던 토막시신
하지만 견고한 생의 내력
해마다 촘촘히 묻어온 세상 누진 바람
흔들리는 푸른 머리 허공에 헹구며
안으로 감돌던 몸향기
정연히 채록된 방에 내밀함 묻어놓고
이처럼 완고한 연대기로
내 바깥 주름 무안케 하네
죽어서도
더 낮은 자세로
내 엉치 떠 받혀 앉히는
한 둘레 자리
가슴 어귀까지 차오르는 경외로움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