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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만지다
작성자 민들레 영토     게시물번호 9422 작성일 2016-09-23 19:36 조회수 1964

가을을 만지다


이글대던 한 여름의 해바라기가

꽃잎을 접는 날

해의 거리는 저만큼 물러 앉고

다 태우지 못한 속안의 열정은

까맣게 여물어 가고 있다


온 여름내 노란 색에 취하여

햇살만을 쫓던 얼굴

눈부신 방향을 뒤 따르며

고흐가 만진 귓밥은

노을이 되어 붉은 저녁의 피를 흘렸지


바람이 훝고 지나간 자리마다

아픔의 상흔은

저 혼자 꽃판에 짜넣은

촘촘한 미래의 방에

꿈을 부려놓아

손끝에 짚혀오는 가을의 점자를 만지다


한 계절의 수고가 눌러앉은 가을

여름의 등땀 말린 햇살 온도에

하늘 길 건너는 철새들의 깃털마저

차르르 기름 내려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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