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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는 제2의 동학농민혁명
작성자 늘봄     게시물번호 9822 작성일 2017-02-12 12:03 조회수 1995

어제 에드몬튼 5차 촛불집회에 참석하면서 동학농민혁명(동학혁명)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왜나하면 촛불집회가 일어나게 된 동기는 동학농민혁명의 발생동기와 너무나도 유사하며, 21세기 한국현대사에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여는 획기적인 시민혁명이라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전국적으로 민중들이 침묵에서 깨어나 용감하게 일어난 동학농민혁명 이래, 지난 100여년 사이에, 연인원 천만이 넘는 전국적인 시민항쟁이 없었습니다. 특히 이번 항쟁의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참민주주의의 평등, 정부의 선명성과 정직성, 그리고 공정한 분배의 정의를 온 하늘이 흔들리도록 드높이 외친 사건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100여년전 동학농민혁명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역사적 교훈을 못본체하거나 모른체할 수 없습니다동북아시아에 위치한 한국은 동학농민혁명 당시에나 지금이나 외세에 둘려싸여 사대주의를 벗어나지 못한체, 다수의 국민들은 황금만능주의 가치관의 피해자들로 불균등한 정치-경제-사회 체제 아래 극심한 빈부차이와 빈곤 속에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정치-종교 지도자들은 시민들의 양심과 이성을 마비시키고, 자율성과 심지어 존엄성까지 박탈했습니다. 오늘의 촛불집회는 제2의 동학농민혁명입니다.  

 

제가 여기저기에서 수집한 동학농민혁명 자료들을 간략하게 편집해서 소개합니다. 혹시 중요한 사실들이 누락됬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의 요점은, 촛불집회는 오늘의 동학농민혁명 이라는 자부심과 촛불집회를 일으키고 있는 시민들과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는 것을 밝히려는 것입니다.

 

동학(東學) 1860년 최제우가 창건한 신흥 종교입니다. 이후 손병희에 의해 천도교로 계승되어 발전했습니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 각지의 반란, 외국의 간섭, 정치의 문란, 사회적인 불안과 긴장이 계속되었으며 한편 종래의 종교는 이미 부패 또는 쇠퇴하여 민중의 신앙적인 안식처가 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동학(東學)은 서학(西學: 로마 가톨릭교회)에 대립되는 민족 고유의 신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제우는 제세구민(濟世救民)의 뜻을 품고, 1860년 지정학적 특성과 계승된 전통을 반영한 민족 고유의 신앙을 제창하여 동학이라 이름 짓고 종래의 풍류 사상과 유()·불()·선()의 교리를 토대로 '인내천(人乃天 사람이 곧 하늘이므로 모든 사람은 멸시와 차별을 받으면 안된다.)', '천심즉인심(天心卽人心, 하늘의 마음이 곧 사람의 마음이다.)'의 사상을 전개했습니다. '인내천'의 원리는 인간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지상천국의 이념 즉,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새로운 세상을 세우자는 이념과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인권과 평등사상을 선포했습니다. 결국 동학농민혁명은 동학의 혁명적인 사상을 바탕으로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동학농민혁명(東學農民革命)은 동학혁명, 동학농민운동 또는 동학농민전쟁(東學農民戰爭)으로 불리우며, 1894 동학 지도자들과 동학 교도 및 농민들에 의해 전국적으로 일어난 민중의 무장 봉기를 가리킵니다. 19세기 후반 조선봉건사회는 지주-부농-소농-빈농-임노동자라는 다양한 계층으로 분화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지주제의 모순과 봉건적 수취체제의 제반 모순에 따라 직접생산자인 농민에게 부담이 가중되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1860년대부터 군현을 단위로 한 농민항쟁이 광범위하게 일어났습니다. 이러한 농민항쟁에 대해 정부는 봉건지배체제의 두 축인 지주제와 신분제의 모순을 개혁하지 않고 단지 현상적인 부세제도의 부분적인 수정을 통하여 이를 무마하려 했습니다. 한편 개항을 계기로 제국주의 침략을 받으면서, 종래의 봉건적 모순은 더욱 심화·확대되어갔습니다. 개항 이후 불평등무역구조 속에서 대다수 농민들은 지주제의 강화와 상인층과 지주들의 고리대의 수탈로 더욱 몰락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영세수공업자와 상인층도 외국 상인의 침투에 따라 동일한 운명을 맞이했습니다.

 

1894 6 21일 조선을 침략한 일본군은 무력으로 왕궁을 점령하고 청일전쟁을 도발하는 한편, 민씨정권을 무너뜨리고 대원군과 개화파의 연립정권을 수립시켰습니다. 이어 갑오개혁이 추진되어 봉건체제에 대한 전반적인 개혁사업을 추진하였습니다. 그러나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조선의 내정에 적극적으로 간섭하고 농민군을 토벌하려고 했으므로 농민군의 지도부는 군량과 군기를 정비하면서 삼례에 투쟁본부를 두고 재봉기를 일으켰습니다.

 

동학농민혁명의 의의는 동학은 전근대적 모순과 부패의 척결 즉 근대적 사회개혁을 요구하고 실행해 갔습니다. 사회적으로는 신분타파운동을 벌여 양반질서를 혁파하고 평등사회를 실현하고자 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조세 수취제도의 개선 등을 통해 영세한 농민과 상인, 수공업자 등 직접생산자들의 자립과 발전을 꿈꾸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왕정(王政)체제의 개선을 희망했습니다. 나아가 농민군은 일제의 침략이라는 민족적 위기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며 항일민족운동을 전개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동학농민혁명은 당시 조선이 안고 있던 절체절명의 과제, 반봉건의 사회개혁과 외세침탈 배격과 자주 근대화를 이루려 한 농민들의 일대 항쟁이었으며, 촛불집회는 한국 근대사의 성패를 가르는 중대한 역사적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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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봄  |  2017-02-13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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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국에 가난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지 알고 있는가? 많은 사람들은 한국에도 빈곤한 사람들이 많이 있느냐고 반문한다. 왜냐하면 우리 주변에서 빈곤한 사람들을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청의 발표에 의하면 한국 국민의 6-7명 중 1명이 빈곤의 기준선 아래에 있다. 다시 말해, 무려 800만 명이 빈곤 속에 살고 있다. 정부의 부폐와 불의는 말할 것도 없고 언론과 종교의 거짓과 불신은 마땅히 제2의 동학농민혁명를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다. 한국은 새로운 역사를 펼칠 수 있다. 그러나 부폐와 불의와 거짓과 불신을 은폐하고 두둔하는 한 조국의 미래는 암담하기만 하다.

내사랑아프리카  |  2017-02-1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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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정리된 글 잘 읽었습니다. 이번 촛불운동을 계기로 최소한 박정희의 개발독재가 종지부를 찍고 반공주의가 상당히 근절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동학과 서학의 문제에서 당시 천주교는 로마 교황청의 중국종교의례 논란에 있었습니다. 로마 교황청은 Chinese rites controversy를 촉발시켰는데, 유교의 의례를 “superstitious” 그리고 “religious”라고 보았고, 중국에서 활동했던 제수잇(예수회) 들은 유교 의례가 종교적이라기 보다는 국가의례라고 주장했는데 교황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제수잇보다는 더 보수적인 도미니칸의 영향이었다고 보구요. 이에 대한 서신서들이 라틴어에서 영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습니다. 윤지충의 신주사건은 이러한 로마 교황청의 지침아래 있었던 중국/조선의 천주교인들의 배타적 성격으로 인해서 조선사회를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제우의 입장에서 볼 때, 서학은 정치적 종교적으로 모두 수용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천주교가 유교의 의례를 종교적이지 않다고 한 것은 한 참 이후입니다. 한 개념에 대한 정의와 이해가 정치에 일대 혼란을 일으키게 한 예가 바로 윤지충의 신주사건입니다. 현대 종교학적 입장에서 유교 의례가 종교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 당시의 천주교는 현재의 보수 개신교의 타종교의 태도와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이렇듯 하나의 개념 조차도 역사적 함의를 갖고 있다는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그리고 한국 학계( http://www.newreligions.org/ )에서는 “신흥종교”라는 말을 거의 또는 아예 사용하지 않습니다. “신흥종교” (newly arisen religions)는 일본어를 차용한 것으로 보이며, 주로 이단사냥꾼들이 사용하는 말들입니다. 요즘엔 “new religions” (신종교) 또는 “new religious movements”(신종교운동)라는 개념을 표준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양에서도 사회학적 유형이 아닌 통속적으로 신종교를 “cults”라고 하는데 아주 나쁜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족이구요.

박근혜가 빨리 쫓겨나기를 바라는 마음 그지 없습니다. 에드먼튼 교민 여러분이 훌륭한 일을 하시는군요. 경의를 표합니다.

내사랑아프리카  |  2017-02-1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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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아래 코멘트는 늘봄님의 취지와 상관이 없지만, 약간 종교적인 면에서 언급합니다.

늘봄님께서 “조선 후기에 이르러 각지의 반란, 외국의 간섭, 정치의 문란, 사회적인 불안과 긴장이 계속되었으며 한편 종래의 종교는 이미 부패 또는 쇠퇴하여 민중의 신앙적인 안식처가 되지 못했습니다.”라고 하셨는데 맞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종래의 종교”는 다름 아닌 “국가종교”로서의 “유교”라고 봐야 할 것 같구요. 불교는 조선시대 동안 탄압을 받아 민간신앙과 습합(syncretism)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불교가 선종의 전통을 이어왔던 것은 대단했다고 보구요. 전통적으로 조선시대 내내 조직적인 종교운동이 일어난 것은 동학과 더불어 그 이후 일어난 민족주의적 종교 외에 그 전의 운동은 거의 없었고, 있었다고 해도 곧 소멸되고 말았습니다. 한국신종교 운동에 대한 전반적 연구로 황선명의 [민중중교운동사]은 중요합니다.

동학의 등장은 동과 서가 만나면서 형성된 a revitalization movement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의 종교적, 문화적 전통이 외부의 충격을 받아 새로운 형태로 변형되어 revitalized 되는 것을 revitalization movements라고 우리는 부릅니다. 이러한 현상은 서양문명의 충격으로 일어난 비서구사회의 운동의 전형적인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revitalization movements의 전형은 폴리네시아에서 일어난 cargo cults가 가장 대표적이며, 아메리카에서 나타난 the ghost dance도 대표적인 형태입니다. 동학운동을 지나치게 민족주의적으로 이상화하면 그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 신종교운동에서 이른바 민족주의적 신종교 운동의 “민족주의적 성격”을 비판하면 아마 욕먹을 겁니다. 종교가 발전하려면 민족주의적 성격을 극복할 때, “민족”의 경계를 넘을 수가 있습니다. 천도교를 비롯한 대종교 등 여러 민족주의적 신종교는 그러한 민족주의적 프레임 안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인 측면에서 한국에서 신종교 운동의 측면은 historical implications가 너무나 강해 여전히 이러한 역사적 관점에서 일반사회에서 이해하는 면이 강합니다. 이제는 이런 프레임에서 좀 벗어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만...

* 한국에서 "하느님"과 "하나님"(하느님의 당시 사투리)은 거의 사라진 신(a deus otiosus or "idle god")이었는데, 서구 기독교의 영향으로 재생된 개념입니다. "하느님" 그리고 "하나님"은 revitalized 또는 appropriated 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최제우의 경우도 서구적 신의 개념의 영향을 받았고, 신의 초월성을 강조했는데, 손병희 때부터 이런 초월성이 상실되고 내재화되어 초기의 역동성이 사라졌습니다. 현재 천도교의 약함이 이런 면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역사적 최제우"의 신관에 대한 연구는 "역사적 예수"에 대한 연구만큼 중요합니다. "대순진리회"라는 신종교에서도 바로 하나님/하느님이 revitalized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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