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가는 길
어느새 여름이 다 사위었습니다. 엊그제만해도 파랗던 나뭇잎이 겆잡을 수 없이 누릇누릇 물이 흠뻑 들고있습니다. 길가에 성급한 낙엽까지 딩구는걸보니 ‘야, 정말 추위가 오는구나’ 싶습니다. 게다가 하늘이 꾸물거립니다. 눈이라도 내리려는가 마음이 옹송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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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수배 - 최우일 칼럼
“제가 도와 드리면 꼭 찾을 수 있습니다. 보장합니다.”내가 내민 인상착의는 보나마나 누굴 추적하고 있는지 다 짐작한다는 말이었습니다. 나는 흥정을 할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지쳐있어 누군가의 전문안내가 간절하였을 때이었습니다. 그는 내 손을 잡고 흔..
기사 등록일: 2004-05-07
밥상머리_최우일 칼럼
이번 세밑에는 멀리 살고 있는 큰 딸네식구들이 올라오고, 또 바쁘다는 핑계로 (사실로 바쁜것을 모르는건 아닌데도 내겐 핑계로 들리니, 참!) 같은 시내에 살면서도 서로 얼굴보기 쉽지않은 작은딸도 와서 모처럼 떠들석한 명절을 세었습니다.둘러앉은 밥상머..
기사 등록일: 2004-01-16
마리_그녀의 직업은 골프장 직원일 뿐...
마리가 뭐 그리 대단한 인물이어서가 아닙니다. 그녀는 직업이 그러니 늘 웃으며 온갖 떼거지를 잘 참아내야하는 한갖 골프장 직원일 뿐이지만, 그 여인에게 비춰진 우리들의 모습을 얘기하고싶어 들먹거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한여름 다 보내고 골프장비를 챙겨 지하실창고로 옮길 때면 그제서야,..
앞집 캐나디언 부인 _ 이희라 (캘거리 문협)
차라리 한국의 불볕더위가 더 나았던 것 같다. 두 달 만에 캘거리 공항에 내렸을 때 잿빛 하늘에서는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건듯 부는 바람에도 나뭇잎들이 빗물과 함께 쏟아져 땅 위에 눕고 있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과 혼자 남으신 어머니의 모습이 나를 계속해서 짓누르고 있었고, 낮..
기사 등록일: 2007-09-21
한인의 날 제정에 붙여 (축하시) _ 이유식(캘거리 문협)
맥박이 뛴다오대양 육대주에 700만 한민족의 맥박이 뛴다망망히 푸르고 푸른 하늘과 海原이 마주치는 곳그곳에 민족의 정기가 흐른다어디에서나 흰옷입은 배달겨레의 핏줄백두산과 한라산 정상에서 피어난 무궁화 꽃지구촌 곳곳에 곤칠기 같은 웅비의 날개가펼쳐 지도다오늘 2007년 10월 5일이날은..
기사 등록일: 2007-09-28
영원한 나의 아버지 _이진종 목사 (캘거리 순복음 쉼터교회)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살고 있는 다나베 도모지씨에게 생일(112회)을 맞아 얼마나 더 살고 싶냐고 누군가가 물었더니 “영원히 살고 싶다”고 대답했다 한다. 사람은 나이가 먹어도 병중에 있어도 오래 살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그 사..
사랑의 언어_이진종 목사 (캘거리 순복음 쉼터교회)
얼마전 자녀중 한 아이가 지갑을 분실하여 고민에 빠져있는 것을 보고 아빠로서 위로하기는 커녕 “너는 맨날 이렇게 흘리고 다니니? 잘 간수 좀 하지 그랬니?” 라고 딸 아이에게 빈정대던 일이 기억난다.일주일이 지나고 나서 우연히 꿈 속에서 지갑이 있는 곳을 보여주어 찾았다고 딸 아이가 ..
Yukon의 사인포스트 _ 이진종 (캘거리 문협)
유콘에 들어서자 마자 독특한 이정표에 시선을 빼앗긴다아이들과 함께 밴에서 내려Sign-post 숲을 누비며이정표를 카운트 해보지만 이내 포기하고 만다.그 숫자가 61,398개가 되기 때문.세계 최대의 Sign-post를 보유하고 있는 유콘의 명물. 애초 이정표의 수집은향수병에 걸린 한 군인으로부터..
기사 등록일: 2007-09-14
산다는 것은 _ 김희조 (캘거리 문협)
그날 따라 기온이 갑자기 내려갔다. 몇 십 년만의 추위란다. 바깥은 영하 24도의 추위에 이사를 해야 했다. 이삿짐을 실으러 온 사람들이 그렇게 안쓰러워 보일 수가 없다. 옷을 얇게 입고 와서 걱정이 되었다.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은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았다. 몇 그루의 나..
기사 등록일: 2007-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