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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환 컬럼) 아내 왈 "저녁식사로 뭐 먹을래요?" 남편 왈 "It's up to You"
카나다에 이민 온지도 벌써 37년이 되어온다. 중,고등학교와 대학까지하면 10년동안 학교에서 영어를 공부하고도 우리네 교육은 말 못하는 영어를 배웠다. 정말 힘든 것이 영어라고 모두들 생각하지만 나의 경험으로는 한국어가 더 힘든 것을 일찍이 알아냈다.
1962년에 둘째 형이 미국여성과 한국에서 결혼 하셨고 형수님은 풀타임으로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 하셨고 저녁이면 두 시간씩 저녁에 과외를 했는데 내가 같이 우리말 공부를 하게 되었고 그 때 한국어가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말 어려운 언어가 한국어이다.

1967년에 이민와서 공부도 해보고 또 열심히 일하면서 영어의 어려움을 극복하며 살면서 우리가 흔히 책에서만 읽어 온 영어보다 생활에서 쓰는 영어가 더 어렵다는 것도 느끼게 되었다.
이민 생활을 하면서 요령껏 눈치 영어를 하며 생활 하는데는 쉽게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마음 속으로 느끼는 감정 표현이란 그리 쉽지 않다. 물론 우리 말로 표현하기도 쉽지 않다.

지금 기억나는 일이 한가지 있다. 60이 거의된 권사님이 아이들 양말을 사오셨는데 너무 작아 발에 맞지 않았다. 다음날로 상점에 가지고 가셔서 바꿔 오셨다. 영어가 서투신 분이 어떻게 얘기 했을까 궁금하여 물었다. 뭐라고 하시고 바꿔 오셨느냐고 물었더니 "칼라첸지오케이?" 하셨단다.
"Color change OK?" 하시고는 큰 사이즈로 바꾸신 것이다. 삶의 지혜라고나 할까? 하나 더 얘기 하겠다. 이것도 실화인데 시카고에서 있은 일이다.
1970년에 동창 집엘 놀러 갔었다. 때마침 아들을 보러 오셨던 그 친구 어머님이 60이 넘으셨는데 나를 보고 반가워 하시며 소등심을 구워 주시겠다며 장바구니를 들고 나가셨다. 얼마후 등심고기를 사오셨다. 이민와서 4년이 되도록 써로인이 등심고기인 줄 몰랐던 나는 물을 수 밖에 없었다. 할머니 말씀이 머리위에 두 손가락을 올리노 "음메" 하시고는 등을 툭툭치시고는 손가락 두개를 펴고서 "두근 줘!" 하셨단다. 할머니의 지혜에 감탄했었다.
생활에 부딪치며 표현하는 바디 랭귀지는 쉽게 배울수도 생각해 낼 수도 있지만 마음 속 깊이 느껴지는 감정은 어떻게 표현 할 것인가?

잠시 얘기를 돌려보자. 이민와 서 얼마 있다보면 부모와 자식간에 대화가 줄기 마련이다. 이유는 아이들이 학교와 동네에서 영어를 쓰다보니 자연 부모와 우리 말을 할 기회가 줄고 그러다 보니 아이들의 한국어 수준이 퇴화(?)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는 중에 부모님들이 꾀가 생겨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요구 한다.

" 얘들아! 너희들은 한국애야. 한국 말을 잊으면 않되지! " 하며 주말 한국어 교실에 보내기 시작한다. 대단한 애국자인 것처럼 보이기도하고 스스로 자랑 하는 부모도 없지 않다. 그러나 내심을 보면 아이들 영어를 못알아 듣겠으니까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시간이 갈 수록 아이들이 우리말을 못하게 됨은 당연한 것이고 이에따라 대화가 끊기는 것은 당연 할 것이다. 그럴 때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여기에서 마음 속으로 느끼는 감정 표현이 문제가 된다.1.5세나 2세들에게 우리 말이 안되는 것을 나무라기 전에, 억지로 주말 한글 학교에 보내기 전에 부모들이 해야 할 일이 있다. 이민 오기 전에 이미 영어 기초 교육은 받고 왔으니까 아이들이 학교에 적응하며 영어를 익힐 때 부모도 같이 영어 공부를 해야 한다고 주장 하고 싶다. 열이면 열사람 다 자식 교육 때문에 이민 왔다고 하면서 자기들의 의사 소통을 위해 한국어를 억지로 가르쳐서는 않된다는 것이다.

토론토에서 젊은이들과 배구를 하면서 아이들과 친구가 되어 줬을뿐 아니라 상담을 해주며 그들이 가정 생활에서 무언가 부족함을 갖고 있음을 알았다. 집에서 부모와 주고 받아야 할 사춘기와 이민 2세의 고달픔을 나에게 털어 놓았고 같이 고민 한 적이 있다.
반면에 또 하나 느낀 점은 우리 말을 잘 못하던 녀석들이 대학생활을 2-3년 하면서 자아 의식이 생기고 스스로 우리 말을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며 나중에는 나더러 우리말로 코치 해 달라는 경험을 했었다.

자식이 학비, 버스비, 운동화값은 한국어로도 할 수 있고 그런 영어는 부모도 알 수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작은 부분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오히려 부모가 더 열심히 영어를 배워야 하지 않을까?

이제 제목을 설명 하련다. 한국 여성과 결혼한 미국 친구와 맥주를 하며 나는 물었다. 한국여성과 살며 처음에 힘들었던 점이 뭐냐고 했더니 제목의 "up to you" 를 깨닫지 못해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부모님이여 여러분의 영어는 "IT'S UP TO YOU!"

기사 등록일: 2004-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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