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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퍼주고 떠나는 밥퍼 목사
"수백 명 앞에서 설교하고 세례하는 것만이 목회인가요? 가난한 사람 돌보는 것도 목회지요. 거리, 골목, 사창가에서도 목회는 이뤄지는 것이지요. 교회는 단지 건물일 뿐인 것입니다."
'밥퍼 목사‘로 잘 알려진 최일도(54•사진) 목사가 지난 7일 남양주 다일교회 담임직에서 물러났다. 최 목사는 교회에서 정한 65세 정년을 11년이나 앞서 은퇴하면서 담임목사직을 김유현(42) 목사에게 넘겨주고 앞으로 "다일공동체의 사회봉사 활동과 영성수련 인도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교회는 은퇴하는 최목사에게 원로목사라는 칭호 대신 설립목사라고 부르기로 했다.
최 목사는 "10여 년 전부터 담임목사직을 내놓는 것을 생각해왔다"며 "개신교계에서 담임목사 정년을 70세, 심지어 75세까지 늘리는 교회도 있다고 하지만 임지를 못 찾는 후배 목사들이 많은 상황에서 한 교회에서 장기목회를 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에 대해 고민해왔다"고 설명했다.
88년 청량리역 주변 노숙자와 행려병자들에게 라면을 끓여주면서 나눔운동을 시작한 그는 20년이 지난 지금 밥퍼나눔운동본부, 다일천사병원, 다일자연치유센터, 다일웰빙센터와 해외 각지의 다일공동체를 이끄는 지휘관이다.
최 목사는 "맡은 사목지가 교회 말고도 많은 만큼 그 활동에 좀 더 집중하겠다는 뜻을 장로님들과 교인들이 받아들여줬다"며 "목사의 목회지는 교회라는 울타리에 한정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눔과 봉사만이 개신교 희망-
최 목사는 교회가 준 퇴직금 4억 원을 교회에 되돌려주면서 전액 장학금으로 써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사택 전세보증금 2억 원도 세 자녀가 결혼하고 나면 1억 원을 장학금에 보태고, 부부가 사망하면 나머지 1억 원도 교회에 되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최 목사는 "나 이외에도 그런 목사님들이 많다"며 "퇴직금과 사택을 반납하는 것이 크게 내세울만한 일 또는 자랑거리가 될 수 없으며 바른 목회를 위해 힘쓰는 선한 목사님들이 모두 나 같은 결단을 하라고 하는 뜻도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노후대책이 없는 목사님들에게까지 퇴직금을 반납하라는 등의 압력으로 작용해서는 결코 안 됩니다. 오히려 이번에 우리 교회에서 장로님들이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후임 담임목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 개신교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획기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최 목사의 부인은 샬트르 성바오로 수도회 소속 수녀였다. 최 목사는 "아내가 '또 고생시작'이라며 겉으로는 투정했지만 속으로는 기뻐하는 것 같았다"며 "목회를 접을 때 물질로 보상받겠다는 생각을 절대로 하지 말라는 것이 아내의 당부였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최 목사는 “공동체를 통한 나눔과 봉사의 정신은 한국 개신교가 끝내 가지고 가야 할 희망”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여러 가지로 비난을 받고 있지만 얼마든지 자체 정화가 가능하다는 희망도 전했다. 그런 맥락에서 공동체 정신이 유지되기 힘든 교회의 대형화 문제는 한국교회가 꼭 풀어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1만 명 모이는 교회 1개보다는 1천 명 모이는 교회 10개가 건강한 것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가 아니라 '큰 것이 성공이다(Big is success)'가 됐어요. 대형교회일수록 교회의 본질과 상관없는 비본질적 요소들 때문에 그릇된 길로 갑니다. 이 땅의 교회 문제는 십중팔구 중대형 교회에서 나오는 것인데, 몇 퍼센트 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한국 개신교를 싸잡아 비난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오충근 기자)

기사 등록일: 2010-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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