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밝힌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외교통상부와 통일부를 통합, 외교통일부가 신설된다. 통일부 기능을 남북 대화 등에 국한한 것으로 사실상 통일부를 폐지했다는 평가다. 또 급증하는 재외동포 권익 보호를 위해 ‘외교통일부’ 내 재외동포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통일부 기능은 남북 대화 등 필수 업무로 축소된다. 대신 북한이탈 주민 정착지원과 대북정보 분석은 각각 지방자치단체와 국가정보원으로 이관한다.
대북경제협력 업무는 신설되는 지식경제부와 국토해양부로 넘어간다. 인수위는 통일부 폐지와 관련 “통일부의 기능을 경제교류 활성화와 남북대화 중심으로 재편할 필요가 있었다”며 “이는 특정부처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부처가 추진할 과제로 앞으로는 대외정책의 틀 속에서 조율해 일관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외동포위원회’ 신설 놓고 해석 분분
‘급증하는 재외동포의 권익 보호를 위해 ’외교통일부‘에 ’재외동포위원회‘를 신설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6일 발표한 정부 조직개편안 가운데 ‘이명박 정부’가 앞으로 재외동포 정책을 어떻게 펼쳐나갈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단서가 나왔다.
개편안에는 외교통상부 산하의 현행 재외동포재단을 그대로 두고 재외동포의 권익 보호 등을 위해 별도로 ‘재외동포 위원회’를 새로 설치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재단을 완전히 폐지하고 그 기능과 업무를 재외동포위원회가 맡아서 한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설명이 전혀 없다.
인수위는 ‘재외동포위원회’ 신설과 관련해 외교부와 재외동포재단에도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구홍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17일 “아직 내용을 모르겠다”며 “동포들에게 피부로 느낄 정도의 개선된 정책을 관장하는 기구였으면 하는데, 아직 결정된 사안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재단의 한 관계자는 “외교부가 현재 안을 만들고 있는 ‘재외국민보호법’을 제정한 뒤 그 집행.행정기구로 재외동포위원회를 두겠다는 뜻 같다”고 풀이했다.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지만 재외동포와 동포 전문가들은 “재단은 없어지고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위원회로 가겠다는 것 아니냐”며 동포 정책의 ‘후퇴’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외교부로부터 동포재단을 떼어내 독립된 기구로 격상 시켜줄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김희철 재중국한국인회 회장은 “어떤 이유로든 재외동포 정책의 후퇴는 있을 수 없다”며 “아직 그림이 정확하게 그려지지 않았다지만 동포재단을 없애고 외교부로 동포 업무와 기능을 편입하는 일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직 인수위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김영근 워싱턴한인연합회 상임고문은 “전혀 의외의 안이 발표됐다. 개편안이 워낙 극비리에 만들어지다 보니 재외동포들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한 것 같다”며 “아직 개편안이 확정되려면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동포사회의 목소리를 전달하는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배덕호 지구촌동포청년연대 대표는 “재외동포 1천만 시대가 도래하는데 현행 외교부 산하의 동포재단으로는 동포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없다”며 “동포들은 ‘동포처’나 대통령 산하 위원회 등 독립기구 설치를 희망했는데 외교부 산하의 위원회로 격을 낮춘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