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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몬톤 교민 탁재덕씨 월간 순수문학 신인상 수상
에드몬톤 교민 탁재덕씨(사진)가 한국의 월간 純粹文學 8월호에 “사랑이 있는 풍경” 등 5편의 수필로 신인상을 수상하여 한국문단에 등단하게 되었다.
통권 141권을 발행하는 월간 純粹文學은 신인당선작 심사평에서 심사위원들(구인환, 윤병로}은 다음과 같이 호평하고 있다. “이미 오랜 시간을 습작한 모습이 응모한 수필을 읽어보며 알 수 있었다. 요리조리 마치 뜨개질로 짜여진 쉐타를 보는 듯하여 뿌듯하다. 수필문학의 조건을 모두 갖춘 수작이다, 어려운 이민생활에도 글을 쓴다는 점을 용하게 생각하며 당선을 축하한다.” 
한편 한국문단의 수필가의 반열에 선 당선자 탁재덕씨는 당선 소감을 통해서 앞으로 끊임없는 노력과 겸손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듯 영혼을 헹구는 자세로 글을 쓰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탁재덕씨는 1996년 에드몬톤에 이민온 이래 <얼음꽃문학동아리> 회원으로 문학수업을 계속하면서 왕성한 문학활동을 해오고 있다.        
 
 
신인상 수상 작품집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제목 : 노년을 바라보며
 
“왜 쓰세요?” 아들이 물었고, “잘 늙기 위해서...”내가 대답했다.
얼음꽃문학동아리 문학 모임을 위해 길을 나선 어느 날, 나를 위해 왕복 다섯 시간의 운전을 맡아 해 주었던 큰아들은 이해가 되질 않았는지 돌아오는 길에 이렇게 물었었다.
마음만 급한 머리 속에 온갖 잡념들이 엉킨 실타래처럼 들어차 있어 쓰고자 하는 것의 시작과 끝이 어딘지 제대로 끌어내지 못하고 끙끙대는 내 모습이 사서 고생하는 것 같았나 보다.  
잘 늙는다는 게 뭘까? 어떻게 하는 것이 잘 늙을 수 있는 것인가? 사람이 나이 들면서 할수록 좋은 것은 덕을 쌓는 것과 베풂에 게으르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어디에선가 읽은 그 말을 늙음에의 지침으로 삼고 있다. 나이 들어가면서 이름 값 좀 해야겠다는 자각이 드는가 보다.
어느 자리에선가 탤런트 강부자씨는 곱게 늙는다는 건 나잇값을 한다는 것이며 넉넉한 가슴을 가진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그것이 맥락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나도 노년의 행복을 위하여 애쓸 일이다. 
덕을 쌓노라면 베푼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따르는 것이리라. 덕을 쌓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덕을 쌓기 위한 기본은 자기 성찰을 통한 자기 다듬기라고 생각한다. 수도승이 아니니 세상 등지고 벽면 참선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오, 관상 수녀처럼 기도 속에 묻혀 생활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닌 내가 택한 자기 성찰이 바로 수필 쓰기이다. 
수필은 자기 체험을 바탕으로 하는 일인칭 문학이라는 말처럼 고백적일 수밖에 없으니 자기 인격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겠는가. 나를 표현한다는 것은 곧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갖는 것이며 내가 주인공인 글을 세상에 내어놓음은 자신과의 약속으로, 글과 일치하는 삶을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니 결국 수필을 쓴다는 것은 자기 만들기라고 생각한다.
자기 만들기를 길가에 뒹구는 돌멩이처럼 할 사람은 없으리라. 적어도 냉수 한 대접 시원스레 담아낼 수 있는 생활 자기(瓷器) 쯤을 굽는 자세로 마음과 몸을 가다듬지 않을까. 
나에게 쓰지 않으면 안될 대단한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니오, 쓰지 못하면 죽을 것같은 기막힌 작가적 자질이 있음은 더더욱 아니다. 문학에 뜻을 두고 공부한 적도 없으니 아는 척 하며 어려운 글들을 늘어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진솔한 자기 고백적인 자세로 마음이라는 그릇에 고여드는 평범한 일상의 느낌을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리듯이 투명하게 풀어내고 싶을 뿐이다.
남편과 자식 셋을 둔 가정주부에 지나지 않으니 내 정서가 솟아오르는 샘처럼 넘쳐흘러 쓰고 싶은 것들을 가슴에 맺히고 고일 미사여구로 줄줄이 포장할 수 있음도 아니다. 그저 재래식 시장 통에서나 만남직한 평범한 아줌마들이 무릎 치며 공감할 수 있는 생활 속의 나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사는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글로 표현하려 함이다. 
언젠가 희생양이 되어 내 글 속에 올라앉은 남편이 너무 한 거 아니냐며 불평을 하자 “없는 일도 아닌데요, 뭐.”라고 말한 아들이 후일 사생활을 보장하라며 데모라도 하게 되는 건 아니지 모를 일이다. 아니면 어느 날엔가 내가 팔불출이 되어 있겠지. 
오늘도 나는 손이 닿지 않는 창틀에 내려앉은 먼지처럼, 내 마음에 켜켜이 앉았을 먼지를 털어 내는 자세로 수필을 쓰고자 하나 남편은 내 마음속 먼지 털기보다 가게의 물건들에 쌓여진 먼지를 먼저 털어 주기를 바라는 눈치다. 이것이 현실이다.
이것을 거부하지 못하는 건 바로 내 한계다. 하지만 나에게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건 아직 내가 젊다는 것이며 기회가 있다는 것이니 이 또한 기쁨이 아니랴. 지금 내가 처해 있는 현실을 열심히 사는 것 또한 노년을 위한 저축임을 아는데 마음속 먼지 털기에만 바빠서 현실을 외면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되겠지. 
늙음에 대비해서 지금 열심히 일하며 건강을 염려하듯이 성숙한 내면의 늙음을 위하여 무언가 해야 할 것 같은 조바심이 있는 한 나는 쓰기를 포기하진 않을 것이다. 매사에 부정적이고 불만에 차서 남의 흉이나 보는 일밖에는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더불어 사는 법을 모르는 고집 센 늙은이가 되고 싶진 않으니까. 
이 가을, 당신에게도 수필 쓰기를 권하고 싶다.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5년 8/12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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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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