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기간 중 지급됐던 긴급 지원금인 CEBA(Canada Emergency Business Account)의 대출 상환 연장 소식에 업계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캐나다 연방정부는 팬데믹 기간에 소규모 사업체에게 제공했던 CEBA의 상환기간을 연장한다고 14일 발표했다. 하지만 연장된 기간은 불과 18일에 불과했다. 당초 상환 기한은 올해 말이었으나 이를 내년 1월18일로 연장한 것이다.
정부는 어려움을 겪는 사업체들이 많아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으나 작년 말 1차 연장 당시 1년을 유예했던 조치와는 달리 이번엔 단기간만 연장시켜 ‘눈가리고 아웅’ 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EBA는 소상공인들에게 최대 6만 달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정해진 기간 내 대출금을 모두 상환하면 2만 달러를 면제해준다. 만약 기한 내 갚지 못하면 2026년말까지 5%의 이자를 포함한 대출금 전액을 상환해야 한다. 이번 정부의 연장 조치로 내년 1월18일까지 대출금을 상환해야 2만 달러를 면제받을 수 있다. CEBA 대출금을 재융자한 업체의 경우 내년 3월28일까지 상환기일이 3개월 연장됐다.
소상공인들은 팩데믹 이후에도 영업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못했다면서 또 한번 상환기한을 1년 더 연장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이들은 이번 연장 조치를 환영하면서도 연장 기간이 너무 짧은 점에 대해서는 비판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캐나다 소규모비즈니스연합인 CFIB는 “25만개 이상의 업체들이 대출 상환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며칠 더 연장되는 대출 면제 기한은 지금 상환할 돈이 없는 수많은 업주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CFIB에 따르면 CEBA 대출을 받은 사업체 중 69%가 일부의 대출금 조차 갚지 못했으며 대출금을 완전히 상환한 곳은 9월 현재 18% 뿐이다.
CFIB는 대출 상환 기한 연장을 요청하는 청원을 시작했으며 캐나다 전역에서 약 4만개 이상의 서명을 모았다고 밝혔다.
캐나다 레스토랑협회도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의 대출 상환 기간 연장에 실망을 표했다.
협회는 지난 1년 동안 무이자 기간을 12개월 연장해 달라고 정부에 간청해왔다고 밝히며 이번 상환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달라고 연방정부에 촉구했다.
Restaurants Canada의 켈리 히긴슨 사장은"레스토랑 운영에 드는 모든 비용이 기록적인 수준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올해 7월 기준으로 레스토랑의 51%가 적자를 보거나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팬데믹 이전 12%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라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으로 인한 부채와 인플레이션에서 아직 회복하지 못한 식당들이 재융자를 받지 못할 수 있어 우려된다”며 “이로 인해 캐나다 전역의 크고 작은 지역사회에서 수천 개의 레스토랑이 문을 닫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여행업계의 27%가 적어도 10만 달러 이상의 부채가 있으며 56%는 적어도 5만 달러, 80%는 최소 1만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영민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