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을 올리는 대신 제품의 양을 줄이는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과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 캐나다 경제를 휩쓸고 있다.
상품 진열대의 제품이 점점 더 작아지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줄어든 양을 같은 가격에 구입하는 만큼 인상된 가격을 지불하는 셈이다.
스킴플레이션은 스킴프(skimp)와 물가상승을 뜻하는 합성어로 가격은 유지하면서 제품과 서비스의 양이나 크기를 줄이는 것을 뜻한다. 같은 가격에 제공되는 제품의 양이 줄어든 만큼 실제로는 가격이 인상된 것과 마찬가지이지만, 가격 인상보다는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이 덜해 저항이 비교적 낮은 것이 특징이다.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즉 수축 인플레이션도 같은 개념이다.
CTV News는 캐나다 전역에 걸쳐 많은 식품업체들이 가격 인상과 제품 크기 축소 외에도 제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저렴한 재료로 제품을 구성하는 스킴플레이션을 하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소비자 변호사인 에드가 드로스키는 화장지를 예로 들면서 “점점 얇아지는 걸 눈치챘냐?"면서 "이것은 제조업체가 종이 펄프를 덜 사용해 제품을 인색하게 만드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킴플레이션은 기업이 변경 사항을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특정 법률이 없기 때문에 적발하기 어렵다”면서 “더 작은 제품에 동일한 가격을 지불하는 슈링크플레이션과 마찬가지로 일부에서는 이 관행이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소비자 물가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기업은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서비스나 재료에 대한 지출을 줄인다. 이렇게 줄어든 부분의 영향은 가격을 높이지 않더라도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달하우지 대학의 식품 유통 및 정책 교수인 실비아 촬리부아스에 따르면 캐나다에 이미 스킵플레이션이 만연돼 있다.
그는 "식품 제조업체는 수년 동안 스킴플레이션 접근 방식을 사용해 왔다"면서 "회사들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제품을 재구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예로, 첫 번째 성분을 ‘밀크 초콜릿’에서 팜유와 같은 저렴한 재료를 포함하는 ‘초콜릿 코팅’으로 변경한 그래놀라 바(granola bar) 브랜드를 제시했다.
소셜 미디어에도 이와 관련한 캐나다 식료품에서의 경험이 게시되고 있다.
이달 초 한 고객은 유통 기한을 연장하기 위해 닭고기에 라벨을 다시 붙이는 것을 발견했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경고했는데 이에 대해 Metro는 "식품담당자의 실수"라면서 사과하기도 했다. 또 지난 여름 동안 TikTok 사용자는 반쯤 채워진 칩 봉지에 대한 비디오를 게시하면서 Loblaw에 사과를 요구했다. (안영민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