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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활절을 맞이하며
▣ 길었던 겨울
이번 Groundhog Day는 2월2일이었는데 기상통보관 노릇을 톡톡이 하는 작은 동물은 겨울이 곧 끝날 것을 예보했다. 정말 그럴 것 같았다. 사람들은 따뜻한 햇빛을 받은 대지가 훈훈해져 눈과 얼음을 녹이고 그 사이로 녹색 생명이 비집고 나올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3월 말 부활절이 한 주 남은 지금도 우리는 깊은 흰색 겨울 속에 있다.
올해는 그 자그마한 동물의 날씨 예보가 틀렸으나 매니토바 groundhog은 그림자를 뒤돌아 보아 겨울이 6주 더 남았다고 예보했다. 그림자를 보고, 안 보고에 따라 겨울이 끝났다 혹은 겨울이 6주 더 남았다는 속설은 2월이 되면 아무리 추워도 6주 후면 봄이 온다는 인간 경험의 축적이었을 것이다.
3월 말에 폭설이 내려 QE2 고속도로가 연쇄충돌로 교통이 통제되고 출, 퇴근 시간이 평소보다 두배 이상 걸리고 날씨마져 추워 아침 기온이 영하 20도라 해도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는 것은 자연의 섭리로 올해 겨울이 유달리 길게 느껴지는 것은 3월에 내린 두 차례 폭설 때문이다.

▣ 부활절

부동자세로 서 있을 것만 같은 국방부 시계가 돌아가듯 아무리 겨울이 길어도 봄은 온다. 봄이 오는 소리인지 이번 주에는 종려주일, 유월절, 성 금요일, 부활절 등 기독교와 관련된 날이 많다. 그리고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부활절 연휴를 갖는다. 누구에게나 태양이 비치듯 신의 은총은 누구에게나 부활절 연휴를 허락한다. 예수를 믿던 안 믿던.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께서 3일만에 부활한 것을 기념하는 부활절은 이교도 풍습에서 온 것이지만, 이에 기독교적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부활절이 봄인 것은 이교도들도 봄이 생명을 잉태하고 소생하는 계절로 알았기 때문이다. 부활절에 상징으로 쓰이는 색깔있는 달걀도 이교도 풍습으로 달걀은 다산 풍요의 상징이다.
고대 유틀란트 반도에는 게르만족의 일파인 튜튼족이 살고 있었다. 현재 유틀란트 반도의 2/3는 덴마크 영토이고 남쪽 1/3은 독일 슐레스비히홀스타인 주에 속한다. 북해의 차갑고 거칠고 험악한 풍토에서 살던 튜튼족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환경을 찾아 남쪽으로 이주해 로마와 전쟁을 하면서 로마문명을 받아들였다.
튜튼족의 여신 에아스트레(Eastre)는 봄의 여신, 새벽의 여신으로 생식과 다산의 상징이었다. 부활절(The Resurrection Day)을 이스터(Easter)라고 하는 것은 튜튼족의 여신 에아스트레(Eastre)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초기 기독교 교부들은 이교도들에게 복음전파와 부활을 전하는데 문자도 없었고 설령 문자가 있다 해도 무지몽매한 이교도들이 난해한 성경을 해독을 못하니 이교도 의식을 기독교에 접목해 전파했다. 천주교에 성상이 많은 것도 그런 쪽으로 이해가 가능한데 그것을 천주교=우상숭배라고 매도하는 것은 역사에 대한 몰이해가 아닐까.
성탄절은 12월25일인데 부활절은 해마다 바뀐다. 음력이 복병처럼 숨어있기 때문이다. 춘분 지나고 첫번째 보름달(만월) 직 후 일요일이 부활절이다. 올해 춘분이 3월20일인데 춘분 지나 첫번째 만월이 3월26일이고, 26일 직 후 일요일이 3월31일이다.
천주교와 개신교는 그레고리력을 쓰고 있지만 동방정교회는 율리우스력을 쓰고 있어 동방정교회 부활절은 늦다. 천주교, 개신교의 부활절이 4월3일 이전이면 최대 35일까지 늦어진다.
유대인들은 원래 태음력을 지켰다. 그러다 이집트에서 노예생활하며 태양력의 영향을 받았고 바빌론에서 포로생활하며 바빌론 영향을 받아 태음태양력을 배웠다. 유월절이나 부활절 모두 태음력의 영향을 받는데 하나님의 성회(교주 안상홍 1985년 사망)에서는 성탄절이나 부활절이 아닌 유월절을 가장 큰 절기로 지키는 흥미로운 교파다.
초대교회는 유월절을 기준으로 부활절을 지켰으나 의견충돌이 생겼다.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는 파와 기존 방식을 반대하는 파가 생겨 325년 1차 니케아 공의회에서 부활절을 정해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다.

▣ 1차 니케아 공의회

콘스탄티누스 1세가 소집해서 열린 니케아 공의회는 콘스탄티노블(이스탄불) 부근의 작은 도시 니케아에서 열린 회의로 교회 지도자 300명이 모인 회의다. 니케아 공의회에서는 부활절 말고도 기독교의 뼈대가 되는 중요한 교리, 진리문제를 정리했다.
니케아 공의회 주요의제가 삼위일체론이다. 삼위일체를 놓고 아리우스, 아타나시우스의 논쟁이 벌어졌다. 니케아 공의회는 황제권력이 교회(종교)문제에 개입하는 나쁜 선례를 남겼는데 당시 모인 교부들은 이단논쟁에 정신팔려 국가권력이 교회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신경 쓰지 않았다.
니케아 공의회에서 아리우스를 지지하는 파들은 소수로 삼위일체가 정론으로 채택되었는데 황제는 서명을 요구했고 서명을 거부한 아리우스파는 이단으로 몰렸다. 그러나 아리우스파 주장의 이단성 여부보다 황제가 결정한 문제에 불복했다는 것이 더 불리하게 작용했다.
즉 이단 보다 황제의 결정에 반항한다는 것에 대한 징벌이 더 크게 작용했다. 콘스탄틴누스황제는 기독교의 수호자를 자처했지만 기독교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가 정말 기독교에 관심이 있었고 삼위일체를 진리로 믿었다면 죽기 직전 세례 받을 때 아리우스파 성직자에게 세례를 받지 않았을 것이다.

▣ 공존과 화해

중세는 기독교 도그마가 지배하던 세계였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처럼 중세의 절대 진리 기독교는 부패 했고 그 여파로 16세기 종교개혁이 시작되었다. 17세기는 종교개혁의 결과 나타난 교파들이 상호 배타적인 입장에서 교파적 정통을 주장하던 시대이다. 그 때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교파가 지금에는 전세계적으로 500개 기독교 교파가 있다고 한다.
종교개혁, 과학의 발전 등의 흐름 속에서 기독교 사회는 갈등과 전쟁을 겪으며 계몽주의 시대로 가고 있었다. 꿈에서 깨어났다고(계몽(啓蒙)) 생각한 유럽 사람들은 자신의 이성(理性)을 따라 살려고 했다. 계몽주의 이전에는 기독교 도그마가 절대권위를 가졌다면, 이제는 인간의 이성이 절대 권위를 주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성과 합리가 반드시 진리는 아니지만 나만이 옳다는 독선에서 깨어나려면 내 자신을 돌아보며 성찰하는 이성적 판단이 필요하다. 이번 부활절에는 나를 돌아보며 이성적 판단을 하는 기적이 일어나 500여개에 이르는 기독교 교파들이 서로 다른 것을 들쳐내며 이단이라고 할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공유하고 있다는 동질감을 찾아 공존과 화해의 악수를 할 수 있는 그런 부활절이 되었으면 이라는 상상을 해보는 것이다.
길었던 겨울이 가고 언젠가 봄이 오는 것처럼 부활절을 계기로 남, 북한도 길고 긴 갈등의 관계를 끝내고 공존과 화해가 찾아왔으면 하는 상상과 함께.============

기사 등록일: 201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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