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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선거 이야기, 정치 이야기(기자수첩)
-젊은 시장들의 등장-

앨버타 전역에서는 10월 21일 시장, 시의원, 교육위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municipal election)이 있었다. 앨버타 주도 에드몬톤에서는 34세의 돈 이베슨(Don Iveson)이 노련한 정치인 카렌 레보비치(Karen Leivobici)를 가볍게 물리치고 시장에 당선되어 35대 시장으로 에드몬톤 시정을 이끌게 되었다.
캘거리에서는 예상대로 41세의 젊은 넨시 시장(Naheed Nenshi)이 압도적 표 차이로 당선되어 두 번째 임기를 맞이했다. 캐나다는 연방 선거, 주 선거, 시 선거에 연임 제한 규정이 없다.
지난 2010년 캘거리 시장 선거는 3명이 팽팽하게 맞서는 예측불허의 3파전을 전개 했다. 에드몬톤 지난 시장 선거는 스태판 맨델 시장이 데비드 도르워드를 거의 더블 스코어 차이로 이겼다. 그러나 이번 캘거리, 에드몬톤 시장 선거는 결과가 어느 정도 예측 되었다.
회교도인 넨시 시장은 일부 골수 보수파 기독교 세력이 그의 종교를 문제 삼아 “이교도에서 시정을 맡길 수 없다”고 거부 반응을 나타냈으나 찻잔 속에 태풍으로 그의 재선 가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한국인들 중에서도 일부가 그의 종교, 피부색을 문제 삼아 종교적 편견, 인종차별적 발언을 일삼았다.
그러나 넨시 시장은 총 투표수 262,342 표 중 193,354 표를 얻어 74%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압승을 거두었다. 이번 여름 앨버타는 100년 이래 처음이라는 홍수를 겪어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나 넨시 시장은 자연 재해의 뒤처리를 잘 해서 “홍수 마저 그를 도왔다”는 평을 들었다.
2010년 시장 선거에서는 3 후보가 접전을 벌인 끝에 넨시 시장이 39.6%의 득표율로 당선 되었고 2007년 선거에서는 Dave Bronconnier 가 61.08%의 득표율로 당선 되었으니 이번 선거의 득표율 74%는 경이적이라 할만하다. 캘거리 시장 선거 득표율 기록은 1983년 랄프 클라인의 80.3% 일 것이다.
에드몬톤은 캘거리 시장선거에 비해 약간 흥미로워 케리 디오트, 카렌 레보비치, 돈 이베슨의 삼파전이 예상되었다. 초반에는 주 의원 경력을 비롯해 다양한 정치경험이 있는 레보비치가 유리한 듯 했으나 선거가 중반전을 넘어서며 판세를 젊은 후보 돈 이베슨에게 기울기 시작했다. 그래도 카렌 레보비치, 케리 디오트 후보는 최선을 다했다.
돈 이베슨의 우세가 점 쳐지는 가운데 개표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개표와 동시에 시작된 출구조사는 돈 이베슨의 압도적 우세로 나타났다. 9시30분 에드몬톤 저널 출구조사는 케리 디오트 66표 6.53%, 돈 이베슨 714표 70.62%, 카렌 레보비치 146표 14.44%로 일찌감치 승자가 확정되었다.
최종 개표결과는 돈 이베슨이 132,162 표를 얻어 득표율 62.2%를 기록했고 차점자 카렌 레이비치는 41,182 표를 얻어 득표율 19.4%를 기록했다.
34세의 젊은 시장이 탄생한 것이다. 시장 선거에 돌입하였을 때 그의 젊음과 경험 부족이 약점으로 지적되었으나 랄프 클라인도 38세에 캘거리 시장에 당선되어 성공적으로 시정을 이끈 것을 생각하면 나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에드몬톤 최연소 시장 기록은 1906년 윌리엄 그리스바흐(William Griesbach)로 28세에 시장으로 선출되었다. 그의 시장 임기는 1년이었다.
에드몬톤은 변하고 있다. 중소도시에서 대도시로 탈바꿈 하며 지하철 공사, 우범지대화 한 다운타운의 면모일신, 하키 경기장 건설, 박물관 건설, 다운타운 비행장 재활용 계획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들이 많이 있다. 급변하는 에드몬톤 환경에 맞춰 에드몬톤 시민들은 젊은 시장을 선택했다.
전임 시장 스테판 맨델은 시청 2층 시장 집무실을 이미 비웠다. 그는 형식상 오늘 29일 시의원들의 선서식까지 시의원 자격을 유지한다.

-통계로 보는 앨버타 선거-

에드몬톤은 총 유권자 619,138명 중 213,585명이 투표에 참가해 34.5%의 투표율을 보였다. 이것은 지난 번 지방선거 참가율 33.4% 보다는 높아진 것이다. 2007년 선거에서는 27.2%의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했다.
캘거리는 투표 집계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투표율이 30%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캘거리는 2010년 선거에서 투표율 53.4%의 경이적 투표율을 보인 적이 있다. 그 선거에서는 현 시장인 넨시가 39.6%의 득표율로 신승했다. 뒤 이어 Ric Mclver 후보가 31.7%의 득표율을, Barb Higgins 후보가 25.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2007년에는 3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작년에 치러진 앨버타 총선 투표율은 57%였다. 현 집권당과 같은 이념 성향을 가진 Wild Rose당이 약진, 선전한 결과가 높은 투표율로 나타났다. 2008년에는 40.5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2004년에는 투표율 45.12%를 기록했다.
2007년 캘거리 시장선거나 작년 앨버타 총선은 이례적으로 투표율이 높았으나 통상 시 선거 투표율을 30%-40%대, 주 총선은 40-50%대로 높은 편이 아니다.

-투표율이 저조한 이유-

미국의 정치학자 로버트 달(Robert Dahl) 교수는 개인이 정치에 무관심 한 것을 여러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는데 캐나다나 기타 선진국의 투표율 저조 현상을 신뢰형 무관심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정치체제 안에서 이루어지는 공정성과 정통성에 대해 신뢰가 있으면 개인이 정치참여를 불필요하게 느낀 다고 설명했다.
간단히 말해서 내가 투표 안 해도 내가 관심 없어도 정치가 잘 돌아가고 불만 없이 살아가는데 굳이 관심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의 예를 보면 2012년 실시된 한국 18대 대선 투표율은 75.8% 기록했다. 2007 17대 대선에서는 투표율 63%를 기록했는데 역대 최저라고 한다. 2002년 16대 대선은 70.8%를 기록해 수치만 놓고 볼 때 한국 투표율은 캐나다의 거의 두 배 정도 된다.
한국과 캐나다는 정치 풍토, 환경도 다르고 시민의식, 민주주의 수준도 달라 수치만 갖고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투표율이 높다고 해서 민주주의 원리가 정치현실에 잘 반영되고 국민들이 만족한 삶을 산다고 볼 수는 없다.
더구나 투표할 후보를 정할 때 정책이나 비전, 국가나 지역사회의 장래를 외면하고 학연 지연 등 동류의식, 동정이나 감상 등 감정에 치우쳐 ‘우리가 남이가’ 식으로 묻지마 식으로 투표한다면 높은 투표율이 민주주의를 망치는 독이 될 것이다

-격양가를 부르며-

해가 뜨면 일하고 일출이작(日出而作)
해가 지면 쉬고 일입이식(日入而息)
우물 파서 마시고 착정이음(鑿井而飮)
밭을 갈아 먹으니 경전이식(耕田而食)
임금의 덕이 내게 무슨 소용이랴 제력우아하유재(帝力于我何有哉)
전설의 태평성대는 요순 시대를 말한다. 요 임금이 천하를 다스린 지 50년 되던 해 왕은 백성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 변복을 하고 거리로 나섰다. 어느 노인이 길가에 두 다리 쭉 뻗고 앉아 한 손으로는 배를 두드리고 한 손으로는 땅 바닥을 치며 장단에 맞춰 노래를 불렀으니 곧 격양가다.
노래를 들은 요 임금은 크게 흡족했다. “내가 일을 제대로 하긴 하는구나.” 정치의 요체는 정치의 고마움을 알거나 정치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보다 정치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이 정말 위대한 정치라는 것이다.
한 손으로 배를 두드리고 한 손으로는 땅바닥을 두드리며 노래하는, 함포고복(含哺鼓腹)은 장자(莊子)가 말한 다스림의 최고의 경지로 백성들이 먹을 것이 풍족하여 아무 걱정 없이 즐겁게 살아 가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 가운데 상위로 꼽히는 스위스, 그 나라 사람들은 대통령 중심제인지 내각 책임제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심지어 대통령 이름조차 몰라 빈축을 사기도 하지만 일인당 국민소득이 70,000불이 넘고 실업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고 인플레도 거의 0%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니 지상낙원은 아니지만 그쯤 되면 현대판 태평성대인 요순시대라고 할만하다.
대통령 이름도 모르고 투표율 낮은 것이 자랑은 아니지만 굳이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아도 된다는 정치적 무관심이 민주주의가 정착된 서구사회의 보편적 현상임을 감안할 때 정치적 참가가 모두 선이 되지 않고 정치적 무관심이 모두 악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설의 태평성대 요순시대나 장자가 말한 함포고복의 의미는 현대사회에서도 유효한 정치적 수단이다.

기사 등록일: 201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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