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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알버타문학 민초신인문학상 종합 심사평

2026년 알버타문학 민초신인문학상 본선에 올라온 응모작품을 정독하면서 깊은 울림을 받았습니다. 문학상이 생긴지 2년차인데도 응모작품 수준이 일정 수준을 넘어섰고, 시, 영시, 수필, 소설 등 장르가 다양하다는 점과, 영어권 문화 속에 살아가는 분들이 모국어를 잊지 않고 문학을 한다는 자체가 반가웠습니다. 작년에 비해 동화와 평론이 응모되지 않은 점이 아쉬우나 인프라가 부족한 낯선 땅에서 열린 공모전이니만큼 양과 질적인 면에서 풍작을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제2회 알버타문학 민초신인문학상은 이민의 삶과 디아스포라의 정서, 신앙적 상상력과 존재론적 사유, 그리고 일상의 순간을 포착하는 시적 통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와 목소리가 어우러진 뜻깊은 결실을 맺었습니다. 특히 수필·단편소설·영시·한국시가 고르게 두각을 나타내며, 해외 한글 문학의 현재적 지평과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금년도 작품들은 고른 분포와 다양한 연령층에서 응모되었는데,

장원으로 선정된 조대훈의 〈그리움 앞에 선 문장들〉은 이민자의 삶을 관통하는 ‘그리움’을 개인적 체험에서 가족 서사와 역사적 기억으로 확장해낸 수작입니다. 캐나다 서부의 장엄한 자연을 배경으로 내면의 결핍을 대비시키는 구성은 절제된 문장 속에서도 깊은 울림을 자아냈습니다. 특히 글쓰기의 동기와 한계를 솔직히 드러내는 자기 성찰은 진정성을 획득하며, 삶과 문학이 분리되지 않는 지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습니다. 본 작품은 ‘왜 우리는 쓰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에 조용하지만 단단한 응답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차상 수상작4편 또한 각기 다른 미학적 성취를 보여주었습니다.
-이은정 시인의 〈Passing By〉는 존재를 ‘통과’의 이미지로 사유한 영시로, 간결하고 절제된 언어 속에 삶에 대한 수용과 긍정의 태도를 담아냈습니다. 유한과 영원을 잇는 인식, 그리고 마지막 미소의 이미지로 귀결되는 따뜻한 시선은 신인으로 서의 가능성과 더불어 이미 성숙한 세계 인식을 보여주었습니다.

-박원희 시인의 〈접시 위의 쌍무지개〉는 일상 생활속에서 우연한 빛의 장면을 인생의 기회와 시간에 대한 은유로 확장한 작품입니다. 사소한 순간을 놓친 아쉬움을 통해 현재를 성찰하게 만드는 힘, 그리고 절제된 표현 속에 남는 긴 여운은 이 시의 가장 큰 미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디 김의 단편소설 〈디아블로의 눈물〉은 선과 악의 구도를 바탕으로 ‘사랑’이라는 영원한 화두를 종교적 알레고리 로 형상화했습니다. 악마의 시선을 통해 모성의 희생과 구원의 가능성을 역설적으로 조명한 상상력은 신인다운 패기와 진정성을 드러냈습니다. 다소 직선적인 전개에도 불구하고, 상징적 이미지와 신앙적 메시지를 결합하려는 서사적 야심이 돋보였습니다.

-이경호 수필가의 <재촉하지 않는 길, Alberta 남쪽으로>는 일상의 즉흥적 여행을 통해 공간과 역사, 삶의 결을 사유한 성찰적 기행문입니다. Calgary에서 Lethbridge까지 이어지는 여정 속에 Fort Macleod과 Lethbridge Viaduct 등을 차분히 조망하며, 빙하가 남긴 지형을 통해 자연의 시간과 인간의 역사를 겹쳐 사유한 점이 특징입니다. 서두르지 않는 시선과 절제된 관찰이 돋보이나, 일부 설명은 더 압축된다면 한층 응집력 있는 작품이 될 것입니다.

이번 공모전은 화려한 수사나 기교보다는 삶의 체험에서 길어 올린 진정성과 성찰의 깊이가 돋보였습니다. 각 작품은 서로 다른 결을 지니고 있으나, 공통적으로 ‘삶을 견디고 기억하기 위한 언어’라는 문학의 본령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알버타 지역 한인 문학이 단순한 향토적 기록을 넘어, 보편적 정서와 철학적 사유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고무적인 성과입니다.

또한 두 편의 가작은 시 부분이 차지했습니다.
조광수 시인의 <새벽녘 종소리>는 기억과 현재를 잇는 청각적 이미지를 통해 정서의 울림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부자리 속 온기’와 ‘창문 틈새’ 같은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표현은 독자로 하여금 어린 시절의 풍경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며, 종소리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시간과 추억을 깨우는 매개로 기능하게 합니다.

특히 과거의 언덕 위 종소리와 오늘의 교회당 종소리를 병치함으로써, 세월의 흐름 속에서 희미해 저 가는 기억의 애잔함을 절제된 언어로 담아낸 점이 돋보입니다. 과장되지 않은 담백한 서정이 오히려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라 당선작 가작에 올립니다.

김미라 시인의 「바람의 온도」는 계절의 풍경을 통해 존재와 소멸의 의미를 성찰한 서정시입니다. 시린 바람, 유리처럼 반짝이는 햇살, 질퍽한 눈길 등 감각적 이미지가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며 정서의 온도를 세밀하게 조율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라짐은 끝이 아니라 형태를 바꾸는 일”이라는 인식은 자연의 변화를 삶의 통찰로 확장시키며 작품의 중심을 단단히 세우고 있음이 두드러집니다.
군더더기 없는 언어와 절제된 호흡 속에서 기억과 시간의 흐름을 투명하게 길어 올린 점이 돋보이나, 아쉬운 것은 행과 연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것과 은유와 비유가 부족한 점이 흠입니다.
제2회 알버타문학 민초신인문학상은 신인들의 첫 항해를 격려하는 자리이면서 동시에, 해외 한글 문학의 새로운 물결이 시작되는 출발점입니다. 이번 수상자들의 문장이 앞으로 더욱 깊고 넓은 세계로 나아가, 알버타에서 피어난 문학의 씨앗이 한국어 문학의 또 다른 지평을 열어 가기를 기대합니다.
-심사평: 김순진 교수ㅣ 시인 수필가 평론가 한국문인협회 이사

기사 등록일: 2026-03-10


운영팀 | 2026-03-10 1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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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ksan | 2026-03-10 21: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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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타문학 민초 신인문학상 수상자분들 큰 박수로 축하드립니다. 우리 모국어가 알버타문학에서 꽃을 피워 세계에서 K문학의 저력을 보여주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아동문학을 하는 저로서는 이번에 동화응모작이 없었다는데 좀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우리 이민 아이들이 모국어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문학인이 무한한 노력을 해야할것입니다. 아동문학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동심을 심어주는 귀한 장르입니다. 그리고 심사평을 써 주신 김순진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거듭 수상자분들 축하드립니다. 알버타문학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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