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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12월 종착역에

작성자 민들레 영토 게시물번호 5016 작성일 2011-12-29 13:23 조회수 2175

        

 

 해마다   12  종착역에 

 

 

그래  엊그제 

시발역(始發驛)  떠난  은빛  기차가 

설원의  풍광을  벗어날   

가벼운  입김으로  그려넣은  차창속  그림은  

마음을  부려놓은  꿈의   ()이었지.

 

 

나를  싣고  가는  열차의  행선은 

반드시    목적의  예정지를  부탁하진  않았건만 

우리  모두의  무임승차를  묵인한   

눈녹은  마을을  지나 

봄꽃  기어오르는 산허리  에둘러 

철거덕 철거덕  철교를  지나는 

뼈아픈  신음소리를  내며 

간간히  묘역이  있는 간이역에 

 몇을  툭툭  떨궈  놓기도  했지.

 

 

더러  꽃구경  단풍놀이를  위해 

환승을  노리는  그대들도  종내는 

다시     떨어지는  12,

  역광장에  모여 

빗나간  후회를  술잔에   버무리며 

  해의  마지막  기적소리를  가슴에  담으리라.

 

그래  우리  모두의  생은  또다시  

새해  아침   뜨는   열차를   운명처럼   승차해야   하니까요,

20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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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아프리카  |  2011-12-2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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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떠나 다시 겨울에 되돌아 온 건가요? 4계절의 순환은 어김없지만, 이 순환이 인생의 은유로 환원될 때, 마음은 무겁기도 하고 슬퍼기도 하고, 외롭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 여정을 다 따라 갈 수 없기에 중간에 이별을 해야 하고 또 되돌아온 겨울 여행은 전혀 다른 순환임을 고백하게 됩니다.
민들레 영토  |  2011-12-29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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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되풀이 하는 한 해의 여정 중에도
무엇 하나 이렇다 할 결과물 없이
또 이 해의 마지막을 맞습니다.

시작과 끝의 간극에서
후회와 부끄러움을 고백하며
너무 많이 흘러 온 세월이 아프군요.

댓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내사랑아프리카  |  2011-12-3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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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겐 2011년은 의기소침한 한 해였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멍한 상태로 마치 밤에 터널 속에 갇혀 있는 기분이었는데, 늦게야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습니다. 간이역에 내릴 지, 다시12월의 종착역까지 올지 모르니 열심히 살고 마음의 성찰도 게을리하면 안될 것같습니다. 민들레님, 새해에 건강하시고 복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