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아빠
내가 사는 땅에
해마다 철새 날아와
알수 없는 언어를 노래 하네.
쇠기러기, 목기러기
먼 비상의 쇄진함이
어린새의 날갯짓 안심 할수 없어
어미새 까지 따라나선 구만리길.
먹이가 아닌
텃새 둥지도 아닌
끼륵 끼륵 툰두라 낯선땅의 혀굴리는
울음인가 웃음인가
지저귀는 그소리 그리 간절 했더가.
어미, 새끼, 다 떠난 빈 자리
혼자 남은 손엔
슬픈 명함 한장
" 기러기 아빠 " 라 글자 박혔네.
흩어진 체온
좁힌 공간으로 끌어안고
눈물로 넘기는 라면 봉지 곁에
차곡히 쌓아놓는 아빠의 에너지는
얼마를 더 환전해야 시름이 끝날까.
안개비처럼 눈밑이 점차 흐려 오는데
삶은 살아갈수록 알수 없는 미궁
믿음없는 것들로 너무 어지럽구나.
하필이면
가족사랑 남다른 기러기가족
빈 무덤 같은 둥지위에
혼 자 눈뜨는 연습이
이토록 잔인한 일일줄 미쳐 몰라
하늘속 가장 깊은 빛
차라리 꿈속으로 날아간
슬픈 기러기 아빠
어젯밤은
지상의 마지막밤
하늘아래 가장 기나긴
잠들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