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한님,
지난 댓글의 제목 (교회는 손떼라)이 조금 지나친 점은 있지만 교회가 이런저런 한인사회의 사회적 문제해결을 빌미(?)로 한인사회의 중심에 서야한다는 주장엔 여전이 반대입니다.
먼저 교회대세론 (한인사회문제 해결에는 교회만한 단체가 없다는 생각)이 내포하는 배타성, 위험성, 오만함, 그리고 불가능성을 지적하지 않을수가 없군요. 교회대세론의 근저에는 교민/유학생의 절대 다수가 기독교인이라는 수적우위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다수의 기독교인 반대편엔 저를 포함한 소수의 타 종교인 및 무신론자들이 있습니다. 교회대세론은 이런 소수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습니다 (배타성). 교회대세론의 결과는 자신의 종교적자유 (캐나다는 기독교 국가이지만 종교의 자유를 보장합니다)와 신념에따라 소수로 남아 있는 사람들을 편의에 의해 기독교로 개종시키거나 혹은 절대 다수의 한인사회로 부터 멀어지게 만들수 밖에 없습니다 (위험성). 교회대세론이 유지되는 한 소수에 속하는 사람들은 캘거리에 랜딩하는 순간 본의 아닌 선택을 강요받게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소수의 타 종교인/비종교인을 고려하지 않는 교회대세론은 김창한님의 부족주의 타파와 배치되고 한 마리라도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라는 바이블의 교훈과도 배치됩니다. 한인회와 같은 실질적/공식적 한인 이익단체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교회가 원인을 제공한 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한인회 흔들기에 나선다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군요 (오만함). 마직막으로 소수의 피해를 딛고 설령 교회대세론이 굳어지더라도 궁극엔 오히려 더 많은 종파간 갈등을 만들어 전반적으로 보다 분열된 한인사회가 되지않을까 염려됩니다.
이만 저만한 문제가 한인회나 기타 다른 단체에 있지만 가장 큰 단체인 한인 교회는 동시에 가장 큰 문제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문제는 대다수의 한인이 기독교인이라고 해서 교인의 문제를 전체한인의 문제로 등식화 시키는데 있습니다. 교회는 종교적 역활보단 오히려 친목단체화를 지향함으로서 부족사회적 병폐를 만들어 내는 온상일지도 모릅니다. 제가 보는 한인사회의 바른 상은 한인회는 한인의 정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존재하고 교회는 한인사회 문제해결을 자처하는 '사회단체'가 아니라 경제활동으로 지친 '교인'들의 안식처를 제공해 주는 '종교단체'가 되는것입니다. 교회에 가지 않는 소수들은 그들 나름의 방법으로 같은 질의 안식을 구한다고 믿습니다. 여하간 유일한 공식적 대외 창구인 한인회를 못한다고 흔들기 보다는 오히려 힘을 모아 주어야 한인회가 성장하고 그래야 교회도 성장하겠지요.
다들 건강한 새해 맞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