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길
민초 이 유식
너와 나는
낮설은 이방의 변두리에서
길잃은 집시가 아니런가
삶에 허기진 가슴을 쥐어뜯고
저 멀리 떠나려는 바람소리를 따라
인종동물원에 핀 들장미가 아니런가
더러는 짖밟히는 민들레꽃으로 피어나고
더러는 날수 없는 창공을 날며
아침햇살에 춤추는 이슬꽃이련데
밖에는 먹구름이 하늘을 덮고
창가에 낙수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황폐한 지평선 저편
낙엽이 굴러간 미소에
겹겹이 쌓여가는 밤의 유령들이
환희로 울부짖는 잉태의 아픔으로
별은 바짝이고
향불에 타고 있는 절규의 숨소리
공허히 허물어진 시간들을 주워모아
넘쳐나는 들녘의 노을을 보면
그곳에는 갈대들의 흔들림이 있고
초생달에도 눈물이 흐르는데
풀벌레의 울음 속에도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움은 있으려니
아아..................
나는 나는 사랑을 찾는 집시
내 영혼은 국적을 잃은 보헤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