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다음날
그렇게 가고 있었어
기대하지도
기다리지도 않던
그들만의 크리스마스가
빈한한 마을 어귀를 지나고 있었어
등골이 빠지도록
흰눈 사이로 썰매를
끌고
끌고
달리고 싶었는데
(그래서 상쾌도 하게......)
눈물이 나질 않아서
술마시고 싶었어
노래 부르고 싶었어
마구 달려 나가고 싶었어
고단한 종소리 멈출때까지
숨이 턱까지 차 오르도록
그러다 숨이 넘어 가도록
어차피 썩을 몸,
그저 달리고 싶었어
정말이지
무작정 달리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