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분 심정은 알겠지만 관련없는 글에 댓글을 다신 건 아닌가 싶네요. 근거를 둔 해명 요구에 매장이란 단어도 상당히 듣기 거북하고요. 만에 하나 남의 글 도용과 닉사칭일 경우 - 아니라면 정말 죄송합니다 - 그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이 곳 게시판은 글을 쓰려면 불편할 정도로 그 신원을 체크받아야 하는 곳인데,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쓰는 글에 책임을 져야하고 읽어도 눈쌀이 찌푸려질 글이 없는 곳입니다. 당연히 모든 이들에게 “개방적”이고요. 다만 어느 사이트에 글을 쓰건 그 곳의 원칙과 암묵적 룰은 좀 숙지하고 글을 올리게 되면 상호 오해로 인해 상처받을 일은 조금 피할 수 있겠죠.
천만에요,
그런데 하나 여쭤보고 싶은데, 답변하는 글 끝에 누구누구세요? 하고 물으시는 거요.
순수하게 여쭤보는 건데 정말 궁금하신 건지 아니면 그런 직업이나 자격이 아니면 말하지 말라는 의도인지 궁금합니다. 어려서 오셨다니 한글에서 그런 질문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고 쓰시는 말인지 궁금해서요.
글 도용에 유난히 심한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는 글 도용자가 무슨 상업적 개념의 저작권같은 것을 침해했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간에 이루어지는 신뢰를 무너뜨렸기 때문 입니다. 적어도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누군가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여행 이야기를 올렸다고 칩시다. 글이나 사진에서 받은 공감과 호감은 그대로 그 작가에게 이전되고 그 작가에 대한 image 로 내 머리와 마음에 각인됩니다. 작가의 깊은 세계관이나 철학을 담은 것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근데 어느 날 갑자기 그것들이 그 사람의 것이 아니고 무단으로 도용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 허탈감과 배신감은 아무에게도 보상받을 수 없는 상처로 남습니다. 가장 가볍게 상처를 받은 경우가 ‘재수가 없으려니 사기를 당했군’ 정도의 더러운 감정일 겁니다. 그게 한 사람이 아닌 수 백 명 수 천 명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경우에 따라서는 수 백 만 명이 될수도 있겠죠.
누군가가 남이 만든 유툽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올리는 것을 어떤 사람이 남의 글을 자기글인것처럼 가져다 올리는 행위하고 비교하지 말기 바랍니다. 혹시 그게 서로 같은 거라는 점을 강조하시기 위해 저 노래를 올리셨다면 ‘오발탄’입니다.
이 포스트를 클릭한 그 누구도 회상을 부른 저 동영상 속 가수가 Utata님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아래 저 글을 도용해서 올린 글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저 글을 지지하시는 분들은 그 분께 찬사를 보내고 두뇌가 명석하다느니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재능이 뚸어나다느니 하면서 감탄사를 연발하셨던 게 아닙니까?
아직 확증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지금은 그 분들의 심정이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 중 일부는,,, 아직도 결백을 굳게 믿고 ‘재능있고 명석한 보수논객’ 한 명을 저 불한당같은 종북좌파와 문빠가 합세하여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 마녀사냥당한 논객이 즈려밟고 가실 진달래꽃을 준비하는 분들도 있겠지요.
그건 그렇고
제가 몇 차례 Utata 님에게 의사를 정돈해서 전달해 달라는 말씀을 드린 것은 님을 놀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좀 답답해서 였습니다. 한국어가 모국어인 분이 한국어로 의사를 알아듣게 전달하는데 전문작가나 저널리스트 수준의 글쓰기 말하기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무도 그런 거 요구하는 사람 없습니다. 저도 한국 떠난지 30 년 (내년이면)인지라 한국가면 친구들과 대화할 때 약간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