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님은 2017-04-30 이 게시판에 올린 포스트 제목 "교회를 죽이고 있는 5개의 공식"에서 진화론은 곧 무신론(진화론=무신론)이라고 생각하면 "교회를 죽이는" 공식 중의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늘봄님 가라사대:
"많은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은 진화론을 흔히 무신론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진화론을 주장할 경우 하나님을 부정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분명히 이것은 잘못된 편견일 뿐만아니라 무식의 소치이다. 진화론은 결코 무신론도 아니고 유신론도 아니다. 진화론은 생명의 시작과 진화과정에 대해 말할 뿐이다. 생명의 기원은 138억 년의 우주진화 이야기에 근거한다. 물론 미래의 장구한 우주역사에서 생명이 어떻게 진화할지 아무도 모른다."
실은 윗 단락은 잘 쓴 글이고 과학과 신앙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한 것이에요. 그래 놓고는 어제 다시 무신론적 진화론을 옹호하고 유신론적 진화론을 혼란스럽게 하는 원흉 취급하고 있어요. 늘봄님은 위에 언급된 제목의 이전 글에서 유신론적 진화론의 대표주자 떼이야르 드 샤댕을 대표적인 인물로 들고 있어요.
늘봄님 가라사대:
"이미 신학계와 철학계 안에도 진화론이 보편화되었다. 이를 유신론적 진화론이라고도 부른다. 특히 지질학자이고 신학자인 떼이야르 샤르뎅의 자연주의 신학사상은 진화영성의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진화론은 이제 유전학과 뇌의학의 차원에까지 와 있다."
제가 theistic evolution이라는 키워드를 넣었더니 유신론적 진화론에 가장 영향을 끼친 인물이 카톨릭 제수잇 (예수회) 신부였던 삐에르 떼이야르 드 샤댕 (Pierre Teilhard de Chardin) 이라고 역시 나와 있습니다. 참고로, 떼이야르 드 샤댕은 지질학자가 아니라 고생물학자입니다. 두개가 겹치는 부분은 있겠죠.
"The Jesuit paleontologist Pierre Teilhard de Chardin (1881-1955) was an influential proponent of God-directed evolution or "orthogenesis", in which man will eventually evolve to the "omega point" of union with the Creator.
그랬던 늘봄님이.....
늘봄님 가라사대:
21세기 과학 시대에 아직도 하느님의 객체적 존재를 믿으려는 사람들이 종교계와 과학계에 있습니다. 그 들 중에는 과학이 발견한 진화론을 인정하면서 교묘하게 자신의 종교적 믿음을 정당화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괴상합니다. 이들을 “유신론적 진화론자”라고 합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수없이 우리 주변에 많습니다. 구글에 들어가면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어렵지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에 시간낭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마 도킨스의 글을 보셨나봐요. 그래서 어제 이런 발언이 나왔는지 모르죠.
Non-theistic evolution
The major criticism of theistic evolution by non-theistic evolutionists focuses on its essential belief in a supernatural creator. These critics argue that by the application of Occam's razor, sufficient explanation of the phenomena of evolution is provided by natural processes (in particular, natural selection), and the intervention or direction of a supernatural entity is not required.[53] The evolutionary biologist Richard Dawkins considers theistic evolution a superfluous attempt to "smuggle God in by the back door".[54]
저는 30여년 전에 떼이야르 드 샤댕을 알아서 좋아했는데 그의 오메가 포인트가 지나치게 기독교 환원주의적 태도라서 잘 믿기지 않았어요. 그런데 늘봄 선교사님은 이제 본인이 했던 말과 모순된 말만 하시는군요. 일반기독교인들이 진화론을 무시한다고 하면서 그래도 유신론적 진화론은 좋은 본보기라고 나름 적극적으로 수용하셨는데, 어느날 갑자기 태도를 바꿔서 "유신론과 진화론을 합성해서 말하는 목사들과 종교학자들과 신학자들이 사람들을 혼돈에 빠트리고 있습니다."라고 생뚱맞는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그 뿐이 아니에요. 떼이야르 드 샤댕은 좀 옛날 사람이지만, 늘봄님이 추천도서로 언급한 존 호트 (John F. Haught)는 가톨릭 신학자로서 전형적인 유신론적 진화론자입니다. 그는 진화론 등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학자입니다. 도킨스를 비롯한 New Atheists를 성서를 문자주의적으로 본다고 비판한 사람이죠.
그리고 존 캅과 더불어 과정신학을 집대성한 아래 늘봄님이 언급한 데이비드 그리핀 역시 무신론적 진화론자는 아닙니다. (그리핀은 911 테러리즘의 음모론에 빠져 클레어몬트 대학에서 교수직을 때려치고 음모론연구에 여생을 보내고 있어요. 음모론에 패러노이드된 그리핀에 대한 연구논문도 있어요. 다음에 기회되면 언급하죠. 이것 보고 저는 그리핀에 대한 신뢰를 접었어요. 이런 사람을 paranoid style에 빠진 사람이라 합니다.)
어쨌든, 늘봄님의 문제는 신학적 기초가 부족한지 용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마구마구 사용하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를 미워하지 마시고 배울 것은 배우고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 자기 성장이 됩니다. 신학을 전문적으로 하지 않은 사람들은 와~할지 모르지만, 대접을 받으려면 신학을 전문적으로 한 사람의 목소리도 들어야 합니다.
공식 2. 진화론 = 무신론
많은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은 진화론을 흔히 무신론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진화론을 주장할 경우 하나님을 부정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분명히 이것은 잘못된 편견일 뿐만아니라 무식의 소치이다. 진화론은 결코 무신론도 아니고 유신론도 아니다. 진화론은 생명의 시작과 진화과정에 대해 말할 뿐이다. 생명의 기원은 138억 년의 우주진화 이야기에 근거한다. 물론 미래의 장구한 우주역사에서 생명이 어떻게 진화할지 아무도 모른다.
종교와 과학은 서로 상호보완적이며 서로 적대적인 충돌은 모순이다. 진화론은 이미 세계 안에 발견된 모든 생물학적 지질학적 물리적 정보와 자료들을 근거로 하여 생명의 발생과정들을 추적할 뿐이다. 물론 그것은 가설일 것이다. 어차피 모든 과학의 언술들도 가설일테지만. 그러나 그것은 가장 설득력이 높은 가설을 추구한다. 간단히 무시될 수 있는 그런 게 아니다. 따라서 종교적 믿음이 개인적인 계시라고 하면, 과학이 발견한 사실들은 공개적 계시라고 할 수 있다. 다윈의 진화론은 주류 과학계에서 더 이상 가설이 아니라 사실로 인정하며 과학의 모든 영역에서 기초가 되고 있다.
이미 신학계와 철학계 안에도 진화론이 보편화되었다. 이를 유신론적 진화론이라고도 부른다. 특히 지질학자이고 신학자인 떼이야르 샤르뎅의 자연주의 신학사상은 진화영성의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진화론은 이제 유전학과 뇌의학의 차원에까지 와 있다. 창조론은 과학이라기보다 성서문자주의에 근거하여 과학을 거기에 끼워맞춘 것뿐이다. 따라서 그것은 과학도 아닐만큼 매우 뒤틀려 있으며, 한국에선 창조과학회가 이를 주도적으로 저지르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날 주류 신학계는 진화론에 근거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종교적 자연주의, 과학적 자연주의, 무신론적 자연주의, 유신론적 자연주의 등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물론 자연주의는 초자연적이고 인격적인 하느님을 거부한다. 그러나 여전히 하느님이란 말이 필요하다는 사람들을 유신론적 자연주의자라고 하며, 하느님이란 말이 필요없다는 사람들을 무신론적 자연주의자라고 한다. 하느님이란 말이 필요하던 필요없던간에 중요한 문제는 온 인류가 인종 종교 철학 사상의 경계 넘어 어떻게 함께 평등하게 정의롭게 사람답게 사느냐를 공동으로 탐구하는 것이다.
[더 읽을 책]
Teilhard de Chardin, Pierre. The Phenomenon of Man (인간현상). Perrenial, 1975
존 F. 호트. 다윈 이후의 하느님. 한국기독교연구소, 2000
데이빗 그리핀. 포스트모던 하나님, 포스트모던 기독교. 한국기독교연구소, 2002
Griffin, David Ray. Two Great Truths: A New Synthesis of Scientific Naturalism and Christian Faith.
Westminster John Know Press, 2004
__________, Religion and Scientific Naturalism: Overcoming the Conflicts. State Univ of New
York Press,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