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1월 미국 오리건 주 말레르 야생보호구역 연방정부 건물이 무장 민병대에게 점거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 때는 오바마 대통령 때인데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오리건 주 하니(Harney) 카운티에서 목장을 하는 드와이트 허먼드(아버지) 스티븐 허먼드(아들)은 산불이 났을 때 목장을 지키기 위해 두 번 맞불을 놓았다. 일설에는 밀렵 증거를 없애기 위해 불을 질렀다고 한다.
연방정부는 허가없이 연방정부 재산에 불을 질렀다고 아버지는 3개월, 아들은 1년 형을 받고 수감되어 형기를 마쳤다. 그러나 연방정부는 두 사람이 죄과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형을 받았다고 두사람에게 4년형을 추가로 부과했다.
이들 부자가 형무소에 수감되기 전 날, 연방정부 처사가 지나치다고 생각한 목장주(Rancher)들이 무장을 하고 네바다, 아리조나에서 오리건 하니 카운티로 몰려 들어 야생동물 보호구역 본부를 점령했다.
20일 이상 무장 민병대의 점거가 계속되다 민병대 지도부가 인근 마을 행사에 참가하려고 차를 타고 이동 중 연방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지도부는 경찰이 제지를 무시하고 차 안에서 대치하다 대변인 라보이 후니컴(Lavoy Funicum)이 차에서 내리다 연방경찰 총격에 사망했다.
무장 점거를 주도한 번디 형제와 지도부가 체포되고 무장 점거는 끝났는데 이 사건은 연방정부와 목장주들 사이의 갈등을 잘 나타냈다.
연방정부와 목장주들 간의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연방정부는 원주민 토지 강탈하던 수법으로 전국의 토지를 연방정부 소유로 만들었다. 이런 현상은 특히 서부가 심해 지역에 따라 30%-80%가 연방정부 땅이다.
땅 주인은 연방정부지만 땅에서 나는 풀은 민간이 처분해도 된다. 그래서 목장주들은 연방정부에 돈을 내고 토지를 빌려 목초지로 개간해 가축을 먹인다. 목장주들은 연방정부에 불만이 많다.
연방정부 간섭과 규제가 지나치게 심하고 사용료에 대한 불만도 있다. 연방정부는 연방정부대로 국가 경영의 틀에서 토지를 운용해야 하고 자연보호나 희귀 동식물 보호도 해야 하지만 자유를 최대의 가치로 삼는 미국인들에게 규제와 간섭은 생리에 맞지 않는다.
식민지 미국이 본국 정부와 전쟁을 해서 독립을 쟁취한 정신적 근거도 자유에 있다. 그리고 민병대도 독립전쟁에 일정 부분 기여를 했다. 독립 전쟁 후 민병대가 군벌화 되지 않은 것은 미국을 위해 다행스러운 일이다.
무장 민병대의 존재는 수정헌법이 보장한다. 우리 같은 이민자들은 민간이 위험한 총기를 소지한다는 게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미국인들의 역사적 체험은 “총은 우리의 재산과 생명, 자유를 지켜주는 요긴한 도구” 다.
5년전 무장 민병대의 ‘오리건 주 사태’ 를 정부가 신속하게 진압하지 못해 인종차별 논란도 일었지만 헌법이 보장하는 무장 민병대를 IS나 알 카에다 테러리스트 진압하듯 하기에는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5년이 지나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트럼프 대문에 미국은 터질 듯한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가 반 연방 주의자들인 민병대 조직을 이용할 텐데 긴장은 긴장으로 끝나고 내전 같은 불행한 사태가 없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