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꿈꾸고 있는 대한항공에 변수가 생겼다. 양사의 기업결합 심사는 전 세계 9개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최근 유럽연합(EU)이 캐나다 항공사의 합병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EU는 에어캐나다와 에어트랜샛과의 합병을 불허했다. EU는 양사의 합병에 독과점 우려가 있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가격 인상 가능에 우려를 표시했다. EU는 두 항공사의 유럽~캐나다 중복 노선이 30여 개에 달해 독과점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추가 시정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유럽 노선은 중국, 홍콩, 대만, 중동 등을 경유하는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지만 캐나다와 유럽을 잇는 대서양 노선은 마땅한 경유노선이 없어 독과점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에어캐나다는 국제적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EU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합병 계약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에어캐나다는 캐나다 항공사 1위 기업이며 에어트랜샛은 3위 업체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철회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현재 영국을 제외한 양사의 유럽 중복 직항 노선은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페인 바르셀로나 4개 노선뿐이며 합병이 불발돼 아시아나항공이 퇴출당하면 노선 축소가 불가피해 유럽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심사는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미국, EU, 중국, 일본, 터키 등에 진행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터키로부터 기업결합을 첫 승인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