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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Exhuma(파묘)를 봤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바람에 극장이 있는 웨스트에드먼튼몰까지 가는 와잇머드 드라이브가 몹시 미끄러웠다.
영화자체에 대해서는 딱히 말할 게 없다.
이 영화에 대해서 평론같은 걸 할 생각은 영화를 보기 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
다만 영화를 보고나서 가위에 눌린듯 생생했던 어젯밤 꿈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영화가 자정을 지나 끝났으므로 집에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어젯밤 꿈에서,, 영화에 나왔던 의뢰인(그의 숙소였던 플라자호텔에서 사망)의 고모를 만났다.
영화에서처럼 검은색 상복차림으로 나타났는데, 꿈에 나타난 그 부티나는 노파는 다름아닌 한국 사학재단 Y학원 이사장이었다.
그 노파의 아버지는 친일행적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았던 J 방직 창업자 K 씨였다.
나는 40 년 전에 미국에서 작고한 K 씨는 물론이고 K 씨의 큰딸인 Y 학원 이사장도 만난 적이 없다.
따라서 그들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K 씨의 장남이자 후에 J 방직을 물려받은 K 주니어(작고) 부부는 한 번 만난 적이 있다.
그가 1994 년 캘거리에 방문했을때였다.
온화하고 합리적인 인품의 소유자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해주 오씨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의 부인 역시 총명하고 기품있어 보였다.
그때까지만해도 나는 그의 선친 K 씨가 그토록 유명한 친일인사였는지는 전혀 몰랐었다.
그의 친일행적이 알려진 건 K 씨의 막내아들이자 Y 학원 이사장 - K 주니어 남매의 이복동생이 한나라당과 그 당의 후신 새누리당에서 각각 비대위원장과 당대표로 활약할 때였다.
K 씨는 1943 년 “징병을 보낼 반도의 부모로서 귀여운 자식이 호국의 신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받들어 모시어질 영광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는 내용의 연설을 했고 미영귀축을 격멸할 군용기 5 대를 헌납했다고 세상에 알려진 건 2005 년 무렵이었다.
내가 꿈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제와서 나와 아무런 개인적 은원관계가 없는 K 씨의 친일행적을 거론하거나 상기하기 위해서가 전혀 아니다.
영화 파묘를 보고나서 느닷없이 꾼 꿈이 너무 신기하고 생생해서다.
또 한 가지, 어젯밤 내 꿈에 나타난 것은,
그 영화에도 나왔던 광화문을 바라보는 어느 북향호텔이었다.
영화에 나오는 지관(최민식 분)은 그 호텔의 풍수지리적 위치가 뛰어나다고 언급했던 것 같은데,
꿈에서 무엇인가로부터 전달받은 이 호텔 풍수지리에 대한 내 느낌은 달랐다.
어젯밤 꿈은 나로하여금 북악산 아래에서 뿜어져 나오는 악한 기운을 아무런 필터없이 정면으로 받고 있는 이 북향건물에 내가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결심을 하게 만들었다.
북악산 아래 경복궁터는 원래 기가 엄청 센 길지였으나, 1910 년 경부터 이 터에 들고난 온갖 악인들의 악행에다 터의 남쪽 육조거리에서 다섯 세기에 걸쳐 벌어진 참혹한 일들로 인해 쌓이고 쌓인 업이 이 지역을 천하의 악지로 변질시켰다는 확신을 들게 했다.
내 말에 의심이 가면 여기 땅을 파고 손가락으로 흙을 찍어 혀로 맛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지난 해 가을
숙소에서 서울의 일몰을 감상하던 중 왼쪽에 그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문제의 북향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