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에서의 태평성대라면 요순시대라고 말한다. 그 태평성대에 어느 농부가 “해 뜨면 일하고 해 지면 쉬고 우물 파서 마시고 밭 갈아 먹으니 임금의 은혜가 내게 무슨 소용인가”라고 노래를 불렀다. 민정시찰 나왔던 요 임금이 그 노래를 들었다.
모시고 나왔던 신하가 “임금의 은혜를 모르는 저런 배은망덕한 자는 마땅히 잡아다 주리를 틀어야 합니다.” 요 임금은 신하를 나무랐다. “모르는 소리, 임금의 덕이란 미치지 않게 미쳐야 하는 거다.” 요 임금은 흡족한 마음으로 환궁했다. “내가 정치를 제대로 하긴 하는 모양이구나”라고 생각하며.
최고의 정치는 정치의 고마움을 할게 하는 것보다 정치가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모르는 것이다. 스위스를 비롯해 유럽 잘사는 나라 사람들이 자기 나라 대통령 총리 이름 모르는 것도 그 나라가 그만큼 안정되어 있고 살만하다는 증거다. 나 먹고 살 걱정이나 하고 휴가 어디로 갈까 고민하면 되는거지 대통령 이름 알아 뭐하겠다는 건가.
초등학교 다닐 때도 그랬다. 그 전에는 국민학교라고 했는데 평화롭고 조용한 교실에서 담임선생님이 어디 계신지도 모르는데, 화장실 가셨는지 교무실 가셨는지, 그런데 꼭 선생님 찾는 놈들이 있다. “선생님, 쟤 보래요.” 별 것도 아닌 일에 선생님 찾아 선생님의 존재를 알게 해주는 놈들, 지금 생각해보면 말썽꾸러기 꼴통들이 걸핏하면 선생님 타령했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 찾던게 습관이 된 놈들이 지금도 보면 환갑을 넘어서도 일을 제대로 처리 못하고 이 사람 저 사람 눈치보고 자율보다는 타율에 길들어 권위에 순종하는 걸 미덕으로 안다. 북한 가서 최고 존엄에 순응하며 살면 그 사회는 비판도 비난도 없다. 비난 비판은 국가보위부에 신고하면 된다.
캐나다는 총리 누드를 사고 파는 나라다. 총리가 여자였으면 금상첨화였을텐데 라는생각도 해보는데 그런 사실을 보더라도 캐나다가 태평성대는 아닐지라도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나라인 것은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