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우연히 지인으로부터 이 책을 소개받고 빌려서 보았다. (2010년 4월 발행, 도서출판 돌베개)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했을때는 눈물이 거의 나오지 않았으나, 이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많이 흘렸다. (평소 눈물이 거의 없는 난, 책 읽을때 눈물을 흘릴때가 많다. )
얼마나 고생하며 힘들게 살아왔고, 변호사가 되고 그리고 국회의원으로 있으면서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희생해 왔는지에 대한 그의 일대기가 자세히 서술되어 있는데, (귀족으로 태어나서 자란 사람보다는)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실제 노 대통령은 생전에 자서전을 쓰지 않았다. 그럼 어떻게 이 책이 나올수 있었을까?
유시민 작가(전 16, 17대 국회의원, 전 보건복지부 장관 역임)가 그동안의 미공개 자료들과 발표된 자료들을 묶고, 노 대통령을 옆에서 모시고 지켜보면서 보아온 내용들을 정리해 자서전 형식으로 쓰여졌다. 좀 특이한 각색이긴 한데, 유시민 작가의 탁월한 글 솜씨로 노 대통령의 깊은 고뇌와 성찰이 잘 녹아들어 있어 어느 자서전에 비해 손색이 없어 보인다.
앞으로 대선이 1년 반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들은 정치인들에게 신물이 난다면서 정치를 하지 않았던 외부 사람들을 대통령 시키고 싶어하는 욕망들이 많았고 지금도 그런데 (이명박, 안철수, 반기문 등등) 난 개인적으로 그동안 정치를 하지 않은 사람들을 데려다 대통령을 시키는 건 절대 반대였고 이것을 스포츠에 비유해 보자면
모 축구팀에서 그동안의 감독들이 맘에 들지 않았다고 해서 다른 분야에서 성공한 인물을 데려다 팀 감독을 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의 내용중 이와 관련된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고 공감이 많이 가는 내용이라 옮겨 보았다.
294쪽을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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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민주주의와 선거, 정치에서 무엇이 본질적인지를 말하고 싶을 뿐이다.
정치는 아무나 할수 있지만 누구나 잘 할수 있는건 아니다.
다른 분야에서 훌륭한 업적을 이룬 사람이 정치에 들어와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민주주의 사회는 정치가 아름다운 정책 경쟁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살벌한 권력 투쟁이다. 대통령이 되려면 정책 비전도 있어야 하지만 권력 투쟁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리더쉽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누가 그런 사람인지 알수 없다. 권력 투쟁의 현실에 과감히 뛰어 들어 비전으로 타인을 설득하고 국민을 감동시키는 능력을 입증해 보여야, 국민들도 지도자로 신뢰하고 정치인들이 따르게 된다.
높은 대중 인지도나 호감만 가지고 밥상이 차려지기를 기다리는 자세로는 대통령이 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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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책 뒷부분에 있는 유시민이 쓴 에필로그의 내용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퇴임 후 황량한 벌판에서 하이에나 떼들 (이명박 정권과 보수언론들)에게 쫒기고 있을때 동정의 눈길 한번 주지 않았던, 모든 것은 그가 자초한 일이라면서 오히려 돌을 던졌던 사람들도 슬픈 표정을 지으며 그를 추도 했다고 쓰여 있다.
당시 문제 되었던 사안들은 사실과는 다르게 보수언론들의 조폭적인 권력 행사, 익명으로 언론에 등장했던 이명박 정권의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과 대검 중수부 검사들의 사악한 의도를 본인(유시민 작가)은 볼수 있었다는 내용도 있다. 물론 이들은 상대의 죽음 앞에서도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았고 그가 떠난 이후에도 여전히 그를 향해 침을 뱉고 돌을 던졌다고 쓰여 있다.
당시 사건에 대해 아무도 진실은 관심이 없고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며 진보의 실패라고 모욕하고 저주만 했던 많은 국민들, 막상 죽고 나니까 너그럽고 후원 추도사를 올렸던 사람들..
앞으로는 두번 다시, 대한민국 땅에서 국민들이 영웅을 알아보지 못한 채 훌륭한 지도자로 만들지 못하고 버림받고 죽게 만들고 그제서야 국민들이 땅을 치며 후회하고 슬프고 비극적인 역사가 두번다시 없기를 바래본다.
책 소개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