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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 가족 코미디) “아가야 니빵 내가 먹었다” _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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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간 명철과 덕구는 싸가지네 동네로 향하는 시외 버스 안에 있었다. 뭐가 그리 급한지 계속 덕구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거는데 상대방이 받지 않는 것 같다.
송신음을 들으니 누구에게 전화 하는 지 바로 알 것 같다

“그~~리우면 왔다가~ 싫어지면 가버리는….”

“제발 받아라… 세신~~ 세신~~
전화 한 번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네 시파”

하지만 싸가지 핸드폰은 싸가지 사물함 안에서 웅웅 거리고 있고 싸가지는 탕 안에서 연신 때를 밀고 있다.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가 없습니다. 잠시 후 다시 연락해 주세요”

“안 받네요… 어쩌죠 형님?”

“아 참… 그… 세신하고 안 어울리게 잘 생긴 아들 있었잖아?
우리 생명의 은인? 그 친구한테 전화 해라”

“아 맞아~”

덕구가 서둘러 전에 걸었던 번호를 찾아내 누른다. 신호음이 갔다.


연준은 김부장이 남긴 노트를 읽으며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와중에 탁자 위의 핸드폰이 진동으로 웅웅거렸다. 연준이 행여 목소리라도 떨리게 나올까 눈물도 닦고 잠시 목소리를 가다듬은 뒤에 전화를 받았다.

“네”

그러자 덕구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여보쇼~ 세신 아들? 아이 이거 뭐라 불러야 되냐?”

연준은 누군지 몰라 재차 묻는다.

“누구 십니까?”

“우..우리… 어.. 어저께 그.. 파묻혔던 깍두기…
우리 구해 줬잖우?”

“네.. 안녕하세요? 괜찮으세요?”

“저기… 딴 말 할 시간 없고…
고부장이라고… 우리 묻었던 나쁜 놈 있는데…
그 놈이 없어졌어요…”

“네?”

“근데 그게… 그 놈이 세신이 김부장 돈을
가지고 있는 줄 안다고요… 틀림 없이 세신한테
갔을텐데… 아버지가 위험하다고~~”

“네?”

“우리도 거의 다 왔어요… 그러니깐 빨리…”

연준이 덕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를 끊고 외투를 들고 호텔을 튀어 나간다.










61

싸가지는 교대 시간이 다가오자 예의 그 역사와 전통을 가진 황토색 빤쓰와 이태리
타올을 정성스럽게 세탁 한 후 꼭 짜서 들고 나온다. 오늘은 기분이 좋은지 노래도
부른다.

“보람찬~ 하루 일을~ 끝마치고서~ 두 다리 쭉 펴면 혜광 목욕탕~
헤헤… 작업복과 특수 장비들 관리는 필수~~ 일광 소독을 해 줘야지…”

싸가지가 복도로 나와 계단을 올라 옥상으로 올라 간다. 옥상의 빨래줄은 텅텅 비어 있다. 자신의 작업복과 이태리 타올을 정성스럽게 빨래줄에 걸곤 빨래 집게로 단단히 고정 시킨다.

“얼싸 좋다 때밀이~ 신 나는 어깨춤 우리는 한 가족 혜광 목욕탕~~
힘차게~~”

싸가지가 힘차게 하고 소리 지르는데 그의 목에 차가운 칼날이 쑥 들어와 다음 가사를 막아 버린다.

“핵?”

역시 고부장이다.

“내가 빼돌린 것도 쪼가리라서 지금처럼 급할 땐 현금이 최고거덩…”

“무.. 무슨… 영어 하시는 것도 아니고…”

“오만 원짜리 현금으로 묻어 두었다 매? 거기 어디야?”

“저기… 저는 도시당최 무슨 말씀이신지..
그것보다도… 요… 차가운 것 좀… 치..치우고 말씀 하시면 안 될 깝쇼?”

“말 장난 할 기분 아니야 씨바… 목소리 나올 만큼만 확 쑤셔 놓고 물어
볼 수도 있어”

“저… 정말로 무… 무슨 말씀이신지 알아야…”

그러자 다짜고짜 고부장이 칼로 싸가지의 허벅지를 찌른다… 싸가지의 비명 소리가 하늘을 가른다

“악~”

“꼭 쑤셔야 말귀를 알아 듣더라고…”

이 때 연준은 싸가지의 목욕탕으로 달려 오고 있었는데 싸가지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황급히 비명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들어 올리자 옥상 위의 두 사람이 어렴풋이 보였다. 망설임 없이 목욕탕 건물 안으로 튀어 들어 간다.

문이 열리자 빼빼 메루치가 반사적으로 소리쳤다.

“어서 옵쇼~”

그러나 연준은 아무 대답 없이 스프링처럼 옥상으로 튀어 올라 갔다. 연준이 옥상문을 열자 허벅지에서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 싸가지의 모습이 보이고 그의 목덜미를 잡고 있는 고부장의 모습도 보였다.

“그만 두지 못 해?”

연준의 분노가 가득 찬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고부장이 목소리의 주인을 쳐다 보니 새파란 놈이다.

“저건 또 뭐냐?”

그러나 가장 놀란 건 싸가지였다.

“여.. 연준아~~ 여기 오면 안돼… 여기 오면 안 된다~~”

“아는 새끼냐?”

“응? 아니.. 난 몰러유… 빨래 걷으러 온 모양인디..
어이~ 총각… 빨래 다 걷었어… 어여 내려 가…
우리 여기서 운동 좀 하느라고..”

그러나 연준의 단호한 소리가 싸가지의 말을 막았다.

“그 아저씨 놔 줘… 그 아저씬 아무 것도 몰라…”

싸가지가 다급해졌다. 거의 울기 직전이다.

“빨래 걷었으면 내려가라니까.. 총각~~ 제발~~”

“씨발… 어떤 관계인지 아는 수가 있지…”

고부장이 다시 칼로 싸가지의 허벅지를 찌르곤 칼을 비튼다. 싸가지의 고통스런 비명 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아악~~”

연준이 분노로 가득 찬 절규를 토해 내었다.

“제발 그만해~~ 갓뎀잇~~”

싸가지가 고통에 정신이 가물거리면서도 필사적으로 이야기 한다.

“초.. 총각… 남에 일에 끼어 드는 거 아녀… 언능 내려가… 제발…
제발 부탁혀…. 총각…”

하지만 연준의 눈빛은 이미 무서울 것이 없어 보였다.

“정말이야… 저 아저씨는 아무 것도 몰라…
내가 알아.. 내가 다 알아…”

싸가지가 더 몸이 달아 올랐다.

“아녀.. 연준아.. 아니 총각…
왜 그라는 겨.. 제발.. 제발.. 내려가…”

“김부장이란 사람이… 돈을 준 건… 저 아저씨가 아니라… 나야…
돈은 내가 받았어… 그러니 저 아저씨는 풀어 줘…”

“연준아… 무슨 소리 하는 겨? 그럼 안 된다.. 연준아…”

고부장은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리 좀 하자 시바.. 이해가 가지 않네…
김부장이 돈을 왜 너한테 줬다는 거냐?”

“그건…”

연준이 잠시 싸가지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그건… 내가…
내가… 그 김 부장이란 사람에…. 진짜 아들이기 때문이다…
나한테.. 돈을 주고 싶었던 거야…”

싸가지는 충격에 숨이 막힐 지경이 되었다. 어찌 알았을까? 그 누구도 알 수도 알아서도 안 되는 비밀이었다. 어찌 연준이가 알았을까?

하지만 김부장도 연준의 존재 사실, 즉 연준이 한국에 들어와 아버지를 찾고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김부장은 마지막으로 돈을 모아 싸가지와 연준의 어머니에게 주고 싶었던 것이다. 연준이 방금 말 한, 자신에게 돈을 주고 싶었다는 이야기는 연준이 고부장의 시선을 끌어 오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여.. 연준아?”

연준이 비장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눈에선 하염없는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품에서 김부장의 노트를 꺼내 들어 올리며 말했다.

“김부장이란 사람이 내게 남긴 노트야… 의심스러우면 보여 줄 수 있어…”

고부장이 다시 머리를 굴렸다. 분명 김부장은 급하게 돈이 필요 한 것 같았다. 그러자 연준이 간절한 마음으로 다시 말했다.

“그러니까.. 저 아저씨는 풀어 줘…
저 아저씨는… 아픈 아이 엄마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이 때문에…
평생을 힘들게 살아 온… 그냥…불쌍한 사람이야…”

싸가지의 눈에서도 뜨거운 눈물이 흘러 내렸다. 방금 전에 도착한 명철과 덕구, 그리고 규원도 옥상 입구에서 이야기를 듣고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저 아저씨 풀어 주고… 내가 대신 갈께…
내가 돈 있는 곳 알아…”

그러자 옥상문 뒤에서 듣고 있던 규원이 문 밖으로 튀어 나가며 소리 질렀다.

“안돼요 연준씨~ 흐흑.. 안돼요.. 제발…”

“규원씨”

명철도 나서서 연준을 말린다.

“안돼… 고부장 저 새끼 원래 악마 같은 새끼라…
돈 다 준다고 해도 쑤시고 도망 갈 놈이요”

“이 쉐끼들 가만 보니까 경찰에 신고 하고 시간 끄는 거 같은데…”

그러더니 연준을 향해 피 묻은 칼로 손짓하며 이야기 한다.

“너~~ 거짓말이면… 난 경찰에 잡힐지 몰라도…
최소한… 너는 죽는다. 알아? 잡혀도… 죽이고 잡힌다..”

연준이 굳은 표정으로 고부장을 노려 본다. 싸가지는 이제 연준이 잘 못 될까 겁이나 손을 벌벌 떤다.

“내가 다 얘기 할께유… 저 놈이 내 아들인데…
애비 살린다고 거짓말 하는 거예유. 내가 알아유.. 돈 워딧는지 내가 알아유~”

“닥치고 피 나오는 대나 쥐어 잡고 계셔~”

고부장이 발로 싸가지를 밀어 버리고 칼을 꼬나 쥐고 연준을 향해 걸어 간다. 싸가지는 그야말로 눈에 뵈는 게 없었다. 연준이 위험하다. 우리 아가…. 우리 아가가 위험하다. 순간 싸가지의 눈에 쌍심지가 켜지더니 벼락 같이 소리 지르며 고부장에게 달려 든다.

“개새끼~ 너 죽고 나 죽는 겨~”

싸가지가 걸어 가던 고부장에게 몸을 날린다. 고부장을 안고 난간 쪽으로 밀어 부치는데 고부장이 그 사이 나이프로 싸가지의 배를 두어 번 찌른다. 싸가지는 어차피 죽을 각오로 덤빈 거라 죽을 힘을 다해 고부장을 안고 옥상에서 뛰어 내렸다. 연준과 나머지 사람들이 절규 하였다

“안돼~~”


기사 등록일: 2022-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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