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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 가족 코미디) “아가야 니빵 내가 먹었다” _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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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란 이름의 시간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예상 했다시피, 누가 죽고, 하는 끔찍한 일은 일어 나지 않았다. 싸가지가 고부장을 안고 떨어지면서 고부장의 칼에 배를 두어 번 찔렸지만 뒤로 밀리면서 경황없이 찌른 거라 치명상을 입히진 못 했고 오히려 싸가지가 고부장을 깔고 떨어지는 형국이 되어 고부장은 아직도 혼수상태로 생명이 간당간당 하다.

전선에 걸리고 나무에 걸리지 않았다면 아마도 두 사람은 목숨을 부지 하지 못 했을 것이었다.

연준은 물론 규원과 두 동생들, 그리고 신세 보육원 식구들까지 교대로 싸가지의 병실을 지켰다. 아직 의식이 돌아 오지 않아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오늘도 모두 모여 근심스럽게 의식이 없는 싸가지를 염려 하고 있다. 그 사이 의사가 들어 와 싸가지 상태를 체크 한다.

“괜찮은 겁니까? 왜 아직 의식이 돌아 오지 않는 겁니까?”

연준이 심각하게 의사에게 물어 보았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글쎄요…
저희 생각엔… 잠이 깊게 드신 걸로 생각이 됩니다만…”

“네?”

의사가 나가고 신세 보육원 식구들도 모두 돌아 갔다. 병실엔 규원과 연준만 남아 있다. 규원은 연신 싸가지의 다리를 주무르고 있고… 그 사이 싸가지가 천천히 눈을 떴다. 그러나 연준도 규원도 눈치 채지 못 한다.

“방구… 뀌어야 되는 거냐?”

연준과 규원이 놀라 소리 쳤다.

“못생긴 아저씨”

“아저씨”

“이 시키 아직도 못 생긴 아저씨라고 그러네…”

연준의 눈가에 다시 눈물이 고인다.

“괜찮아?”

“아부지 걱정 했냐?”

“걱정은 무슨… 코까지 골면서 잤으면서…”

“아저씨~”

규원은 농담도 못 하고 눈물만 흘린다. 연준은 눈물 흘릴까 봐 갖은 방법으로
선방하고 있고… 그런 두 사람을 흐뭇하게 쳐다 보던 싸가지가 주위를 둘러 보더니 버럭 소리 지른다.

“아 누무 시키… 여기가 월만데 1인실에 집어 넣어 놨디야?
얼른 방 안 빼냐? 어구 어구… 배 땡긴다.. 아파..”

그제서야 연준과 규원도 미소를 지어 보인다.


늦은 밤이다.
규원도 동생들 때문에 집에 돌아 갔고 연준만 남았는데 며칠 지났다고 기운이 살아 나는 지 싸가지가 바람 좀 쐬고 싶다고 해서 휠체어에 태우고 병원 앞마당으로 나왔다. 안 그래도 연준은 궁금한 게 몇 가지 있었다. 이 때가 기회다 싶어서 앞마당 벤치에 휠체어를 세우고 자신도 나란히 벤치에 앉았다.

“자 이제 사기 친 거 몽땅 다 불어 봐”

“뭐 말이야 인마”

“왜… 왜 처음부터 말 안 했어? 못 생긴 아저씨가 아기
팔아 넘긴 것도 아니잖아? 왜 아니라고 얘기 안 했어?”

그러자 싸가지가 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러자 연준이 재차 추궁 했다.

“대답 안 할 꺼야?”

그제서야 싸가지가 뭉그적거리며 마지 못해 대답했다.

“쪽 팔려서 그랬어 인마..”

“뭐?”

“쪽 팔려서 그랬다고…”

“…”

“스무 살 무지랭이 촌 놈이 성당에서 먹을 거 준다고 해서
나갔다가… 엄마를 처음 봤었다”

싸가지가 감회에 젖은 표정으로 그 때를 회상했다.

“천사를 본 거이지…”

“물론 엄마는 나란 촌놈을 쳐다도 보지 않았었지…
그런디… 난 그냥 엄마 얼굴 보는 것만해도 행복 했었다”

“엄마에 하인이라도 돼서… 평생 쳐다 만 볼 수 있었음 좋겠다…
그렇게 생각 했었지…”

“그런디… 엄마가 아이를 갖은 채 나타난 겨… 어렵사리 아이를 낳고…
엄마는 오랫동안 몸이 아팠다. 버림 받아서… 마음이 아팠던 겨…
난 그렇게 생각헌다”

“그러는 동안 말이여… 난 엄마 간호하고 간난쟁이 업고 다니면서…
이 세상 다 갖은 것처럼 행복했었다. 엄마는 여전히 날 쳐다 보지도
않았지만… 난… 내가 아빠 노릇을 하고 있구나~~ 싶어서…
어트케나 기분이 좋은지…”

“엄마가… 다시… 네 아빠 찾아서 떠나고…
너를 엄마 아는 집에 맡겨 놓으라
해서 맡겼는데… 그 후로 널 찾을 수 없었어…
난 네가 해외로 입양 갔으리라곤
꿈도 못 꿨었다”

“김부장이란 사람이 못 생긴 아저씨 도장을 찍어
돈을 받고 아이를 해외로 보냈었다고… 노트에 쓰여 있었어…

“그런 거였어… 그런 거였구먼…
난 그냥 니 아빠를 먼발치서만 봐서…
목욕탕에선 못 알아 봤지..”

“그래서.. 그래서 국내에서만 그렇게 찾았었던 거야?”

“이 시키 니가 어트케 알았냐?”

연준이 또 다시 눈시울이 붉어졌다

“찾아서 뭐 하려고… 어차피 아무 관계도 아니잖아..
엄마도… 나도…”

그러자 싸가지가 불 같이 화를 냈다.

“아녀… “

연준이 순간 놀라 싸가지를 쳐다 보았는데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흥분해 있었다.

“아녀..
누가 뭐래도… 엄마는… 내 마음 속에 가장 소중한 사람이여…
비록… 부축 할 때 빼고 남 여 관계로는 손 한 번 잡아 보지 못 했지만..
엄마는…. 이 세상에서 젤로… 소중한 사람이다… 나 한테는…
너도 그걸 빼앗을 권리는 없는 겨…”

“엄마는 그렇다 치지만… 나는… 나는 못 생긴 아저씨랑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이잖아… “

그러자 싸가지가 급속도로 우울해졌다.

“미안 하다 아가야… 미안 햐…”

“그냥…”

“응?”

또 다시 연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냥… 우리 아버지 해라~~ 내가 인심 한 번 쓸께…”

연준의 뜻 밖에 말에 싸가지가 크게 놀란다..

“너…너…”

연준이 흐느낌을 참으며 말했다…

“그냥 우리 아버지 하라고…
아… 아버지…”

그러자 싸가지가 대성통곡을 하며 연준을 안는다. 연준도 울고…
심야에 싸가지의 결코 슬프지 않은, 기쁨의 울음 소리가 밤하늘로 울려 퍼진다.

<<다음주에 마지막회가 이어집니다.>>




기사 등록일: 2022-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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