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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컬럼 6부) 진리관 – 상대성만이 진리
지금까지 5부에 걸쳐서 불교의 기본적인 자기극복의 수행법과 자비와 보시의 실천법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번 6부에서는 그러한 실천관의 근본이 되는 진리관을 정리하고자 한다. 불교의 진리관의 핵심은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은 인연에 의해서 관계를 맺고, 끊임없이 생멸한다는 것이며, 결국 그러한 인연은 상대적인 것으로 비어있다, 즉 공(空)하다는 것이다. 이번 컬럼을 통해서 이러한 인연세계의 실상은 무엇이며, 그러한 인연의 공한 실상을 알게 될때 우리의 의지와 마음은 어떻게 작용하게 되는지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화엄경의 ‘중중무진법계(重重無盡法界)’

‘중중무진법계’ 혹은 ‘중중무진연기’ 인연법의 진리는 화엄경의 ‘있는 그대로 참이다’(眞如)라는 사상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가 관계를 가지고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우리 존재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말이다. 여기서 반드시 제대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重重無盡(중중무진)’과 ‘緣起(연기)’라고 하는 두 부분의 의미이다. ‘중중’이라는 말은 서로 겹친다’는 의미로서 그 인연의 원인이 매우 복잡다단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결국 그 끝이 없다고 하는 無盡(무진)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緣起(연기)라는 말은 인연의 다른 이름으로, 서로 얽히고 얽힌 관계에 의해서 발생하는 세계의 특징을 설명한 말이다. 그래서 ‘중중무진연기’라고 하면, ‘복잡다단하게, 끝없이 연결되어 발생되는 것’을 의미하고, ‘중중무진법계’라고 하면, ‘복잡다단하게, 끝없이 연결되어 있는 이 세계’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복잡 다단한 듯한 불교의 인연의 도리는 소극적으로 보면, 내가 느끼고 행동하는 모든 것은 과거 혹은 다른 이들의 행동과 생각과 관련된 것임을 말하는 것이고, 보다 적극적인 측면으로 보면, 우리의 모든 행동과 생각이 또 다른 현상의 원인으로 이어져서 발생하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재의 ‘나’라는 것도 별도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우리, 즉 법계라고 하는 큰 테두리 속에서 서로 연관되어서 생멸하는 것이 바로 인연법의 핵심 내용이라고 보면 되는 것이다.


반야심경의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

이 모든 세계가 인연으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空(공)하다는 것은 얼핏 보면 이해하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상호 연관되어 있는 것이기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어떤 것이 없다는 결론은 이미 ‘중중무진법계’의 진리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런 맥락에서 불교 空(공)사상의 핵심 내용을 담고 있는 반야심경의 ‘색즉시공 공즉시색’[형태는 본래 공한 것이고, 공한 것을 통해서 형태가 생긴다]은 이와 가장 일맥상통하는 경전 말씀이라고 할 수 있으며,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는 것은 단순히 인간과 인간의 관계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 사이 의 어떠한 관계라도 서로가 상호 관계와 조건에 의해서 ‘생겨났다가 사라진다’는 진리를 역설적으로 직시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물질(형태)이 즉 공한 것이고, 공한 것은 즉 물질(형태의 근본)이다’라고 하는 경구는 모순이나 불가지론적(不可知論的)인 난제가 아니라,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이 모든 인연으로 관련 지어진 세상은 모두 ‘생겨났다가 곧 사라진다’는 무상한 현실을 가장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 – ‘모든 것은 마음으로 극복할 수 있다’

불교를 처음 공부하는 초심자분들은 ‘모든 것이 서로가 연결되어 있어서, 고정적인 실체가 없다’고 하는 이러한 법계연기 사상을 통해 흔히 우리 개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라고 하는 도덕부정론적이거나 허무주의적인 회의를 가지게 되기 쉽다. 즉, 이 모든 세상이 내가 의도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내가 지켜야 할 도리라는 것은 없다고 착각하기 쉽다는 말이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적극적인 의미에서의 인연법의 의미를 살펴 보게 되면, 내 스스로가 결정하거나 실행한 모든 행동들이 타인에게 어떤 방식으로든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기에, 나의 의지, 즉 마음(心)만이 인연을 선(善)하게도 바꿀 수도 있고, 악(惡)하게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일체유심조라는 것은 세상의 본질이 인연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알고, 그러한 인연의 주체가 되어서 모든 것을 스스로의 확고한 의지로 제어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인간들 스스로가 가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결국, 그러한 일체유심조의 깨달음이란 바로, 모든 타인과 사물을 내 것처럼 생각하고 보살핀다는 ‘동체대비’의 진리관으로 이어진다.

동체대비 (同體大悲)

동체대비라는 것은 인연의 근본적인 원리의 이해를 바탕으로, 타인의 어떠한 아픔이나 어려움조차도 나의 아픔으로 볼 줄 알고 실천하는 ‘자비’의 정신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보살’이라고 하는 이상적인 인격체의 ‘자비’라고 하는 실천원리는, 도덕적 의무에 의해서 생긴 것이라기 보다는, 가깝게는 가족, 멀게는 우리 주변의 환경들이 모두 나와 연관되었다고 하는 진리에 대한 깨달음에서 자연스럽게 시작되는 것이다. 동체대비의 진리를 잘 이해하게 되면, ‘남을 위(爲)한 것이 나를 위하는 것이고, 남을 해(害)하는 것은 바로 나를 해하는 것’임을 자연스럽게 알고, 이것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본래 인간 본연의 모습인 보살로서의 삶이 자연스럽게 가능해지는 것이다.



기사 등록일: 2008-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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