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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증 _최우일 컬럼
내겐 아주 어릴 적 사진 한 장이 있습니다. 이 사진은 나의 출생을 세상에 알리고 세상이 나를 확인한 내 생애 최초의 신분증명인 셈입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사진을 놓고 사람들은 나를 곧 알아 봅니다.
요즘 들어 안보문제에 신경이 곤두선 미국국경에서도 사진이 붙은 여권 하나면 별 까탈 없이 통과됩니다. 사진 주인인 나는 탈세 한번 없는 우량시민임을 캐나다가 보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 사진은 나의 겉모양일 뿐 속내를 들어내지는 않습니다. 성격이나 행동, 처세술, 인생관, 그런 것들은 죄다 빠집니다. 사진기가 아무리 최신 모델이라도 밝혀내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진면은 찍히는 것이 아닙니다. 증명사진이란 그 사람의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사회는 나의 반에 반도 증명 못하는 사진을 아주 끔직히 쳐줍니다. 신분증이 없으면 당당한 시민대접을 받을 수 없습니다.
사진에 그 사람의 내력까지 환히 들어난다면 진짜를 가리기가 참 쉽겠고, 그만치 겉치레들이 행세하기가 어렵겠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감추려고 껴입어도 속이 다 들여다 뵈는 것이 옷 인가하면, 아무리 들여다 보려 해도 정작 중요한 것을 확인하여 주지 못하는 것이 신분증사진입니다.
뒷전의 본질은 앞에 나선 헛치레에게 가려있습니다. 속이 최선이어도 밖이 행세하며, 사진발을 잘 받는 사람도 진짜 그 사람과는 딴판 일 때도 있습니다. 우리가 텔레비전 카메라 앞에 선 사람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지 않으려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사람이 무엇을 안다고 할 때는 오관 중에서도 주로 눈을 통해서입니다. 무엇이건 제 두 눈으로 확인해야만 직성이 풀립니다. 인상도 눈으로 찍습니다. 그러니까 처세를 위해선 일단은 잘 찍혀 놔야 합니다.
겉과 속은 참말 ‘코드’가 잘 맞지를 않습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겉과 속이 한결같으면, 그래서 모두 바르기만 하다면 재미 없는 세상이긴 하겠습니다. 음모도 사기도 탈선도 반전도 없는 인기 없는 방송 드라마와 같을 것입니다.


기사 등록일: 200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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