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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타 오일샌드의 위기 _ 오충근의 기자수첩
 
킨더 모건의 폭탄 성명

지난 4월8일 킨더 모건(Kinder Morgan)은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증설 공사를 전반적으로 중지한다고 발표하면서 5월31일까지 주 정부, 연방정부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공사는 폐기 된다고 덧붙였다.
킨더 모건은 공사준비 하는 데만 10억달러(캐나다 달러)이상 들었는데 아직 공사는 시작도 못했으며 앞으로 공사가 진행되면 매월 2-3억 달러 경비가 발생하는데 현재로서는 원주민 그룹, 환경단체, B.C. 주정부가 공사 중단 요구가 거세져 공사 완공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주주들의 돈을 허투루 쓸 수 없다고 공사중단 이유를 밝혔다.
킨더 모건은 “공사의 대부분을 B.C.에서 진행해야 하는데 B.C.에서 시작된 불확실성이 해결되기는커녕 주 정부간의 분쟁으로 비화되었다. 우리가 주정부 간의 분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파이프라인 공사를 반대하는 B.C.주에 섭섭함을 나타냈다.
킨더 모건 발표에 맹렬히 공사를 반대하던 환경단체가 크게 기뻐했다. “보라, 우리가 벽에 써놓은 걸 보라. 킨더 모건측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반대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강해질 것이다.”라고 기세를 올렸다.
짐 카 연방 자원부 장관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사업 관계자들과 숙고해 가능한 옵션을 논의하겠다. 총리 말대로 파이프라인은 완공 될 것이다.”라고 원론적 수준의 발언을 내놓았다.
노틀리 앨버타 주 수상은 트위터를 통해 B.C. 주정부를 향해 날 선 비판을 날리며 공적 자금을 투입해서라도 반드시 파이프라인을 완공 하겠다고 다짐했다. 공적 자금 투입이란 킨더 모건 주식을 앨버타 정부가 구입해 대 주주로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신기루 같은 파이프라인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공사는 연방정부, 앨버타 정부로서는 반드시 실행해야 할 공사로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의미가 큰 공사다. 그 동안 파이프라인 공사 몇 건이 거론 되었으나 연방 에너지 규제위원회에서 거부되고 남은 건 라인3 연장공사와 트랜스 마운틴 연장공사인데 트랜스 마운틴 공사가 중요한 것은 아시아 시장으로 원유를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앨버타 원유를 밴쿠버 항에서 선적해 아시아로 수출하면 제값을 받을 수 있어 앨버타 경제에 큰 도움이 되는데 아이러니 한 게 파이프라인 공사 반대 원인 중 하나가 해양 오염으로 반대자의 52%가 해양 오염을 지적했다. 유조선이 많이 드나들수록 오염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기대를 모았던 키스톤 XL은 십 년이 넘도록 제자리 걸음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재가가 났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더 있어 공사 진행 여부는 여전히 안개 속에 쌓여있다.
파이프라인 공사는 미궁에 빠져 있는데 캐나다 원유(WCS)의 WTI 대비 디스카운트가 점점 더 벌어져 배럴 당 30달러가 되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WTI 대비 30달러 디스카운트라면 캐나다 원유업자들은 하루에 3천만-4천만 달러를 공중에 날리는 셈이다. IEA(국제 에너지 기구) 발표에 따르면 트랜스 마운틴 공사가 진행된다 해도 원유 수송 적체현상은 몇 년 더 계속되고 만약 트랜스 마운틴 공사가 무산 된다면 하루 60만 배럴의 원유가 선적을 못한 채 쌓인다고 경고했다.


소득 없이 끝난 오타와 긴급 회동

킨더 모건의 폭탄 선언에 트뤼도 총리는 죤 호건 B.C. 주 수상과 노틀리 앨버타 주 수상을 오타와로 불러 일요일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공사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으나 기존의 입장을 확인 한 것뿐 소득은 없었다. 굳이 긍정적인 요소가 있었다면 누구도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지 않았고 상대를 자극할만한 위협이 없었고 트랜스퍼 페이먼트(Transfer payment) 삭감 이야기도 없었다.
지난 주 일요일 오타와에서 3자 회의가 있다고 했을 때 나는 지인과 통화 중 3자회담에서 B.C.에 대한 트랜스퍼 페이먼트가 거론 될지에 대해 커피값 걸고 내기를 했는데 앨버타 입장에서는 그렇게 해서라도 파이프라인 공사를 관철하면 좋겠지만 연방정부에서 정치적 후폭풍의 우려가 있는 그런 방법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총리의 말도 듣지 않고 오랜 이념적 동지인 노틀리 주 수상도 외면하며 파이프라인 공사 반대를 외치는 호간 B.C. 주 수상의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남아 있는 희망

앨버타는 지난번 B.C산 와인 수입금지 조치를 취한바 있다. 이 조치는 풀렸지만 파이프라인 공사 반대를 압박하는 또 다른 조치는 B.C로 향하는 원유, 가스를 제한하는 것이다. 이 카드를 만지작거리던 앨버타 주정부는 에너지 장관 명의로 B.C. 에너지 수송 제한 법안을 발의했다. Bill-12로 명명된 이 법안이 통과되어 B.C.로 향하는 에너지 수송이 제한되면 로우 메인랜드 (Low mainland)지역은 경제적 타격이 심각할 것이다.
Bill-12발의에 대해 밴쿠버가 경제를 볼모로 잡는다고 강력히 반발하자 사라 호프만 보건부 장관 겸 부수상은 “우리를 고통에 몰아넣고 너희는 편할 것 같으냐?” 고 응수했는데 파이프라인을 잠그는 사태까지는 안 가겠지만 B.C. 주정부의 반대 철회에 명분을 줄 수 있을 테고 반대 여론을 환기 시키는데 역할을 할 것이다. Bill-12 발의 소식에 B.C. 경제단체 중심으로 “파이프라인 논쟁을 끝내자”라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또 한 가지는 연방정부가 승인한 국가적 사업을 주정부가 반대할 수 있냐라는 연방정부와 주정부 사이의 관할권 문제인데 주정부는 반대할 수 없다. 이 사실은 존 호건 B.C. 주 수상도 이미 알고 있다. B.C. 환경장관 죠지 헤이만(George Heyman)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작년 주 총선에서 승리 직후 호건 주 수상은 법률 특보로부터 “파이프라인 공사 중단은 주 정부의 관할권을 벗어난 사안”이라는 해석을 들었다.
이번 3자 회담에서도 총리는 법적 관할권 문제를 제기했는데 국가적 이익과 주 정부간의 다툼에서는 연방법이 우선하므로 이 문제가 법원으로 가게 된다면 호건 주 수상의 아픈 곳을 찌르게 될 것이다.
호건 주 수상도 B.C. 주 정부가 관할지역의 자연, 해양, 환경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이 문제를 법정으로 가져가 해답을 구하면 시간이 한없이 걸릴 것이다. 호건 주 수상도 주 정부 관할권을 벗어난 반대를 시작한 만큼 정치적 타협을 통해 체면을 세워주고 파이프라인 반대철회를 이끌어 내는 방향으로 진행 되는 게 바람직한 결론이다.


외부의 적은 내부의 단결을 가져온다

지난3월 앨버타 의회가 개회했을 때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 되었는데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공사에 대해 행동을 취하기로 여야가 만장일치로 합의해 노틀리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로 한 것이다.
연방정부와 B.C. 주정부에 어떻게 접근 할 것인가라는 방법론에는 이견이 있었으나 원론적으로 “파이프라인 건설에는 여야가 없다”라는 걸 보여주었다. 춘추전국시대 병법가 오자(吳子 원래 이름은 오기)는 ‘내부단결을 위해 외부에 적을 만들라’고 했는데 호건이라는 외부의 적이 앨버타 의회가 일치단결하게 만들었다. 파이프라인에 한해서지만.
기업친화적이고 원유업계와 밀착해 있는 UCP는 언제나 오일 산업을 적극 지지하지만 NDP도 파이프라인 건설에 적극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원유가 앨버타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2016년 통계를 보면 앨버타 전체 수출액 중 자원과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65%에 달한다.
복지, 환경보호, 인프라 투자, 재생 에너지 산업 육성, 경제 다각화 등 모든 계획이 돈이 없으면 공염불이 되고 만다. 캐나다가 복지국가의 형태를 갖추게 된 배경에는 60년대-70년대 변화의 시대에 변화를 잘 받아들인 진보 정치가들의 혜안도 있지만 베이비 부머들이 열심히 일 해서 세금 내 경제를 떠바친 것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앨버타가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파이프라인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은 노틀리 주 수상이 킨더 모건 주식을 인수해서라도 파이프라인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는데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확장 공사는 경제성이 충분한 사업으로 돈이 문제가 아니다. 연방정부나 앨버타 주 정부가 돈을 쏟아 붓는다 해도 B.C. 주정부의 반대를 돌이키기에는 역부족이다.
환경보호와 경제개발 두 토끼를 다 잡기 위해서 원유를 원활히 수송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 건설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희망이 보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절망적인 상황도 아닌 미궁에 빠져 있는 상태다. 과연 NDP 정부와 연방정부가 B.C.를 상대로 어떻게 긍정적 반응을 끌어낼지?

기사 등록일: 2018-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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