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두 쪽 나도 이구라 후보를 지지한다는 분들 안녕하십니까?
한국시간으로 내일이 선거일 입니다. 저는 투표권자도 아니고 법적인 한국 국민도 아니지만 그래도 태어나고 자란 나라인지라 여러 가지 생각이 겹칩니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여러분이 지지하고 있는 유력한 범죄용의자가 특검수사 피의자의 신분이 될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불구하고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 거의 확실시됩니다.
자료를 찾아보지 않아 아직 잘 모르겠지만 세계 대통령 선거 사상 유래가 없는 일이 될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 대통령 선거를 두 번 치러야 하거나, 정국 자체가 파국으로 치닫는 진퇴양난의 대혼란이 야기될 것이 분명합니다. 한국 사태는 조국에 사는 국민들에겐 재앙이 될 테고 세계인들의 눈에는 조롱거리가 될 것 입니다. 인도계 캐내디언으로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한 문화 풍자 코미디언 Russell Peters 의 새로운 소재 감으로 등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BBK 사건의 본질은 복잡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인터넷 노름을 직업으로 하는 한 재미교포 아비트리지 전문가와, 인맥과 권력으로 자금을 끌어 모을 작정을 한 70년대식 노가다 CEO 가 합작하여 벌인 일종의 금융사기사건입니다. 수 천 명의 투자자들에게 휴지조각을 움켜쥐고 피눈물을 흘리게 한 파렴치하고도 악질적인 범죄행위입니다. 당사자는 그 수사대상에 오른 사실 만으로도 스스로 후보직을 사퇴했어야 마땅한 일입니다.
그런데 나라에 무슨 망조가 들었는지 당사자는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10 분 간격으로 반복하고 있고, 놀라울 정도로 많은 유권자들이 최후의 순간까지 오불관언으로 그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하긴 이제 와서 그 거짓말을 번복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기엔 너무 늦었습니다. 스스로 거짓말의 덫에 걸려 있는 딱한 형국입니다. 더 딱한 것은 떡을 좋아하다가 그 덫에 같이 걸려 같이 오물을 뒤집어 쓰고 있는 검찰이고, 가장 딱한 것은 이제 내일이면 이 국가적인 재난을 현실로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입니다.
여러분들 역시 지지를 번복하리라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여러분 중에는 이른바 ‘좌파’가 싫어서, 노무현이 지긋지긋해서, 386 의 오만이 꼴사나워서 다시는 그 비슷한 놈들에게도 표를 주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그 사람을 지지하는 분들도 계실 줄 압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는 변함없는 그런 결심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 양심과 인격에 부대껴 고통스러워 하는 분들도 많을 줄 압니다. 범여 후보는 절대 찍지 않겠다고 결심했는데 그러자니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구라 후보 아니면 무소속의 차떼기 후보인데, 한마디로 저주를 퍼 부으며 서로를 나무라고 있는 토(吐) 묻은 개와 똥 묻은 개 사이에서 하나를 골라야 하니 어쩌다 여러분의 처지가 이렇게 궁색하게 됐는지 제가 다 안타깝습니다. 진심입니다.
오래 전, 한나라당 경선 때 던가 그 전이던가 “이00 을 찍느니 문근영 을 찍겠다”는 말이 나온 적이 있습니다. 당시 박근혜 씨에 비해 지명도가 다소 떨어졌던 이00 이 ‘그러면 차라리 문근영을 후보로 내세우지 그러느냐’고 비아냥대자 누군가가 대꾸한 말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이 말은 세상을 착하게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문근영 씨를 모독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말을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이구라 를 찍느니 장영자를 찍겠다.’
여러분들께 위로의 인사를 전합니다.
-----------------------------------------
추신: 혹시 군사독재 이후 세대 중 장영자를 모르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잠깐 이 분을 소개합니다. 전두환 의 처삼촌 이규광의 처제인데 이런 권력과의 인맥을 십분활용하여 1980 년부터 82 년까지 당시 중견 대기업들에게 사채를 주고 실제 대부액수의 평균 10 배가 넘는 어음을 받아 할인해서 6 천 여 억 원을 받아 챙긴 훌륭하신 금융사기꾼입니다. 당시 이 돈의 상당액수가 민정당 창당자금과 전두환 정권의 통치자금으로 흘러 들어 갔는데, 당시 육사 17 기 세력과 전두환 간의 권력투쟁의 희생양이 되어 남편과 함께 장기간 빵 생활을 하신 의리 있는 분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도 이제 본격적으로 멕시코 경제의 전처를 밟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