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insomnia)
Beeho
나의 영혼이
꿈의 세계로 날아가지 못할 적에
몽뚱이는 침대라는 널판지 위에
덩그런히 누워있을 뿐이다.
요즘은 밤에도
낮의 의식에 지배당하곤 한다.
밤에 세워지는 낮의 빛과 광채들
어둠 속 누워있는 방안의 천정에는
또 다른 세계의 신기한 별이 뜬다.
머리맡에 거대한 천체가 돌아가고
들릴 듯 말 듯 한 속삭임 속에
낮에 본 자동차 바퀴에서
강아지가 튕겨져 나온다.
새벽이 오기까지
밤에 꽃피는 짐승의 시간은 지속되어
내 의식을 놓아주지 않는 그는
마침내 나를 점령하고
내 온 몸을 껴안으며
거대한 산처럼 자라난다.
한 점의 자애도 없이
온통 가시뿐인 이 은하의 뾰족한 일침이
내 의식의 촉수(觸手)를 짓누를 때
비로서 나는 저 어두운 고뇌의 세계에
도착한 것이다.
오! 불면(不眠)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하노라.
하얀 침상(寢狀)에 누워 잠들 수 없는 슬픈 이여!
즐감하고 갑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