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바람은 불었다.
세거나 약하거나
벌판에게 있어 바람은 운명 같은 것.
때로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 많다고 하지만
보이는 것조차 벅차다.
오늘은
약한 바람도 힘에 겹다.
갈대가 흔들리는 건 바람 때문이지만
흔들리는 몸은 바람이 아니라 마음 때문.
마음에 있어서 바람도 운명 같은 것.
보이거나 보이지 않거나
불어 온 바람에 휘청거리는 건
늘 나였다.
벌판은 그런 나에게
바람으로 바람을 막는
바람막이가 되어
지탱해 주고 있다.










헤매는 장돌뱅이가 아닐까요?
여느 사물이 지니지 않은 마음이라는 무형의 무게를 안고
약강(弱强)의 바람의 너울을 잘 타고 넘기는
육의 축,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운명같은 바람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바람막이 축을 잘 쌓고 있는
화자의 내면을 바라봅니다.
시를 통하여 단단함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