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공원 억새꽃 / 민들레 영토
291계단을 오른 거리만큼
하늘과 땅이 가까워
가을 천공(天空)이 파랗게 열려있는 길
마디바람 한 올에도
중심이 흔들리는 쓰러짐
결코 어지럼증에 눕지않는다고
가슴속 터져나온 하얀 입김 한 뭉치
울컥울컥 토해내는 포효를
바람이 대신 울어주는 곳
발밑에 묻어둔
인간의 너절한 오물을
삭히고 발효된 세월 건너
꽃길 잡아 하늘길 트며
말발굽으로 달려 오는가
억새꽃 성성한 등성이 위에
흰갈기가 날린다.
나는 아무래도
하늘에 오르기전
쉬었다 가는 공원벤취에서
내 살아온 강물 내려다 보며
먹먹한 귓불에
빈대궁을 타고 오르는
억새꽃 숨소리에
가슴을 베어야 하리.
*어느 가을 상암 하늘공원에서











저는 상암에 있는 공원 이름이 "하늘 공원"이라는 것을 첨 알았습니다. 일산에 살아서 항상 난지도를 지나갔었는데 그 땐 공원이 없었습니다. 일산이란 곳은 고대 유적지로 알고 있는데, 모든 곳을 파헤치고 그곳에 아파트가 대신 들어 섰습니다. 그래도 10년 전만 해도 남아 있는 공터가 좀 있었던 것같은데 서울이나 다름없는 곳이 되었습니다.
그 억새풀 숨소리가 오염을 안은 아픈 소리인지 아니면 가을을 머금은 결실의 소린인지... 어쩐지 전자일 것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군요. 잘 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