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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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사진들은 아무리 예쁘고 화려해도 왠지 맘을 포근하게 채워주지는 못 합니다.
잘 찍었건 못 찍었건 관계없이 눈길이 자꾸 가는 사진들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사람이 들어 간 사진입니다.
여권사진 처럼 딱딱하게 포즈잡고 찍은 사진이 아니라,
그냥 자연스런 모습을 담은 인물 사진들이 바로 그것인데요.
근데 인물사진을 찍을 때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얼굴이, 또는 모습이 촬영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너무 그리웠어 -_- 흑흑
아래 사진 두 개는 지난 주 토요일 로드트립 중,, 밀밭입니다.
메뚜기떼가 엄청나군요.
얼마 전에 여기서도 초상권 문제로 약간의 논쟁이 오가는 것을 지켜보았는데요.
제가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그런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촬영자와 피촬영자 서로간의 예절과 교감의 문제입니다.
다만 법 (초상권)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그것부터 잠깐 짚고 넘어가면,,,,,,
단순히 남의 얼굴 모습이 들어간 사진을 공유했다고 해서 곧바로 초상권 침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초상권 침해는 친고죄이므로 사진게재 행위자체가 자동적으로 불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초상권 문제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사진에 나온 인물 주인공은 아무 경우나 촬영자를 초상권 침해로 고소할 수 있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각종 의식, 행사, 집회와 관련해서 찍어서 공유한 사진은 그 사진 안에 어떤 인물의 모습이 담기거나 부각되었다고 해서 초상권 침해가 성립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의도적인 명예훼손이나 상업적 목적, 또는 모욕을 목적으로 사진을 올린 게 아닌 이상 초상권 침해로 사법당국에 형사처벌을 요구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공연히 남의 얼굴 사진을 허락없이 공유한 경우, 촬영자나 사진이 올라 온 사이트 운영자에게 삭제를 요구할 수는 있습니다.
제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법이 이러니까 겁먹지 말고 마음대로 남의 얼굴 사진 마구 찍으시라, 그래서 사진의 예술적(?) 자기 만족도를 한껏 높이시라, 다만 상업적 이용이나 ‘부당한 범위의 이용(명예훼손 등)’ 만 피하시라 ,,,,,
이런 말이 아니구요.
사람사는 모습이 담긴 모습이 찍고 싶을 때,또는 자연스런 인물 사진을 찍고 싶을 때,,,,
법률적인 계산보다는, 서로간의 예절과 교감이 중요한 거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사람 사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사진에 담으시나요?
“당신이 걸어가는 자연스런 모습을 찍고 싶으니까 카메라 의식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걸어가 주세요. 그리고 저를 초상권 침해로 고소하지 않겠다는 서류에 사인해 주세요”
라고 일일이 붇고 서명받으면서 사진을 찍으시나요?
저는 사진작가도 아니고 사진이 엄청 취미인 사람도 아니어서,
초상권에 대한 존중의식과 촬영자의 표현욕구가 서로 충돌할 때 어떤 식으로 합의된 해답을 발견할 수 있을까,,
이런 주제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서로 충돌하는 두 주제 사이에 어떤 최대공약수가 존재하는 것인지,아니면 두 주제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철학적 해답이 있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초상권과 표현권 두 기본권 사이에 우열관계가 있는 것인지, 아주 머리가 지끈거릴정도로 문제가 복잡한 것도 같습니다.
여기 인물사진을 많이 찍으시는 분들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 많이 생각하셨을테지만 말이죠.
암튼,,,,,,
저는 이런 복잡한 문제는 잘 모르겠고,,,,
다만 이런 심플한 해답 하나를 얻기는 했습니다.
사람사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몰카 아니면 연출사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이 서로의 의사를 인지한 상태에서 미소와 눈빛을 마주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이 방법이야말로
사진촬영에 대한 상대의 비적대적 의사를 확인하면서,
동시에 ‘자연스런 사람의 모습’을 영상 속에 빌려 담을 수 있는 차선의 방법같아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논쟁 중 입니다)
몰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미소와 눈빛’ 이 교환된 경우라고 할 수 도 없습니다. 비는 내리는데 웬 예불을 그리도 오래 드리는지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없었구요. 결단이 필요한 경우입니다.
싸르니아님은 저 분이 자기가 촬영되고 있다는 걸 인지했다고 믿나요?
네, 분명히 인지했다고 믿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의하지 않았다는 건 어떤 의사표시라고 생각하나요?
촬영에 대한 소극적 묵인내지는 우호적 의사표시라고 생각합니다.
방콕 입니다.
미소가 교환되지는 않았지만 눈빛이 서로 불꽃을 튀길 정도로 교환된 경우입니다.
사진찍는다고 항의를 했다거나 모델료를 내라고 귀찮게 한 적도 없습니다.
포이펫 국경입니다. 바로 제가 저 분들을 촬영한 이 지점부터가 캄보디아입니다.
왜 한 분을 모자이크 처리했을까요?
네, 한 분하고만 눈빛과 미소를 교환했기 때문입니다. 옆에 있는 분과 제가 미소와 눈빛을 교환했는지 저는 기억이 없습니다. 그래서 얼굴을 가렸습니다. 잘했죠?
역시 동포는 서로 알아보는 걸까요? 저는 이 분이 이민 온지 얼마 안 된 한국인이라는 걸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알았느냐고는 묻지 마세요. 그냥 알아집니다.
캘거리입니다.
이 사진에 나온 분 캘거리 동포분같은데, 혹시 이 사진 삭제를 원하시면 댓글로 알려주시거나 sarnia@hanmail.net 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2012 년 7 월 스템피드 기간 중 다운타운 8th Ave. 에서 거리촬영 중 우연히 제 앵글 안으로 들어오셨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싸구려 디카로 찍은 사진이지만 연출된 사진이 아닌 자연스런 미소를 담을 수 있어서 아주 기분이 좋아졌던 사진입니다.
포즈를 잡아 준,, 훨씬 아름답게 나온 사진도 있지만 이 사진을 더 좋아합니다.
치앙마이 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뭘 찍으려는데 사람이 나타나면 속으로 "이런 염X할" 하고 카메라를 내리곤 했는데,
바로 저 사진이 '사람 in 사진' 에 대한 제 인식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싸르니아가 가끔 찍는 엉터리 사진에 사람이 들어가기 시작한 때가 아마도 저 때부터 일 겁니다.











초상권의 문제는 참 조심스러운 것같습니다. 대중이 모여있는 공공장소에서 내가 찍고 찍히는 것은 어쩔 수 없겠죠. 그래서 어떤사람은 카메라 보면 이크 물러나구요.
저는 1-2년전 가을 캘거리의 보네스공원에서 8순이신 서양인 노부부가 행복하게 벤치에 앉아계신 것을 보고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뭐랄까, 인생의 마지막에도 이렇게 밝고 인자한 빛깔을 가진 황혼이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 그런 노부부였습니다. 그래서 그분들께 다가가서 사진을 찍어도 되겠느냐고 여쭙고 허락을 받았습니다. 이런저런 말을 하다가 그분이 캘거리대학에서 지질학을 가르치다가 은퇴하신 분이었고, 저는 종교를 공부한다고 했더니 자신은 무신론자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무신론자시라고 말씀을 드린 기억이 납니다. 캘거리의 가을을 공원벤치에서 보내시는 마지막 여정이 저한테 깊은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그런데 그분들께 웹싸이트에 사진을 올려도 되냐고 여쭙지 못해 아직까지 올리지 못했습니다. 한 5년쯤 지나면 될법도 할 것같은데요.
지난 주 친구 한 사람과 함께 밴프의 부어고 호수Bourgeau Lake를 다녀왔습니다. 산위까지 왕복 20km 쯤 되는 아름다운 곳이죠. 같이 산행을 하면서 \"짦은 인생\"이라는 말로 대화를 나눴습니다. 옛날에는 그저 지나가는 소리로만 들렸는데, 언제가 잠못이루는 밤이 많은 사람의 글이 새삼스럽게 다가옵니다. 인생은 짧아서 조급함도 있고, 불안도 있고, 또 아쉬움도 있습니다. 그 시간의 흐름을 스틸사진 한 컷으로 내 마음의 원형으로 삼아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흑, 쓰다보니 주저리 주저리... 잘 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