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간 시간들은
가끔씩 막차의 바닥에 쌓이기도 한다.
버팔로를 먹으며 살았던 원주민의 후손들이
비프저키를 먹고 시간을 토한다.
썰렁한 막차의 귀퉁이는 그러기엔 안성맞춤!
알버타 너른 평원인양 대자로 뻗어 버팔로 울음 소리를 낸다.
아버지의 할아버지쯤 되는 누군가의 이름이 크로우풋일꺼야.
아니면 그 부족의 이름이거나......
이젠 C-Train 종점의 이름이 되어버린 크로우풋이 서너 번 방송에 나올 때까지
버팔로 울음 소리는 그치지 않고,
잊어버린 물건 없이 안녕히 가시라는 버터발린 목소리를 들으며
버팔로를 흔든다.
크로풋이래
여기가 크로풋이래
네 부족 아니 니 할아버지 이름이 불려졌잖아
일어나야지
일어나 창을 들고 버팔로를 잡아야지
깨란 말야!
흘려진 침 자국과 흘려버린 세월이 뒤범벅된 얼굴 위에
맥없는 웃음이 어리버리 남아 있는데
Bye
지금 버팔로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크로풋 역으로 탈출한다
흘려진 시간들이 드문드문 퍼져있는
옛날 그 누군가의 이름이었던 크로우풋 플랫폼 위에
탈출에 성공한 황인종 하나
백인 하나 따라잡으며 빠르게 집으로 달려 가고 있다
마치 버팔로처럼......











여기서 약간 혼돈은 "알버타 너른 평원인양"이라는 말인데, 이 말이 시의 후반에 나왔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원주민들엔 영토에 지도그리기 개념이 없었고, 알버타라는 경계선도 없었을테니까요. 크로우풋과 스토니와의 연결은 어떻게 되는가요? 캘거리 서부에서 얌누스카 그리고 캐나나스키스까지 모두 그들의 광활한 자연이었으니까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