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 비 내리다
가을도 겨울도 아닌 바람 끝
짧은 햇살이 저녁의 그림자를 물고 간
비장한 날의 풍경이 어지럽다
떨어져 둥굴던 가랑잎 신발 끄는 소리가
발 뒤꿈치를 치키며
저마다 내장 깊숙이 쌓인 천둥소리
우렁우렁 토해내다
가을 들풀 만장의 잎들이 흔들리며
한 방향의 네비게이트 출구가 없다
광장의 비들기 날개는
경계없이 죽지를 펴고 접어
평화를 물어 나르는 데
가던 길 막힌 겹겹의 차벽
면벽의 아득한 어둠이 내리고
촛불. 촛불들
붉은 낙엽 색의 촉수의 광도는
춤과 흔들림의 자세만으로
낭만의 문화를 덥힐 뿐
아득 아득한 어둠 앞에서 눈물만 흘리네,
아, 비 내리다
길 내던 단풍잎 빨간 손등 위로
몸피 작은 어깨위로
폭우 쏟아지는 마른 하늘 아래
처연히 널부러져 누운 황토 묻은 신발,
사람들은 직사의 물대포를 맞고
혼이 나갔다고 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