早春에
하루를 접고
망각의 계절로 물러서는
날짜들은
의미없는 연륜의 숫자로만 쌓이고
나는
아직 닫힌 창가에서
둥글게 떠오르는 환각의 해를 기다림일까.
채 녹지않은 잔설 밑
뿌리처럼 눌러앉은 기다림의 깊이는
발밑 가까이 물 올리는 소리
오늘
우수 지난 순한 바람
눈덮힌 들판을 건너며
한 뭉턱씩 베어먹는 소리에
단단히 여민 가슴속 연민도
푸른 물내음에 귀를 세운다
투명한 하늘속
휘젓는 새들의 날개
겨울옷 깃털터는 비상
접었던 내 그리움도 날개를 다는
봄 아침
아직 확실히 눈 뜬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아무것도 없는데…
하지만, 봄보다 더 짙은 그리움은
가득합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강하세요
시인님,